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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CL 4강] 뮌헨 중원의 부조화, 그리고 이니에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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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람. 사진=챔피언스리그 홈페이지

예상 외의 완패였다. 바이에른 뮌헨이 7일(한국시간) 캄 노우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FC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부상선수가 많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충격적인 완패가 아닐 수 없다. 3골이나 실점한 수비진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보다도 제대로 된 득점기회조차 만들지 못한 공격력이 더욱 문제였다. 그리고 그 핵심은 잘못된 중원조합에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날 4-2-3-1의 형태로 선발 라인업을 꾸리면서 중원조합으로 람-알론소-슈바인슈타이거를 택했다. 세 선수 모두 수비력과 패싱력이 탁월하고 경기를 읽는 눈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있는 ‘월드 클래스’였다. 그러나 이 조합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중원을 구성한 세 명의 선수가 모두 비슷한 유형이었다는 점이다.

람, 알론소 그리고 슈바인슈타이거는 기본적으로 드리블을 통해 상대 중원을 흔드는 유형이 아니다. 수비력과 빌드업 능력을 능히 갖춘 선수를 모두 투입함으로써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하겠다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생각은 이해가 되지만 바르샤 상대로는 소용이 없었다. 바르샤는 철저히 중원에서 지역방어를 서면서 직접적으로 볼을 빼앗기 보다는 레반도프스키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수비에 나섰다. 아무리 패싱력이 좋은 뮌헨의 중원이지만 철저히 지역방어를 펼치는 상대를 상대로는 자신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기 어려웠다.

그로 인해 결국 볼은 측면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지만 로벤과 리베리가 없는 뮌헨의 측면은 빈약했다. 양쪽 측면자원으로 배치된 티아고 알칸타라와 토마스 뮐러는 전형적인 윙어가 아니다. 티아고는 본래 전형적인 중앙 미드필더 자원이고 뮐러의 경우 윙을 소화하지만 사실상 세컨드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역할을 소화한다. 바르샤가 중원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에서 뮐러가 윙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뚫는 데에는 무리가 따랐다.

게다가 이날 바르샤의 양 쪽 풀백들이 엄청난 수비 능력을 보여주면서 뮌헨의 전술적 오류는 더욱 크게 부각됐다. 차라리 마리오 괴체를 선발출전 혹은 조금 더 이른 타이밍에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시켰다면 경기양상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반면 바르샤는 이니에스타가 있었다. 바르샤의 선수답게 패싱력은 이루 말할 것도 없고 한 때 윙 포워드를 겸할 정도로 드리블 돌파 또한 훌륭하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이니에스타는 지체 없이 상대 진영으로 드리블 돌파를 이어갔고 뮌헨의 수비들을 이리저리 잘 피해다녔다.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템포 조절과 방향조절 능력을 발휘하며 상대 진영을 파고들었고 이는 곧 MSN라인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중원조합만이 무득점의 원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뮌헨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로벤과 리베리가 모두 빠지는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의 여파가 컸다. 그러나 그 어떤 핑계도 패배를 변호해주지는 않는다. 결국 뮌헨은 패했고 로벤과 리베리가 없는 입장에서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을 내보낸 과르디올라 감독의 판단은 착오였다. 바르샤 상대로 3골 뒤진 상태에서 2차전을 펼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한 번 실패를 맛본 과르디올라 감독이 2차전 때는 어떤 중원으로 바르샤를 상대할지에 뮌헨의 결승행 운명이 달려 있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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