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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현철의 링딩동] 메이웨더-파퀴아오 기념, 복싱 ‘세기의 대결’ 10선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매니 파퀴아오의 대결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 세기의 대결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에서 뜨겁다 못해 펄펄 끓고 있다. 앞으로 이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경기가 과연 다시 벌어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해왔다. 과거에도 이토록 이슈가 되는 복싱경기가 있었느냐고. 물론이다. 심지어 지금처럼 PPV 시스템이었다면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천문학적인 흥행을 넘어설 수 있는 경기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리고 복싱이 존재하는 한 복싱팬들을 흥분시킬 빅매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과거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던 ‘세기의 대결’을 10개만 간추려 소개한다.

1. 조 프레이저 vs 무하마드 알리 1차전
*1971년 3월 8일, 세계 헤비급 타이틀매치: 프레이저 15회판정승
세계를 평정하고 헤비급 타이틀 9차 방어 후 징집 거부 등으로 3년반 동안 링을 떠났던 알리가 복귀한 경기. 알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챔피언이 된 조 프레이저에게 도전하는 경기였다. 알리는 1960년 로마올림픽, 프레이저는 1964년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두 선수 모두 무패였다. 알리는 31승(25KO), 프레이저는 26승(23KO).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모은 이 경기에서 프레이저가 알리를 15회 판정으로 꺾고 방어에 성공하며 세기의 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후 2, 3차전에서는 알리가 모두 승리했다.

2. 조 프레이저 vs 조지 포먼 1차전
*1973년 1월 22일, 세계 헤비급 타이틀매치: 포먼 2회TKO승
알리와 프레이저의 뒤를 이어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괴물 조지 포먼이 프레이저에게 도전한 경기. 포먼은 37전 37승(34KO)을 기록 중인 강타자로 29전 29승(25KO)의 프레이저와의 대결 역시 엄청난 빅매치로 기대를 모았다. 당대 세계 최고의 철권을 가리는 이 경기에서 조지 포먼은 프레이저를 5번이나 쓰러트리며 압도적인 2회TKO승으로 세계타이틀 획득했다. 3년 뒤 2차전에서도 포먼이 5회TKO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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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샤샤의 기적’을 연출한 알리(오른쪽)가 포먼의 안면을 강타하고 있다. 사진 출처=www.casafree.com


3. 무하마드 알리 vs 조지 포먼
*1974년 10월 30일, 세계 헤비급 타이틀매치: 알리 8회KO승
일명 '킨샤샤의 기적'이라고 불린 이 경기는 무하마드 알리를 독보적인 레전드로 각인시킨 경기였다. 프레이저에게 타이틀을 획득하고 두 번의 방어전을 모두 초반 KO로 끝낸 조지 포먼. 그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폭발력을 알리가 이겨내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알리는 로프에 기댄 채 상대의 일방적인 공격을 유도하며 일명 ‘로프 어 도프’ 전법으로 포먼의 힘을 뺀 뒤 8라운드에 라이트 원 펀치로 포먼을 녹아웃시켰다. 알리는 9년 만에 헤비급 챔피언으로 복귀했다.

4. 슈거 레이 레너드 vs 토마스 헌즈 1차전
*1981년 9월 16일, WBA WBC 웰터급 통합타이틀매치: 레너드 14회TKO승
'천재복서' 레너드는 WBC 챔피언이었고, 장신의 하드 히터 토마스 헌즈는 32전승(30KO)의 WBA 챔피언으로 명실상부한 통합타이틀매치가 펼쳐졌다. 당시에는 세계기구가 WBA와 WBC, 2개밖에 없었다. 프로복싱의 최고 흥행무대가 헤비급에서 다른 체급으로 옮겨오는 계기가 된 역사적인 경기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승부로 경기 내용 또한 대단했으며 그때 이미 대전료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1989년 WBC WBO 슈퍼미들급 통합전으로 벌어진 2차전에서는 12회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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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너드 vs 헌즈 1차전의 포스터. 사진 출처=www.casafree.com


5. 마빈 해글러 vs 토마스 헌즈
*1985년 4월 15일, WBA WBC IBF 미들급 타이틀매치: 해글러 3회KO승
1980년대를 수놓은 막강한 ‘패뷸러스 포’의 전쟁은 언제나 세계 최고의 이슈였다. 레너드에게 패한 후 슈퍼웰터급 챔피언이 된 토마스 헌즈가 미들급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세계 복싱계는 들끓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미들급 올 타임 '넘버 3'에 꼽히는 통합챔피언 마빈 해글러와 헌즈의 대결은 지금의 메이웨더와 파퀴아오 대결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더욱이 해글러를 고전시켰던 두란을 단 2라운드에 분쇄해버린 헌즈의 파괴력이 미들급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분석도 많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해글러가 3라운드에서 헌즈를 무너뜨리며 해글러의 주가는 엄청나게 치솟았다. 1983년에 IBF가 생기면서 해글러를 IBF 챔피언으로 자동 인정함에 따라 해글러는 3대 기구 통합챔피언이었다. WBO는 1988년 창설.

6. 마빈 해글러 vs 슈거 레이 레너드
*1987년 4월 6일, WBC 미들급 타이틀매치: 레너드 12회판정승
1982년 2월 브루스 핀치를 3회TKO로 꺾고 은퇴했던 레너드는 1984년 5월 복귀전에서 케빈 하워드에게 한 차례 다운을 당한 뒤 9회TKO승을 거두고 다시 은퇴해버렸다. 이후 해글러와 헌즈, 두란의 서바이벌에서 해글러가 최강임을 입증했고 그를 위협할 도전자가 보이지 않자 레너드는 돌연 링으로 컴백했다. 3년의 공백을 뒤로하고 당대 미들급 최고의 복서에게 도전한 레너드는 이 경기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머쥐고 세계 복싱계의 지존으로 돌아온다. 비록 판정에 대한 논란은 있었지만 3체급을 제패한 레너드는 이 경기로 인해 레전드의 반열에 올라섰다.

7. 퍼넬 휘태커 vs 훌리오 세자르 차베스
*1993년 9월 10일, WBC 웰터급 타이틀매치: 12회무승부
당시 87연승(73KO)을 기록하고 있던 '1990년대의 복싱 아이콘' 훌리오 세자르 차베스가 4체급째인 웰터급에 도전했다.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퍼넬 휘태커는 라이트급과 주니어웰터급에 이어 웰터급까지 3체급을 석권한 뒤 첫 방어전이었다. 당시 희대의 테크니션으로 환호와 야유를 한 몸에 받은 휘태커는 전설적인 연승을 이어온 차베스에게 언더독으로 평가되었지만 무승부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다. 내용은 사실상 차베스가 진 경기라는 시각이 많았으며 차베스의 4체급 도전도 물거품이 되었다.

8. 마이크 타이슨 vs 이밴더 홀리필드 1차전
*1996년 11월 9일, WBA 헤비급 타이틀매치: 홀리필드 11회TKO승
당초 1990년에 대결이 추진되었으나 타이슨이 제임스 더글러스에게 이변의 KO패를 당한 뒤 감옥에 가게 되어 둘의 대결은 무산됐다. 홀리필드는 더글러스를 3회에서 KO시키고 헤비급 챔피언이 되었다. 복역 후 1995년 8월 링으로 복귀한 타이슨은 1996년 3월 프랭크 브루노를 누르고 WBC 챔피언으로 복귀한 뒤 브루스 셀던을 109초 만에 무너뜨리고 WBA까지 접수했다. 그 사이 홀리필드는 두 차례 챔피언이 되었다가 타이틀을 빼앗기고 타이슨에게 도전하게 되는데 최초 대결설이 나돌다 6년이 지나 조우하는 상황은 지금의 메이웨더, 파퀴아오와 비슷했다. 홀리필드는 완벽한 작전으로 타이슨을 11회에 격침시켰고 알리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헤비급 타이틀을 세 번째 차지하는 복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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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 vs 홀리필드 1차전의 포스터. 사진 출처=www.casafree.com


9. 레녹스 루이스 vs 마이크 타이슨
*2002년 6월 8일, WBC IBF 헤비급 타이틀매치: 루이스 8회KO승
홀리필드에 이어 세 번째로 세 번째 헤비급 챔피언이 된 루이스에게 타이슨이 마지막 세계도전을 치른 경기다. 이미 한계를 노출한 타이슨이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타이슨이라는 이름값 때문에 흥행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예상대로 경기는 일방적으로 루이스가 지배했고 8라운드에서 타이슨은 루이스의 전매특허인 라이트스트레이트에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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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을 일방적으로 공략하는 레녹스 루이스(오른쪽). 사진 출처=www.casafree.com


10. 오스카 델 라 호야 vs 플로이드 메이웨더
*2007년 5월 5일, WBC 슈퍼웰터급 타이틀매치: 메이웨더 12회판정승
세계 프로복싱 흥행의 키가 호야에서 메이웨더로 넘어가는 계기가 된 신구 대결로 이 역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결이다. 4체급을 제패한 메이웨더가 6체급 챔피언 호야를 상대로 5체급 석권에 도전해서 아슬아슬한 판정으로 승리했다. 이 때 판매된 247만뷰가 PPV 최다 판매 기록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었는데, 이번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대결은 이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황현철 헤럴드스포츠 복싱전문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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