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9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드라마같은 승리를 만들어낸 한화 김경언.
한화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3연전 이튿날 경기에서 9회말 김경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7-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승부였다. 당초 한화 김성근 감독과 SK 투수 김광현의 첫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지만, 정작 주인공은 김광현이 아니었다.
김광현은 6회까지 피안타 3개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SK 타선이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한화 배영수를 상대로 3점을 뽑아낸 직후인 7회말, 결국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권용관과 대타 김태완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한 뒤 1번타자 이용규의 기습번트가 내야안타로 이어지며 무사만루의 위기를 맞은 것. 5-2로 뒤진 상황에서 이용규의 빠른 발과 한화 더그아웃의 작전이 빚어낸 마약야구의 서막이었다.
김광현은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고, 바뀐 투수 문광은의 와일드피치와 최진행의 적시타로 한화는 5-4, 한점차까지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
그래도 거기까진가 싶었다. 7회부터 배영수의 뒤를 이어 등판한 이동걸이 괜찮은 투구를 선보였지만 9회초 정상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더 내준 한화다. 반면 SK는 8회부터 정우람-윤길현의 필승조를 가동했다. 올시즌 단 한번도 탈이 난 적 없는 뒷문이었기에, 역전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했던 게 한화의 마약야구였다. 집요한 한화 타선이 이를 증명해냈다. 9회말 주현상의 안타와 이성열의 몸에 맞는 볼로 기어코 2사 1,2루찬스를 만들어낸 한화는 최진행이 중견수앞 안타를 터뜨리며 6-5 스코어를 만들었다. 시즌 두 번째 매진행렬로 이글스파크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열광하기 시작했다.
후속타자로 등장한 4번 김태균은 2루 강습타구로 2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9회말 2사 만루, 드라마의 조건은 모두 갖춰졌고, 타석에 김경언이 들어섰다. 이날 안타가 없었던 김경언은 윤길현의 4구를 통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결승타를 터뜨렸다. SK 우익수 앤드류 브라운이 있는 힘껏 홈을 향해 공을 뿌렸지만, 2루주자 최진행의 발이 더 빨랐다. 7-6 역전승. 올시즌 한화야구만의 재미를 증명한 한판이었다.
SK로서는 올시즌 단 한번도 블론세이브가 없었던 클로저 윤길현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패배였다. 시즌 첫패를 떠안은 윤길현은 1.08이었던 평균자책점도 3.86까지 치솟았다.
한편 한화 배영수는 이틀 만의 등판에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6회말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자 김성근 감독은 7회초 김기현, 정대훈에 이어 배영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박정진-권혁 조를 투입할 수도 있었기에 일종의 승부수로 보였다.
하지만 배영수의 투구내용은 처참했다. 6번타자 정상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배영수는 후속타자 박재상에게 안타, 박진만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임훈의 중견수 플라이가 배영수가 이날 잡아낸 유일한 아웃카운트였는데, 이마저도 득점으로 이어졌다.
곧바로 후속타자 이명기에게 안타를 허용, 한점을 더 헌납한 배영수는 김성현에게 볼넷까지 허용한 뒤 허무하게 강판됐다. 29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2피안타 볼넷 두 개 몸에 맞는 공 하나로 2실점, 그사이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였다.
‘어쨌든 이긴다.’ 올시즌 그야말로 쫄깃쫄깃한 한화야구를 설명하는 말이 될 수 있겠다. 이날 승리로 11승 10패, 어느새 5할 승률을 넘긴 한화다. 과연 마약같은 한화야구는 SK와의 3연전을 스윕하고 본격적으로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3연전 마지막 경기는 2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nahyein8]
■ 25일 경기 결과
한화 이글스(11승 10패) 7-6 SK 와이번스(12승 9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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