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에서 29년간 몸담았다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로 팀을 옮긴 장종훈 타격 코치가 떠나간 부산 갈매기들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장종훈 코치는 야구문화잡지 ‘더그아웃 매거진’과의 인터뷰 및 화보촬영에서 “팬들이 제일 중요하다. 팬들이 즐겨 찾는 야구를 우리 선수들이 해줬으면 한다. 팀을 옮겼으니까 더욱 간절한 마음도 있다. 롯데 선수들 아프지 않고 호쾌한 야구를 할 테니 부산 팬들이 다시 야구장에 오셨으면 좋겠다.”며 팬들에게 많은 기대를 부탁했다.

그는 KBO 리그 육성선수 신화의 첫 번째 주인공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에 지명 받지 못해 빙그레 이글스에서 연습생 신분으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머지않아 그는 KBO 리그 최고의 홈런타자가 되었다. “그때 선배들을 잘 만났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니까 형들이 예쁨을 많이 주셨고, 격려의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됐다. 자꾸 듣다 보니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하며 지금 이 자리에 올 거라는 예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장종훈은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가 남긴 기록은 셀 수 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3년 연속 홈런왕, 프로야구 사상 첫 100타점-100득점, 골든글러브 5회 수상 중 가장 기분 좋았던 기록을 선택했다. “그래도 홈런왕이 가장 기뻤다. 사람들이 많이 알아주지 않나.(웃음)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칠 줄 몰랐다. 그런 내 자신이 대견하다고 표현하고 싶다.”며 흐뭇한 속내를 드러냈다.

육성선수로 시작했지만 그는 20년 간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2005년,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은퇴 선언한다. “뭐니 뭐니 해도 팀이 우승했을 때가 제일 기분 좋았다. 잊을 수 없는 경기는 데뷔전이었다.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 연장 10회 말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타점을 올렸다. 다음날 일간스포츠 1면에 대서특필된 기사를 아직도 고이 간직하고 있다. 그때는 어마어마한 일이었다.”고 현역 시절 가장 빛났던 순간을 꼽았다.

장종훈은 자신을 타격 천재가 아닌 노력형 선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재인 사람들을 보면 선수들의 부진을 이해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너는 왜 이런 걸 못하니?’라는 말을 코치로서 가장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말하면 선수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기 때문에 늘 말조심해야 한다. 가장 싫어하는 말이고, 그런 사람은 코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지도 철학을 소신 있게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의 타격코치로 생활한 지 어느덧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김민하, 하준호, 김대우 선수가 기대된다. 아직 미완의 대기인데 조금 분위기만 잘 탄다면 상상 그 이상의 잠재력이 나올 것 같다.”며 롯데의 숨은 기대주를 뽑았다.

이외에도 레전드 장종훈, 그가 스스로 쓰는 편지 등 롯데 자이언츠 타격 코치 장종훈의 농도 짙은 야구 이야기는 오는 25일 발행되는 더그아웃매거진 49호(5월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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