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조금씩 박동하는 '롯데의 심장' 손아섭
이미지중앙

롯데 손아섭이 홈런을 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멈춰있던 심장에 응급처치가 가해진 걸까?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의 9이닝 완투를 발판삼아 5-3 승리를 거뒀다. 마운드에서 린드블럼의 역투가 빛났다면 타석에서는 손아섭이 힘을 냈다.

최근 손아섭은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손아섭이 멀티히트를 기록한 건 지난 9일 삼성 전이 마지막이다. 무려 12경기 째 무안타 혹은 1안타에 그치고 있다. 올 시즌 손아섭은 21경기 중 7경기(3경기 당 한 번)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지난 시즌 122경기 중 21경기 무안타(5.81경기 당 한 번)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악화됐다.

같은 기간 손아섭의 타율은 0.182로 저조하다. 볼넷 8개 얻는 동안 삼진은 11번 당했다. 지난해 커리어 최초로 삼진보다 볼넷이 많은 시즌(80볼넷 78삼진)을 보내며 '눈야구'에 눈을 뜬 것처럼 보였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아섭 자이언츠'라는 별명처럼 지난해 손아섭이 롯데에서 소화한 역할은 막중했다. 손아섭은 지난해 7월 말 옆구리 통증으로 잠시 2군에 내려갔다. 우천순연과 휴식일 등이 겹쳐 단 여섯 경기에 결장했지만 이때 롯데 타선은 동력을 잃은 듯 표류했다. 손아섭이 없던 6경기 롯데 타선은 팀 타율 0.257, 평균 4.33득점을 기록했다. 손아섭이 뛰었던 122경기 팀 타율 0.293, 평균 5.66득점에 비해 확연히 떨어졌다. 그만큼 손아섭은 롯데 야수진의 핵심이었고 그래서 그의 부진이 갖는 의미는 더욱 컸다.

하지만 손아섭은 24일 경기에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의 7구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115m 홈런을 기록했다. 마지막 멀티히트를 기록했던 9일 삼성 전에서 때려낸 시즌 첫 대포 이후 보름 만이었다. 그의 홈런에는 풀카운트까지 가는 특유의 근성이 한몫했다. 이후 2회 1사 만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그는 타석에서 피가로의 초구를 받아쳐 좌익수 뜬공을 만들어냈다. 3루주자 김문호가 홈을 밟기에 충분한 타구였다. 24일 경기에서 그가 기록한 3타점은 8경기 째 타점이 없어 생긴 고민을 씻어내기 충분했다.

롯데 팬들 사이에 "손아섭은 2안타 쳐도 욕을 먹을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손아섭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를 여실히 드러내는 말이다. 본인도 이에 대한 마음고생이 심하다. 손아섭은 경기 후 응원단상에서 가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그동안 너무 나쁜 모습만 보였다. 앞으로 좋은 모습 보일 일만 남은 것 같다"며 "어제 경기 끝나고 팬들이 울고 있는 것을 봤다. 많은 것을 느꼈으니 앞으로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자타공인 '롯데의 심장' 손아섭은 전문가들이 2015 시즌 롯데를 예상하는 데 있어 상수였다. 많은 변수들이 긍정적인 반면 굳건해보였던 상수가 흔들리자 충격은 더욱 컸다. '재벌과 연예인 걱정'만큼 쓸 데 없다던 손아섭 걱정이 계속된다면 롯데의 시즌 계획은 전부 어그러진다. 이제 손아섭은 일시적으로 부진한 폼을 넘어 꾸준한 클래스를 증명해야 한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