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22 미래에셋)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두번의 미러클 샷으로 박인비(27 KB금융그룹)를 누르고 우승했다.

김세영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인근 코 올리나 골프클럽(파72/638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에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잃었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박인비와 동타를 이룬 김세영은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승부에서 두번째 샷이 이글로 연결되며 승부를 끝냈다.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LPGA 첫 승을 거둔 김세영은 이로써 올시즌 가장 먼저 다승자가 되며 우승상금 27만 달러(약 2억 9000만원)를 차지했다. 김세영은 시즌상금 69만 9735달러로 이 대회에 불참한 리디아 고(60만 8810달러)를 제치고 상금랭킹 1위로 뛰어 올랐다. 또한 신인왕 포인트 150점을 획득해 총점 636점으로 여유있게 1위를 달렸다.

김세영의 우승은 극적이었다.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인 18번홀에서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티샷했으나 볼은 뒷바람을 타고 워터 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경쟁자 박인비도 위험했으나 러프에 걸려 볼이 살아 있었다. 1벌타 후 드롭한 김세영은 세번째 샷을 핀 7m 지점 프린지 구역으로 보냈다. 그러나 상황은 비관적이었다. 박인비의 20m 거리의 버디 퍼트는 홀 바로 앞에 멈췄다.


박인비는 챔피언 퍼트를 하려는 듯 한 뼘 거리의 파 퍼트를 하지 않고 볼 뒤에 마크를 했다. 박인비 뿐 아니라 18번홀 그린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이 당연한 행동으로 여겼다. 하지만 김세영은 물러나지 않았다. 깃대를 뺀 후 칩샷으로 '홀-인'을 노렸고 볼은 그린 위에서 몇 차례 튄 뒤 기적적으로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첫번째 미러클 샷이었다. 김세영은 우승 확정후 가진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반드시 집어 넣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극적으로 파를 잡은 김세영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뒤 연장 첫 홀에서 두번째 미러클 샷을 날렸다. 4번 아이언 티샷으로 볼을 페어웨이로 보낸 김세영은 뒷바람이 부는 가운데 154야드를 남겨 두고 8번 아이언으로 친 두번째 샷이 그린에 한번 바운스 된 뒤 홀에 꽂혀 버렸다. 행운의 이글로 경기를 끝낸 김세영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 모르겠다. 믿을 수 없는 샷이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연장전이 서든 데스로 치러졌기에 박인비의 두번째 샷이 그린 에지에 떨어진 순간 경기는 끝났다.

또 다른 경쟁자인 김인경(27 한화)은 16번홀까지 김세영, 박인비와 공동선두를 달렸으나 17번홀(파4)에서 쓰리 퍼트로 보기를 범해 우승경쟁에서 탈락했다. 최종 합계 9언더파로 단독 3위. 김효주(20 롯데)는 종아리에 쥐가 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7언더파로 최운정(25 볼빅)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톱5'에 든 5명이 모두 한국선수였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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