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골프와 성(性)] 골프공에 맞은 이후 정액에 피가?
A씨는 얼마 전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액에 붉은 피가 섞여 있었던 것이다. 사실 얼마 전 필드에서 라운딩을 하던 도중에 A씨는 창피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일을 겪었었다. 일행을 무시하고 앞으로 전진하다가 날아오는 골프 공에 고환을 맞은 것이다. 처음에는 걱정하던 친구들도 고환에 공을 맞았다고 하자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농담을 하는 것 아닌가? 아무튼 약간 붓기는 해도 괜찮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정액에 피가 나오자 A씨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사실 꼭 고환에 충격을 받지 않아도, 아무 일도 없었는데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를 혈정액증이라 부르는데,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사람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비뇨기과를 찾곤 한다. 새빨간 피가 섞여 있는 경우도 있지만, 피가 굳어서 커피색의 응고된 덩어리가 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

이미지중앙

바라만 봐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 남성이라면 다 알고있을 것이다.

혈정액증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환에 충격을 받아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40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는 전립선염, 고환염, 요도염 등의 염증성 질환이 많다. 아니면 요도 입구에 성기 사마귀인 곤지름이 생긴 경우도 있다.

40세 이상의 중년층에서는 요로계 암의 가능성도 꼭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정액이 지나가는 통로인 전립선에 암이 있을지 모르므로 전립선 피검사와 초음파 등으로 확인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전립선 비대로 인한 혈정액증도 가능하다.

따라서 혈정액증이 있을 때에는 전립선, 고환, 부고환, 정낭 등 정액의 생성과 배출에 관여하는 기관에 대한 신중한 검사가 필요하다. 균배양 검사, 초음파, 요도 및 방광 내시경, 전립선암 검사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런 검사에도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이처럼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혈정액증을 특발성이라고 부른다.

치료는 대개는 혈정액증의 원인에 맞춰 치료하면 된다. 만일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경과 관찰을 하거나 경험적 항생제를 사용해 보기도 한다.

많은 남성들이 정액 속의 피를 보는 순간 공포심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러나 혈정액증은 비교적 흔한 현상이며 대개는 적절한 치료 혹은 경과 관찰로 호전된다. 따라서 너무 걱정하지 말고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준석(비뇨기과 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리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