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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차전 간다! 우리가 놓쳐 온 ‘전자랜드다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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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3점슛 5개를 합작하며 팀 승리를 이끈 전자랜드의 정영삼-정효근(왼쪽) 듀오가 경기 도중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동부-전자랜드 간 4강PO 4차전 경기 종료 3분25초전, 테렌스 레더(전자랜드)가 동부 리차드슨을 상대로 득점인정반칙을 얻어냈다. 스코어는 68-52, 16점차 리드의 주인공은 홈팀 전자랜드였고, 동부 김영만 감독은 씁쓸한 표정으로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그 순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는 한 장의 대형 현수막이 관중석 일부를 뒤덮었다.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속 현수막에 쓰인 글귀가 인상적이었다.

‘전자랜드 답게! 끝까지 간다!’

전자랜드가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프로농구 4강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동부를 79-58로 제압했다. 4강PO 시리즈 전적 2승2패, LG-모비스전과 마찬가지로 챔프전 티켓의 주인은 끝내 5차전에서 정해지게 됐다. 전자랜드에게 이날 승리는 무려 1450일만의 4강 플레이오프 홈 승리였다.

무려 21점차 대승이었다. 전자랜드의 외곽포는 이날도 무서웠다. 정영삼-정병국-김지완이 5개를 합작했고 돌아가며 한 명씩 나오는 이날의 ‘미친 선수’는 정효근이었다. 3점슛 3개 포함 17득점을 쓸어담으며 PO최다득점기록을 썼다. 게다가 4쿼터 이현호의 한 방은 동부의 원주행을 결정짓는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결코 ‘양궁농구’가 승인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보다 더 높은 곳에 ‘전자랜드다운’ 농구, 많이 뛰는 농구가 있었다. 전자랜드는 이날 KBL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동부를 상대로 제공권 싸움에서 승리했다. 리바운드 개수 39-31, 공격 리바운드 역시 세 개를 더 잡았다(13-10). 1쿼터 사이먼의 어깨 부상이라는 운도 따랐지만, 결국 포웰-레더-이현호의 우악스런 움직임에 정효근-차바위, 앞선 가드들까지 모든 선수가 리바운드에 참여하는 적극성이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전자랜드의 득점 과정에는 24개의 어시스트가 뒤따랐다. 그만큼 선수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볼을 돌렸다. 추상적인 ‘조직력’의 의미를 발로 뛰며 구현해낸 전자랜드다. 동부는 공격할 때보다 수비할 때 에너지를 더 많이 쓰는 듯했다. 자의적으로 전자랜드를 압박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전자랜드의 많은 움직임을 쫓아가려면 바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렇게 전자랜드는 결국 ‘끝까지’ 가게 됐다. 전반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끈 루키 정효근은 경기 후 “포웰과 이별하기 싫어서라도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과연 전자랜드의 플레이오프 행보를 ‘반란’이라 표현할 수 있을까. 혹 지금껏 겉으로 보이는 전력과 정규리그 순위만 보고 이날 경기와 팀 막내의 인터뷰 속에 숨은 ‘전자랜드다움’을 놓쳤던 건 아닐까.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nahyein8]

■ 4강 PO 4차전 (25일)

인천 전자랜드(2승 2패) 79-58 원주 동부(2승 2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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