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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되게 낯설다' 달라진 사직구장, 달라진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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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에 도움 되는 검은색 그물망 (사진=롯데 자이언츠)


왜 대부분 야구장의 안전 그물망은 녹색일까? ‘직관(직접 관람의 약자. 경기장을 직접 찾아 응원하는 걸 이르는 말)’을 자주 가는 야구팬이라면 한 번쯤은 가져봤을 생각이다.

야구장엔 안전을 이유로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에 ‘안전 그물망’이 설치된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야구장 그물망은 모두 녹색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대부분 야구장이 검정색 그물망을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유가 뭘까?

허무할 정도로 단순한 이유는 “그라운드 색과 비슷해서”다. KBO 리그가 처음 출범할 때 구단 수뇌부들은 그라운드의 녹색과 비슷한 색의 그물망이 시야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그 이유로 30년 이상 관중들은 녹색 그물망에 시달려야만 했다.

녹색 그물망은 그라운드나 그 위의 선수들보다 먼저 시야에 들어온다. 하지만 검정색 그물망은 녹색에 비해 눈에 덜 들어온다. 즉, 시야에 없는 듯한 착시효과로 경기 자체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셈이다.

신생팀 NC 다이노스가 마산야구장을 리모델링할 때 그물망을 검정색으로 택한 것이 KBO 리그 최초의 ‘혁신’이었다. 이후 한밭야구장과 문학야구장, 잠실야구장 등 대부분 경기장이 녹색 그물망을 뜯어냈다. 새로 지은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와 kt 위즈 파크. 그리고 내년에 선보일 신축 대구구장 역시 검정색 그물망을 채택했다.

반면 롯데 자이언츠는 팬들의 거듭된 요구에도 녹색 그물망을 고집해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비로소 고집을 꺾었다. 지난 20일 비로소 그물망 교체 작업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새 단장한 사직구장은 21-22일 NC와의 시범경기부터 팬들을 맞이했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2일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팬 박호철(32, 회사원) 씨는 “기존 녹색 그물망에 비해 확실히 경기 몰입이 잘 된다.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시야방해만 있는 느낌이다”라며 “사실 (그물망 교체가) 대단히 눈에 띄는 서비스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사소한 것부터 변하는 게 보여 기쁘다”며 감격을 표현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전광판과 스피커를 최신식 제품으로 교체했다. 또한 외야 폴을 16m에서 27m로 높여 파울타구 식별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또한 펜스를 교체해 선수들의 허슬 플레이에 가해지던 제약을 없앴다. 이처럼 작지만 사소한, 선수와 팬들 모두를 위한 변화는 이전까지의 롯데와 다른 행보다. 팬들에게 응답하고 있는 롯데. 1992년 이후 23년째 V3만 외치는 팬들의 요구에 마저 응답할 수 있을까? [헤럴드스포츠(사직)=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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