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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과 극' 제주는 무패, 대전은 3연패
벌써 3연패다. 챌린지 1위의 자존심도 구겨졌다. 경기력은 더 최악이었다. 볼 점유율에서 밀렸고 수비는 허술했다.

대전이 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제주에 0-5로 대패했다. 제주는 볼 점유율을 58-42(%)로 가져가며 경기내내 대전을 압박했고 강수일, 로페즈, 배기종, 송진형, 김영신이 각각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제주는 3라운드 만에 첫 승리를 기록해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대전은 이번 시즌 클래식 승격 후 벌써 3연패다. 대전은 빈곤한 득점력(3경기 0골)과 부실한 수비력(3경기 8실점)을 보여주며 무너졌다.

챌린지 최강팀, 클래식에서는 최약팀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20승 10무 2패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대전은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부산과 격돌해 0-1로 졌고, 2라운드에서는 같은 승격팀 광주 FC를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0-2로 패했다. 특히 광주전 패배는 같은 승격 팀이라는 점에서 자존심에 금이 갔다. 더 안타까운 점은 대전이 지난 두 경기를 치르며 극악의 공격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대전은 두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때리지 못했다. 이날도 전반전까지 유효슈팅이 없었다.

기대를 모은 대전의 특급 공격수 아드리아노는 3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 중이다. 조진호 감독 특유의 지도력과 통솔력 또한 제대로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의 중원에 맥을 못춘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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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조성환 감독은 '리포 축구'로 팀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사진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의 조성환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니포 축구'를 계승한 제주는 이날 경기 내내 짧고 세밀한 패스로 중원을 압도했다. 니포 축구는 1995년 부천SK의 지휘봉을 맡은 러시아 출신 감독 발레리 니폼니시가 펼친 '패싱축구'다. 니폼니시 감독은 당시 산만하고 투박한 한국 축구에서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패스로 반향을 일으켰다. 니포 축구의 부천 SK는 이후 제주 유나이티드가 됐고, 니폼니시 감독의 아이들 중 하나였던 조성환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감독이 되어 팀을 이끌고 있다.

이날 송진형-윤빛가람-양준아로 이어지는 제주의 미드필더진은 수월하게 패스를 전방으로 배달했다. 전방의 로페즈, 강수일, 배기종은 미드필더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성공시켰다. 첫 번째 골의 주인공 강수일은 이날 올 시즌 첫 선발이었다. 강수일은 전반 7분, 배기종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성공했다. 강수일은 로페즈의 두 번째 골도 도왔다. 강수일이 수비 뒤쪽으로 달려나가던 로페즈에게 스루패스를 건네줬고 로페즈는 놓치지 않고 득점했다. 이후 강수일은 수비 세 명을 제치고 골대를 맞추는 등 전반전에 맹활약했다. 공격에서 강수일이 활약했다면 미드필더에서는 '패스마스터' 윤빛가람이 돋보였다. 윤빛가람은 전반 33분, 수비라인 바로 위쪽에서 전방에 있는 배기종을 보았고 30m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배기종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벗겨낸 후 곧바로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공을 침착하게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제주는 후반전에도 대전을 압도했다. 패스는 더 세밀하게 전개됐고 템포는 더 빨라졌다. 후반 4분 송진형의 네 번째 골이 터진 제주는 이후 윤빛가람을 빼고, 힐킥 등의 개인기를 보여주는 등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전방압박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후반 27분에는 김영신이 로페즈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팀의 다섯 번째 골을 기록했다. 경기 내내 6대4의 점유율로 대전을 압박한 제주는 이날 막강한 공격력으로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대전의 불안한 수비조직력
대전은 앞서 두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이 이날 다시 나타났다. 대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조직력이다. 이날 대전의 포백은 박재우(95년생), 송주한(93년생), 서명식(92년생) 등 어린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윤신영만 87년생으로 유일한 베테랑이었다. 경험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또 이호, 임창우, 장원석 등의 수비자원이 대거 이탈하며 전력누수가 있었다. 경험과 조직력에서 밀린 대전은 우왕좌왕했다. 전반전 세 번의 실점상황 모두 스루패스에 무너졌다.

수비가 무너지면서 필연적으로 공격도 풀리지 않는다. 현재 대전 공격진은 우울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수비가 불안하다 보니 미드필더들의 수비가담이 잦아졌고, 공격진과의 간격이 점점 벌어졌다. 아드리아노는 고립됐고 공이 좀처럼 전방으로 향하지 않았다. 챌린지에서 32경기 27골을 터뜨린 아드리아노가 클래식 무대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반 24분 아드리아노가 노마크였던 히칼딩요에 패스를 건넨 장면, 후반 3분에 김완석, 후반 14분에 아드리아노의 1대1 찬스 무산 등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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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32경기 27골을 터뜨린 대전의 아드리아노. 사진=대전시티즌



그럼에도… '대전의 미래' 젊은 공격진들, 그리고 새 얼굴
전반 초반부터 3골을 허용한 대전은 전반 35분 만에 히칼딩요를 빼고 95년생 서명원을 교체투입했다. 서명원은 어린 나이임에도 과감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경기가 안풀릴때는 중거리 슛을 시도하고, 상대선수와의 마찰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또 96년생인 황인범은 후반 21분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수비 한 명을 제친 후 왼발 슈팅까지 연결했다. 사각이었지만 과감한 슈팅으로 코너킥까지 얻어냈다.

이밖에 대전은 젊은 공격진들이 많다. 이들은 경험부족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패기라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부족한 공격력을 매꿔 줄 새 얼굴이 나타났다. 대전은 18일 브라질 출신 사싸(28)를 영입했다. 사싸는 포르투칼과 브라질 리그에서 활약한 공격수로, 177cm 73kg의 체격을 바탕으로 활발한 움직임과 과감한 플레이가 장점인 선수다. 공격성향이 강하고 상대 수비를 압박하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된다.

후반 30분 이후에 보여준 대전의 경기력은 분명 희망적이다. 대전은 투지라는 무기를 갖고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인 후반 막판, 대전의 젊은 피들은 상대를 압박하며 지치지 않는 활동량을 보여줬다. 리그는 길다. 대전이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조직력을 극대화한다면 승격 팀의 '기적'도 가능할 것이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

■21일 프로축구 경기결과
울산 현대(2승 1무) 0-0 전남 드래곤즈(3무)
부산 아이파크(1승 1무 1패) 2-3 광주 FC(2승 1무)
제주 유나이티드(1승 2무) 5-0 대전 시티즌(3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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