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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이없는 실수, 신화용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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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용. 사진=포항 스틸러스

최고의 골키퍼도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다. 신화용의 얘기다. 신화용은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울산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경기에서 무려 4실점을 하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주전들이 대거 교체된 포항 수비진들을 이끌며 안정감 있는 활약을 보여줬다. 골키퍼로서는 작은 신장이지만 넓은 활동반경으로 울산의 크로스를 모두 차단했다. 볼을 소유한 이후에는 빠른 처리를 통해 포항 역습의 시발점 역할도 수행했다.

그런데 전반 막판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제파로프에게 왼발 발리슛으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그 어떤 골키퍼가 오더라도 막기 힘든 상황임에 분명했다. 그러나 워낙 호쾌하게 터진 골이었기 때문에 기세는 그대로 울산 쪽으로 넘어갔다.

선제 실점을 허용한 이후 불운이 계속됐다. 손준호의 골로 동점에 성공했지만 마스다에게 장거리 슈팅을 허용하며 다시 한 번 끌려가게 되었다. 일반적인 궤적이었다면 신화용이 충분히 세이브할 수 있었겠지만 볼이 김태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궤적이 완전히 바뀌었다. 신화용 입장에서는 억울한 실점이었다.

여기까지는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후반 21분 김준수가 백패스를 하는 과정에서 신화용과 호흡이 맞지 않아 공이 골문 쪽으로 향했고, 양동현은 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안일하게 백패스를 내줬던 김준수가 1차적인 잘못을 했지만 패스 방향을 잘못 판단한 신화용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더 충격적인 장면은 후반 33분에 발생했다. 김신욱이 패널티박스 중앙 바깥 부근에서 시도한 중거리슛이 신화용의 캐칭 실수로 인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위협적인 슈팅이 아니었기 때문에 충분히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볼이었다. 신화용이 얼마나 심리적으로 흔들렸는지 여실히 반증해주는 장면이었다.

게다가 불과 1분전 티아고가 추격의 불씨를 당긴 득점을 성공시켜 분위기가 포항 쪽으로 올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은 더 했다. 신화용의 두 차례 실수가 포항의 추격의지를 꺾어버린 셈이 된 것이다.

결국 포항은 신화용의 어이없는 실수로 개막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2-4로 대패하고 말았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라는 말을 그대로 증명한 셈이 된 신화용은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남게 되었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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