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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팅볼 투수 자처한 롯데 강민호의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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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7일 사직 SK전 승리 이후 미소짓는 강민호(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2014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포항구장. 홈런 레이스에 나선 루이스 히메네스(당시 롯데 자이언츠)의 배팅볼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 주인공은 롯데 강민호. 포수인 강민호가 마운드에 오르는 건 투수교체 때나 ‘멘탈 붕괴’에 빠진 투수 안정을 시키기 위한 상황이 대부분이다. 롯데 팬들에겐 달갑지 않은 상황일 터. 하지만 배팅볼 투수를 자처한 강민호의 재치와 단 한 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한 히메네스의 수준 덕에 포항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시계바늘을 돌려보자.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를 준비 중인 3월 11일 사직구장. 홈팀 롯데의 훈련은 아침 9시부터 진행됐다. 오후 2시(평일 홈경기 기준)를 전후해 야구장에 출근하는 평소 사이클을 감안한다면 적응이 쉽지 않을 상황. 게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한파로 전날(10일) 경기가 취소됐을 만큼 날씨도 쌀쌀했다.

하지만 강민호의 배려로 롯데 선수단은 피로와 추위를 잠시나마 잊었다. 마치 올스타전 때처럼 강민호가 배팅볼 투수를 자처한 것. 대부분 선수들은 정해진 훈련량을 모두 소화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려던 상황이었다. 역시 정해진 훈련을 마친 강민호가 자신의 휴식을 반납하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 셈이다. 롯데 타자들은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실투를 연발한 강민호의 공을 연신 장타로 연결시켰다. 강민호는 머쓱했는지 “나이스 배트!”만을 연신 외쳤다.

롯데 이종운 신임감독은 이번 시즌 키플레이어로 강민호를 꼽았다. 이종운 감독이 강민호에게 기대하는 건 단순히 홈런이나 뛰어난 프레이밍이 아니다. 어느덧 고참급이 된 강민호에겐 클럽 하우스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야 하는 역할이 있다. 이종운 감독이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살이 빠진 것 같다는 취재진의 말에 “몸이 좋아진 것”이라며 씩 웃음 짓던 강민호. 팀 분위기를 좋게 이끄는 명약으로 너스레만큼 특효인 것이 성적이다. 강민호가 지은 첫 번째 명약은 약효를 제대로 발휘했다. 이제 남은 건 성적이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했다”며 두 번째 명약을 기대하게 만든 강민호. 그 약효가 궁금하다.

[헤럴드스포츠(사직)=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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