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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컵 8강] 실패로 돌아간 리버풀의 포지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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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감독의 지시를 받는 엠레 찬. 사진=리버풀 홈페이지

FA컵 우승으로 가는 길이 이토록 어려울까. 리버풀이 9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펼쳐진 FA컵 8강전 블랙번 로버스와의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비교적 약체인 블랙번을 맞아 재경기를 치르게 되며 체력적으로 다른 팀들에 비해 불리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리버풀은 이번 경기를 맞아 크게 두 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하나는 스리백의 스토퍼로 주로 출전했던 엠레 찬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제로톱 혹은 윙포워드로 활약했던 라힘 스털링을 왼쪽 윙백으로 출전시킨 것이었다.

로저스 감독의 의도는 명확했다. 전자의 경우 수비력이 부쩍 향상된 엠레 찬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함으로써 조던 헨더슨의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이와 더불어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제라드를 굳이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스털링의 윙백 전환의 경우 공격력의 극대화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니엘 스터리지를 선발 출전시킴으로써 최전방을 강화하는 동시에 필리페 쿠티뉴, 아담 랄라나 등을 동시에 공격진영에 투입하기 위해 스털링을 윙백으로 내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두 가지의 변화는 실패로 돌아갔다. 오랜만에 본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된 엠레 찬은 수비력은 준수했으나 공격 전개 면에서 합격점을 주기 힘들었다. 과거 레버쿠젠 시절에도 종종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것처럼 패스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패스 성공률도 82.9%로 그리 낮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공격적인 패스가 부족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만족할 만한 수치는 분명 아니었다.

반면에 라힘 스털링은 윙백에서도 비교적 무난한 활약을 보여줬다. 많은 횟수는 아니었지만 100% 태클 성공률을 보여줬고, 수비하는 요령은 떨어졌지만 빠른 스피드를 통해 극복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종종 위험지역에서 무리한 드리블을 시도하다가 상대방에게 뺏기는 장면을 연출하며 적응이 완벽히 된 모습까지는 아니었다.

수비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공격력도 이전 보다는 다소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스털링에 의한 공격전술을 사용했던 리버풀은 스털링이 공격가담이 평소 보다 줄어들면서 다소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후반에 마르코비치를 빼고 발로텔리를 투입하며 공격 숫자를 늘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매끄럽지 못했다.

스티븐 제라드가 안필드에서 뛰는 마지막 시즌인 만큼 리버풀 선수들의 우승컵에 대한 갈망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그러나 포지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약체로 평가받는 블랙번에게도 어려운 경기를 펼치며 재경기까지 가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과연 다음 경기에서는 로저스 감독이 기존의 전술을 유지할지 아니면 다시 한 번 변칙전술을 사용할지 많은 귀추가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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