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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수-김승원, 케이티 미래 책임질 토종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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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자랜드 제압의 선봉에 선 케이티 김현수-김승원(왼쪽부터). 이 3년차 토종 듀오의 활약은 케이티의 미래, 그 자체다.

6강 탈락 트래직 넘버 ‘3’으로 꺼져가던 부산 케이티의 6강행 불씨를 간신히 되살린 건 조성민도, 전태풍도 아닌 3년차 듀오 김현수-김승원이었다.

케이티는 16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71-64로 승리, 5연패를 마감하며 6강PO행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안양 KGC인삼공사를 밀어내고 단독 7위로 올라섰고, 6위 전자랜드와의 승차도 세 게임 반차로 좁힌 케이티다.

국내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찰스 로드가 지난 12일 창원 LG전에서 당한 발목부상으로 인해 두 경기째 결장했고 에반 브락이 7득점에 그쳤지만 앞선에서 김현수(18득점 6리바운드), 골밑에서 김승원(14득점 6리바운드)이 무려 32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에는 김현수가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현수는 1쿼터에만 3점슛 2개를 꽂아넣었고, 2쿼터에도 전반 팀의 9점차 리드(39-30)를 결정짓는 버저비터 팁인슛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84cm의 신장을 무색케 하는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이 돋보인 플레이였다.

3쿼터부터는 ‘마당쇠’ 김승원이 로드가 빠진 골밑에서 힘을 냈다. 전자랜드는 3쿼터 초반 46-32까지 뒤진 상황에서 차바위와 김지완의 소나기 3점슛 3방을 포함, 순식간에 11득점을 몰아치며 벌어졌던 점수차를 만회했다. 케이티는 전태풍과 오용준 등의 연속 실책이 뼈아팠다. 작전타임으로 급한 불을 끄려 했지만 이후에도 정영삼의 3점포와 전태풍의 턴오버로 53-52, 한점차 추격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이때 아슬아슬한 팀의 리드를 지켜낸 게 김승원의 우직한 골밑 움직임이었다. 김승원은 날렵하진 않지만 침착한 몸놀림으로 상대에게 파울을 얻어내는 등 3쿼터 막판 귀중한 4득점을 만들어냈다. 케이티는 김승원의 활약 덕에 다시 5점차 리드를 안고 4쿼터를 맞이할 수 있었다(57-52).

김승원의 분전은 막판까지 이어졌다. 특히 4쿼터 초반 이현호와 포웰의 수비를 침착한 피봇 스텝으로 제치고 골밑 득점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게다가 김승원은 이날 결정적인 순간마다 블록슛(4개)을 기록하며 빅맨으로서 위용을 과시했다. 리바운드 6개에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등 보이지 않는 활약도 대단했던 김승원이다.

케이티는 김승원과 김현수가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며 분위기를 장악한 사이 막판 이재도와 조성민의 연속 득점까지 터지며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최근 12경기 2승 10패(5연패 포함), 전창진 감독의 입원에다 찰스 로드의 부상까지 시즌 막판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케이티 입장에서는 이날 젊은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조성민이 경기마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고 전태풍과 송영진 등 베테랑들도 부상 후유증을 떨치지 못하고 기복을 보이는 가운데 김현수와 김승원, 이재도 등 영건들의 활약은 그 자체로 케이티의 밝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경기 후 “형들이 안 풀릴 때마다 격려해준 게 큰 도움이 됐다”며 이날 활약의 비결을 설명한 뒤 “5연패를 끊어 너무 기쁘고 플레이오프에서 다소 멀어지긴 했지만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비시즌 때부터 믿음을 갖고 기용해준 전창진 감독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며 “몸도 안좋으신데 건강을 회복해 계속해서 팀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믿음을 준 스승에 대한 끈끈한 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자랜드는 차바위가 3점슛 4개 포함 17득점, 테렌스 레더가 13득점 8리바운드로 힘을 냈지만 주득점원 포웰과 정영삼이 각각 4득점, 5득점에 그치면서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다. 6강 진출을 위한 매직넘버 ‘3’ 역시 줄어들지 않았다. 레더는 4쿼터 종료 5분전 수비리바운드 1개를 잡아내며 KBL 역대 통산 3000리바운드 달성에 성공했지만 팀의 패배로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레더의 기록은 역대 5호이자 7시즌 304경기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한편 케이티 로드는 오는 20일 서울 SK와의 잠실 원정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드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이)60%정도 올라왔다. 완전치는 않지만 경기에 꼭 뛰고 싶다”며 출전의지를 불태웠지만 전창진 감독은 충분한 회복이 먼저라는 판단 하에 로드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케이티는 올시즌 6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6강 탈락 트래직 넘버는 여전히 ‘3’이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nahyein8]

■ 16일 프로농구 결과

부산 케이티(21승 27패) 71-64 인천 전자랜드(24승 23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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