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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렐라’ 이정협, 슈감독이 예뻐할 수밖에 없다

  • 기사입력 2015-01-2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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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사단의 창끝에는 이정협이 있었다. 이정협은 26일 호주 시드니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1골 - 1도움의 맹활약으로 한국의 27년 만의 결승진출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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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렐라' 이정협의 활약이 한국의 '공격수 기근'을 해결해주었다. 사진=AFC 아시안컵 홈페이지

“시키는 것만 잘 하면 된다”

선임병이 전입신병에게 군생활에 대한 충고로 자주 애용하는 문장이다. 당연한 말 같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의도한 것이던 그렇지 않던, 감독의 말대로 100% 행동하는 선수도 극히 드물다.

하지만 ‘군대렐라’ 이정협을 보면 자연스레 이 말이 떠오른다. 감독의 주문사항인 전방압박, 공중볼 싸움, 연계 플레이 뭐 하나 열심히 하지 않는 게 없다.

이정협의 아시안컵 대표 발탁은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소속팀(상주 상무) 박항서 감독도 이정협이 좋은 선수임을 알았지만 대표팀에 발탁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3시즌 데뷔 이후 52경기에서 단 6골에 그친 스트라이커를 주목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연령별 대표팀도 경험한 적이 없다. 논란의 여지가 충분히 있을 법했다.

색안경 낀 시선을 누구보다도 잘 느낀 이정협은 감독 말에 충실했다. 그 노력의 결과 A매치 데뷔전(사우디 전)에서 골맛을 봤고,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도 기막힌 위치선정으로 결승골을 기록했다. 우려는 기대로 바뀌었고,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도 이정협의 플레이는 굳건했다.

선발 출전한 이정협은 초반부터 강력한 전방압박을 시도했다. 이라크의 센터백 조합인 이브라힘과 샤키르는 이정협의 압박에 제대로된 빌드업을 시도하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를 통한 볼배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풀백 또는 골키퍼에게 패스를 해야만 했다. 이정협이 직접적으로 인터셉트한 것은 아니었지만 1차 방어는 훌륭히 소화한 셈이다.

연계플레이도 우수했다. 공격 시에 최전방에만 머무르지 않고 좌우 측면을 가릴 것 없이 모두 누볐다. 패널티 박스 근처에서는 볼을 소유한 채로 수비를 유인하며 손흥민, 기성용 등에게 중거리슛 찬스를 열어주며, 좋은 슈팅기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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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19분, 이정협이 헤딩으로 선취득점을 올리고 있다. 사진=AFC 아시안컵 홈페이지

무엇보다도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 효과’를 기대한 부분은 공중볼 상황이다. 대표팀에서 유일한 타깃형 스트라이커이며 좋은 신체조건(186cm 76kg)을 갖춘 이정협만이 가능한 플레이였다. 다른 공격수들(조영철, 이근호)에게는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그 책임이 막중했다.

세트피스에서 ‘이정협 효과’는 그 빛을 발했다. 전반19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를 방향만 바꿔놓는 헤딩으로 선취점을 기록했다. 이라크 골키퍼 자랄 하산의 미숙한 볼처리 능력과 대인방어에 약점을 보이는 센터백을 노리고 과감하게 빈 공간을 파고든 것이 골로 연결됐다.

트래핑도 이날만큼은 일품이었다. 후반 4분, 공이 높이 뜬 상황에서 가슴 트래핑으로 앞에 대기하던 김영권에게 떨어트려주며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사실상 이정협의 연계플레이와 공중볼 싸움이 2번째 골을 만든 것과 다름없었다.

후반 중반 이후, 이라크의 공세가 강해지면서 한국은 체력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중원에서의 압박도 느슨해지고 수비 집중력도 약화된 모습이었다. 우즈벡과의 8강전에서 120분 혈투를 벌였기에 힘든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이정협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전방압박을 시도했다. 압박의 기술자체는 뛰어나다고 보기 힘들었지만 상대를 괴롭히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도 ‘군인정신’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역대 최악의 공격진으로 평가받던 대표팀에서 ‘군대렐라’ 이정협은 화려하게 피어났다. 그의 활약으로 한국은 어느새 우승컵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결승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정협의 활약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이정협의 헌신적인 플레이가 아시안컵 우승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결승전이 기대가 된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 결과

한국 2 - 0 이라크

*득점: 이정협(전19), 김영권(후4)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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