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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 삭발’ 장재석, 덩크슛 콘테스트에 이어 후반기 맹활약 기대
운동선수들은 종종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머리를 깎고 경기에 임한다. 삭발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혹은 분위기를 전환시킬 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천 전자랜드가 그랬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11월 6연패를 탈출하고자 유도훈 감독을 포함한 모든 선수단이 머리를 짧게 잘랐다. 삭발을 하고 나선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즉효는 보지 못했지만, 현재 5위에 이름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단체삭발이 어느 정도 반등의 계기가 된 셈이다.

전반기를 4위로 마친 고양 오리온스에도 삭발 투혼을 보인 선수가 있다. 장재석(204cm 센터)이다. 결코 나쁜 팀 성적이 아니지만 장재석은 지난 7일 KCC와의 맞대결에서 홀로 머리를 짧게 깎은 채 코트에 나섰다. 프로 데뷔 이후 두 번째 삭발이다. 장재석은 지난 시즌 SK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을 앞두고 머리를 깎은 적이 있다. 당시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섰던 오리온스는 장재석의 ‘삭발 투혼’으로 3차전 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챙겼다. 당시 장재석은 “팀 분위기가 많이 의기소침 해져있다. ‘포기란 없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머리를 삭발했다”라며 침체된 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장재석은 3차전 경기에서 앨리웁과 3점슛, 속공에 이은 덩크슛을 포함해 17점을 몰아쳤다. 삭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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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한 장재석이 7일 KCC와의 경기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풍기는 외모가 약간은 어색하다. 사진=KBL 제공.

그랬던 장재석이 또 다시 삭발을 감행했다. 머리를 짧게 깎았기 때문일까? 7일 KCC전에서 장재석의 움직임은 유달리 가벼웠다. 장재석은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오리온스의 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2어시스트를 배달하며 확실한 득점기회를 기다리던 장재석은 이현민의 앨리웁 패스를 받아 골밑슛으로 연결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또한 속공찬스에서 누구보다 앞서 달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장재석은 2쿼터 2분 40초까지 8득점을 올리는 등 21분5초간 10득점 5리바운드 2도움 1스틸을 기록했다. 수치상 대단한 기록은 아니지만 팀에 자신감을 불어넣기에는 충분했다. 최인선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도 “워낙에 힘이 좋은 선수다.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다.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라며 장재석의 투혼을 높게 평가했다. 이날 오리온스는 장재석의 활약에 힘입어 KCC에 75-69로 승리했다. 이로써 오리온스는 3연패의 사슬을 끊어냈고 기분 좋게 올스타전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장재석이 삭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장재석은 지난 4일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2점 1리바운드에 그치며 동부의 트리플타워에 공중을 내줬다. 높이에서 힘을 쓰지 못하자 코트에 나설 기회는 줄었다. 장재석은 동부를 상대로 10분17초 동안 묵묵히 골밑을 지킬 뿐이었다. KBL에서 가장 높이가 좋은 팀으로 평가받는 동부만 만나면 기를 펴지 못하는 장재석이다. 장재석은 이번 시즌 동부와의 4차례 만남에서 평균 3득점 2.5리바운드 0.7블록슛으로 부진했다. 동부의 삼각편대에 가로막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팀 내 높이를 책임지는 센터로써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다. 이것이 삭발의 동기로 해석된다.

고무적인 것은 장재석이 KCC와의 경기를 통해 ‘삭발 효과’를 맛봤고, 자신만의 의식행위를 통해 분위기를 다잡았다는 것이다. 머리만 쑥쑥 자란다면 팀 승리를 위해 매번 삭발을 해야할 판이다. 어쨌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후반기 코트에 나설 장재석이 더욱 기대된다. 장재석이 짧은 머리로 코트를 누비는 모습은 올스타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장재석은 오는 10일과 11일 열리는 KBL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생애 첫 덩크왕에 도전한다. 절치부심한 장재석의 고공농구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헤럴드스포츠=정성운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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