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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희정, 김주성, 변연하'라 쓰고 ‘레전드’라 읽는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의 키워드를 말하라고 한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김준일과 이승현으로 대표되는 슈퍼루키들의 활약? FIBA룰 도입?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바로 프로농구 ‘레전드’들의 기록 행진이다.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있지만,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주희정, 김주성, 그리고 변연하다.

■ KBL의 진정한 레전드, ‘Mr.쭈’ 주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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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2일 주희정은 프로농구 최초로 900경기 출장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1997년 고려대학교를 중퇴한 이후, 만 20세의 나이에 바로 프로로 데뷔한 이래 꾸준한 활약과 철저한 몸 관리로 KBL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주희정의 대기록은 출전경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일에는 5,100어시스트를 돌파했다. 이 역시 최초다. 2위 이상민(현 삼성 감독 3,583개)과는 격차가 1,500개 이상이고, 현역 1위인 양동근(2,251개) 역시 주희정을 넘어서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통산 스틸기록 1위(1,434개), 국내 선수 트리플-더블 1위(8개), 올스타전 연속 출전기록 1위(14시즌) 등이 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주희정의 기록행진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비록 김선형에 밀려 식스맨으로 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새 프로 18년차이고, 체력적인 면에서 힘들 수밖에 없지만 노련함으로 잘 극복하고 있기에 주희정의 출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주희정이 매경기 쌓아올리는 '불멸의 기록' 행진은 언제인지 모를 그의 은퇴까지 변하지 않을 프로농구의 주된 관심사라 할 수 있다.

■ 여전히 최고의 빅맨, 김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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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서장훈과 더불어 KBL 역사상 최고의 빅맨으로 불리는 선수가 있다. 바로 김주성이다. 비록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이를 테크닉으로 극복해냈다.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고드는 대신 상대 수비를 밖으로 유인해 찬스를 만들어내는 데 능하고, 미들슛 또한 정확하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김주성의 전설은 수비에서 완성됐다. 대인방어나 지역방어에 관계없이 언제나 '동부산성'의 중심축이 돼 왔다. 이는 기록으로 쉽게 증명된다. 먼저 블록슛은 또 이런 선수가 나올까 싶을 정도다. 통산 964개로 자타공인 최고의 센터 서장훈(은퇴 463개 2위)에 두 배 이상 앞선 압도적 1위다. 국내선수로는 유일하게 블록슛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리바운드도 전설급이다. 지난 6일 전자랜드전에서는 통산 3,835개째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조니 맥도웰을 제치고 이 부문 2위로 뛰어 올랐다(1위는 5235개의 서장훈).

여기에 국가대표 실적을 고려하면 '빠른 빅맨' 김주성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김주성은 대학교 새내기던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래로 무려 16년간 국제대회를 경험했다. 이 기간 동안 2번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했고, 농구 월드컵도 2번이나 밟았다. 항상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은 까닭에 대표팀에 없어서는 존재 1순위는 늘 김주성이었다.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은 그의 마지막 국가대표 출전이었다. 김주성 없는 국가대표 경기를 보는 것은 당분간 낯설게 느껴질 듯싶다.

■여자농구는 곧 변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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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의 슈터 하면 생각나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선수가 바로 변연하일 것이다. 변연하는 WKBL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WKBL 통산 4번째로 2,00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녀보다 많은 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김지윤, 전주원(이상 은퇴), 이미선(삼성생명) 3명뿐이다. 이들의 포지션은 도움이 전공인 '포인트 가드'인 까닭에 슈터 변연하의 이 기록은 특별하다.

변연하의 전문영역인 3점슛에서도 대기록은 무르익고 있다. 60개를 추가하게 되면 박정은(은퇴)에 이어 2번째로 1,000개를 달성하게 된다. 이뿐 아니라 76득점을 추가하면 정선민에 이어서 2번째로 7,500점 고지에 오른다. 부상관리만 잘하게 된다면 통산 3점슛과 득점에서 모두 1위에 등극할 수도 있다. ‘변코비’라는 별명은 그의 다재다능함을 잘 나타내는 까닭에 전혀 과하지 않다.

어느덧 변연하도 30대 중반의 나이인 까닭에 예전 같은 폭발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여전히 3점슛은 매섭고, 경기 장악능력과 노련미도 날카롭다. 인기도 높아 아직도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선두를 다툰다. 현재 한국 여자농구의 ‘아이콘’인 것이다. 미국의 코비(브라이언트)는 경기력 저하로 눈총을 받고 있지만 한국의 변코비는 아직도 많은 농구팬들이 현역생활을 원하고 있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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