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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비스와 SK, 최고의 명경기를 선사하다

이번 시즌 최고의 공격농구 대결이었다. 양 팀 모두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준 끝에 결국 막판 집중력이 더욱 돋보인 모비스가 웃었다. 울산 모비스는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SK와의 경기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89-88로 1점차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모비스는 2연패 탈출과 동시에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SK는 연승의 흐름이 끊긴 채 선두탈환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경기 초반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박빙의 대결일 것이라고 예상됐던 경기는 SK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박상오가 전체적인 경기를 조율했고, 심스는 높이를 활용하여 골밑을 장악했다. 모비스는 팀의 중추인 문태영과 함지훈이 턴오버를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이 기회를 박승리와 박상오가 3점슛으로 마무리하며 크게 앞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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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는 이날 무려 30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2쿼터에도 흐름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최부경이 가세하면서 기존의 하이-로 게임이 더욱 활성화 되었고, 헤인즈가 송창용을 상대로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성공시키며 확실히 기세를 탔다. 박승리의 3점슛마저 터지며 점수차는 19점까지 벌어졌다. SK의 기세가 워낙 무서웠기에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운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모비스에는 양동근이 있었다. 양동근은 2쿼터 중후반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가로채기를 통해 함지훈의 레이업 득점을 도왔고, 2쿼터 막판 따라가는 3점슛 2방을 터트리면서 점수차를 다시 7점으로 좁혔다.

양동근이 살아나자 라틀리프도 덩달아 살아났다. 라틀리프는 심스가 없는 SK의 골밑을 종횡무진 괴롭혔다. 공격리바운드를 적극적으로 잡아주며 득점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SK는 맹활약을 펼치던 박상오가 파울트러블에 걸리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이로 인해 19점차로 앞서던 SK가 이기고 있던 경기는 어느새 모비스가 조금씩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쉽게 물러날 SK가 아니었다. SK는 박상오 대신 박승리가 맹활약을 펼치며 다시 추격에 나섰다. 박승리는 왼쪽 베이스라인에서 연속으로 미들슛을 성공시키더니 3쿼터 막판에는 기가 막힌 페이더웨이까지 성공시키며 경기를 다시 SK쪽으로 가져왔다.

SK가 2점 앞선 채 맞은 4쿼터는 문태영과 박상오의 대결이었다. 3쿼터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문태영이 적극적으로 미들슛을 던지며 모비스의 득점을 책임졌다. 박스아웃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리바운드 싸움에도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반면에 박상오는 3점으로 맞대응 했다. 4쿼터에만 무려 3점슛 5개를 폭발시켰다. 막판에는 함지훈의 파울을 유도하면서 5반칙 퇴장을 이끌었다. 결국 SK가 승리를 가져가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모비스의 집념은 대단했다. 송창용의 3점슛이 터지더니 전준범이 스틸에 이은 속공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역전을 시켰다. 그리고 ‘최고가드’ 양동근이 돌파에 이은 레이업 슛을 성공시키며 3점차의 리드를 가져왔다. SK는 경기종료 부저와 동시에 헤인즈가 득점인정 반칙을 얻어냈지만 자유투를 성공시키지 못해 결국 모비스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이날 라틀리프가 29점 18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문태영과 양동근이 각각 24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19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SK는 박상오가 30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박승리가 16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맹활약했지만 막판 집중력이 떨어져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이 같은 명경기를 이끈 양동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잘해서 이긴게 아니라 SK가 운이 없었다. 수비 자리를 잘 잡지 못했다. 후반에는 더 많이 움직이자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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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은 스틸을 무려 5개나 기록하며 역전승의 수훈갑이 됐다.


결국 모비스의 승리로 경기는 끝이 났지만 양 팀은 오늘 최고의 경기를 선사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지만 이날만큼은 전혀 달랐다. 3라운드 초반까지만 해도 모비스가 압도적으로 치고나갈 것 같던 흐름이었지만 어느새 SK가 올라오며 재밌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년간 최고의 자리를 두고 항상 다투었던 두 팀. 남은 3번의 맞대결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17일 프로농구 경기결과
서울SK(19승 7패) 88-89 울산 모비스(21승 6패)
원주 동부(17승 9패) 77-72 안양kgc(11승 15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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