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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상남 신임 한국체육학회장, ‘DMZ에 남북한 통일선수촌 건립’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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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24대 한국체육학회장에 취임한 남상남 한양대 교수. 선수-군인-학자-행정가를 거친 스포츠전문가로 한국체육의 질적인 발전을 모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잘 사는 나라일수록 체육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체육도 사회봉사, 국민대통합, 통일에 앞장서야 한다. 한국체육학회 차원에서 비무장지대(DMZ)에 남북한 통일선수촌을 짓자고 정부에 건의하겠다.”

선거철 정치인의 공약이라면 오히려 믿음이 가지 않을 말이다. 하지만 정통학자로 한국 체육학을 이끄는, 검증된 대학교수의 입에서 나오니 귀가 솔깃했다. 바로 12일 제24대 한국체육회장으로 취임한 남상남(62) 한양대 교수의 일성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한국체육학회는 1953년 설립됐고, 정회원이 3,500명이 넘는 한국체육학의 권위 있는 단체다. 대한민국 체육의 모든 전공 분야를 아우르는 매머드급 학술단체일 뿐 아니라 체육단체총연합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남 회장은 한국체육학회에서 13년 만에 경선 없이 회장에 추대됐을 정도로 ‘체육계의 신사’로 통한다. 육상선수로 전국체전을 12번이나 출전한 경기인 출신이고, 이후 학계로 뛰어들어 육군사관학교 교수요원(ROTC 14기, 소령 전역)을 거쳐 1985년부터 한양대에서 후학을 가르쳐왔다. 2009~2011년에는 대한육상경기연맹 전무이사를 맡아 대구 세계선수권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지난해부터는 대학육상경기연맹 회장을 맡아 전국교육대학 육상대회를 부활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86서울 대회 이후 육상 최대 성적을 냈고, 유니버시아드 대회도 4차례나 임원으로 참가했다. 선수-군인-학자-행정가를 두루 거친 체육전문가인 것이다.

이런 사람이 한국 체육학계의 수장을 맡으면서 ‘체육 역할론’을 제기하며 그 예로 DMZ 통일선수촌 건립을 언급하니 관심이 가는 것이다. 남 회장은 <헤럴드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먼저 학회 교유 업무와 관련해 “한국체육학회는 연간 1억 5,000만 원 정도가 소요되는 대형 학술단체다. 역대 회장의 바통을 받아 화합을 유지하고, 재정안정을 이루겠다. 또 학회인 만큼 대표사업인 학회지 발간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 회장은 “이 같은 내적 토대를 바탕으로 대외활동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즉, 현재 체육학회와 관련이 있는 문체부, 교육부, 환경부, 보사부, 기재부 등 정부부처와 생활체육협의회, 대한체육회 등 체육단체들 사이에서 한국체육학회가 통합기능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남 회장은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체육학회는 정치 및 경제 논리를 떠나 진정한 체육발전을 이끌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체육이 직면한 여러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체육도 봉사, 국민대통합, 통일 등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징적인 사례가 DMZ에 통일선수촌 등 체육시설을 건립하자는 안이다.


“역사적으로도 미국과 중국의 핑퐁외교, 탁구 및 축구의 단일팀, 통일 축구와 농구 등 스포츠가 시대의 큰 역할을 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담긴 DMZ는 역설적으로 위대한 유산이 될 수 있다. 생태계의 보고인 DMZ 한복판에 체육시설이 들어서고, 여기서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고, 국제 스포츠이벤트를 치러낸다면 통일의 단초로, 세계적인 평화의 상징으로 부족함이 없다.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된 바 있는데 이를 한국체육학회 차원에서 관계당국에 정식으로 건의할 생각이다.”

남상남 교수는 2012년 특별한 환갑연을 치러 체육계에서 작은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연금 납입 기간인 33년을 채운 2007년부터 한 달에 40만 원씩 연금액수만큼 따로 모았다. 4년 만에 1,000여 만 원을 만들어 자신의 회갑연 때 일체의 부조를 받지 않고, 무료 식사대접과 자신의 저서를 구입해 나눠줬다. 이러니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그래서 그의 말에 믿음이 실린다.

“체육에 1달러를 쓰면 건강보험예산 3달러를 줄일 수 있다. 체육의 중요성은 나라가 발전할수록 높아진다. 체육 덕분에 나름 의미있는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만큼 한국체육학회를 통해 실질적인 체육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헤럴드스포츠=유병철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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