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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온스 공략법? 다시 짜세요’ 특급 9AS로 승리 도운 이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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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고 있는 오리온스 이현민(왼쪽). 22일 LG전에서는 특급 도우미로 변신했다. (사진=고양오리온스홈페이지)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고양 오리온스가 2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홈팀 창원 LG를 91?64로 완파하고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2라운드 모든 일정을 소화한 오리온스는 기분 좋게 3라운드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일단 한숨은 돌렸지만 사실 오리온스의 2라운드는 썩 좋은 그림이 아니었다. 개막 8연승을 질주하던 1라운드와는 달리 각 팀이 하나둘 들고나온 ‘오리온스 공략법’에 두 번의 3연패를 겪었다. 4승 5패로 라운드 승률도 1라운드에 비해 반토막 났다. 추일승 감독도 “첫 번째 위기가 왔다”며 수심이 가득했다.

특히 ‘이현민 봉쇄령’이 골칫거리였다. 주전 포인트가드 이현민은 오리온스 공격옵션의 시발점이다. 실력 좋은 포워드들이 즐비한 오리온스에서 그들을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이현민의 손끝에 달려 있다.

지난 18일 오리온스에 26점차 대승(92-66)을 거둔 부산 KT 전창진 감독은 “(선수들에게)이현민은 오른쪽만 막으면 된다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사실 선수 입장에서 듣기에 유쾌한 얘기는 아니었다. 마치 ‘한쪽 방향으로만 공격할 줄 아는 선수’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전창진 감독은 이현민의 오른쪽 돌파가 이승현, 트로이 길렌워터와 펼치는 2대2게임 등 오리온스의 위력적인 득점루트를 파생시키는 첫 단추임을 콕 집어냈다.

이어 20일에는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상대 공격의 맥을 끊으려면 아무래도 이현민을 신경 써서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이현민의 숨통을 죄는 게 ‘오리온스 공략법 제1장’이 된 듯했다. 그날 오리온스는 시즌 최소득점을 기록하며 패배(55-69)했고, 이현민은 33분을 뛰었지만 무득점에 묶였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이현민의 매치업으로 선발 출장한 LG의 정성수는 극단적인 오른쪽 수비 자세를 취한 채 앞선부터 강한 압박수비를 선보였다. 왼손과 왼발을 내밀어 마치 ‘왼쪽 돌파는 주겠다’는 스탠스였다.

이현민은 경기 전 이어지는 상대의 견제에 대해 “(다른 팀에서)대단한 실력을 가진 것도 아닌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니 감사하다”면서도 “딱히 오른쪽을 선호한다거나 그렇진 않은 것 같다”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이현민은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간 보여줬던 적극적인 돌파나 2대2게임 대신 볼을 안정적으로 돌리는 데 집중했다. 특히 포스트에 공을 적절히 투입해 빅맨들의 골밑공격을 유도했다. 찔러넣는 패스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2쿼터에는 보란 듯이 왼쪽 돌파에 이은 레이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이현민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오히려 공격 욕심을 버리고 제 포지션에 집중하니 다른 선수들이 살아났다. 이현민이 이날 던진 슛은 고작 2점슛 두 개였다. 3점슛은 한 개도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이날 14개의 3점슛을 몰아넣었다. 이날 인생 경기를 펼친 성재준이 4개, 최근 주춤했던 이승현이 5개를 터뜨리며 제몫을 해줬다. 길렌워터가 26점 6리바운드, 장재석(10득점)과 찰스 가르시아(11득점)도 각각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득점에 그친 이현민은 대신 9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현재 경기당 6.8개로 어시스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다웠다. 스틸과 리바운드도 3개씩 기록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성재준의 인생 경기가 화제가 된 날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는 이현민이 있었다.

오리온스는 오는 26일 홈에서 3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T다. 이현민과 오리온스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 22일 프로농구 결과
- 창원LG(6승11패) 64-91 고양오리온스(12승6패)
- 울산모비스(15승3패) 78-59 서울삼성(4승13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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