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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락하는 전자랜드에 날개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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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의 추락, 전자랜드가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진=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짧게 자른 머리도 소용없었다.

인천 전자랜드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프로농구 창원 LG와의 원정경기에서 65-86로 패하며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부터 7경기 연속 패배다.

이날 전자랜드는 선수단 모두가 머리를 짧게 깎고 나왔다. 유도훈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연패를 끊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하지만 무기력한 전자랜드에게 2라운드 들어 작년 정규리그 우승 때의 전력을 점차 회복하고 있는 LG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결국 고질적인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유도훈 감독이 경기 도중 수없이 팀 디펜스와 리바운드를 강조했지만 소용없었다. 골밑을 책임져야 할 주태수는 여전히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모습(4득점 2리바운드)이었고, 이현호가 25분 29초를 뛰며 분전했지만 7득점 5리바운드에 그쳤다.

그사이 LG는 주전 선수 5명 전원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김종규-데이본 제퍼슨은 21개의 리바운드(공격리바운드 6개 포함)를 합작하며 전자랜드의 골밑을 유린했다. 4쿼터 한때 점수 차가 27점까지 벌어질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막판 작전타임에서 무기력한 선수들의 표정과 집중하라고 다그치던 유도훈 감독의 모습은 애처롭게 대비됐다.

올시즌 전자랜드의 추락은 거듭된 원정 경기로 인한 선수들의 체력 부담도 원인이지만,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된 각 팀의 수준에 맞설 만한 전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탓이 크다. 비시즌동안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고, 그렇다고 전자랜드 특유의 팀 컬러를 살린 것도 아니다.

전자랜드는 넉넉하지 못한 구단 살림에도 2010-2011 시즌부터 4시즌 연속 6강 이상의 성적을 냈던 팀이다. 이렇다 할 스타선수 없이도 유도훈 감독의 지휘 아래 끈끈한 조직력으로 승부하며 KBL을 대표하는 ‘언더독’ 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리그를 대표하는 득점원 문태종이 LG로 떠난 지난 시즌에도 당당히 정규리그 4위를 차지했다.

올시즌 출발도 좋았다. 개막 후 4경기에서 3승 1패로 오리온스에 이어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역시 전자랜드, 역시 유도훈’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속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전자랜드 농구는 조직력, 끈끈함과 거리가 멀다. 우선 어시스트 개수(13.5개)와 리바운드 개수(33.4개)에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그간의 전자랜드와 가장 어색한 건 리카르도 포웰과 정영삼 등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공격 루트다. 빈약한 골밑에 유기적인 플레이도 없으니 남은 건 최근 5경기 64점이라는 초라한 득점력 뿐이다. KBL 경력 도합 11시즌에 달하는 포웰-레더 듀오와 정영삼의 고군분투는 그저 외롭기만 하다.

전자랜드의 다음 상대는 같은 날 서울 삼성을 60-58로 꺾고 6연승에 성공한 원주 동부다. 유도훈 감독은 “결국 수비와 리바운드 등 기본이 무너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선수들이 더 느끼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보다 길어진 연패에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가 없어도 잇몸으로 ‘때우던’ 전자랜드는 재건된 '동부산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전자랜드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

■ 6일 프로농구 결과
- 창원LG(5승6패) 86-65 인천전자랜드(3승8패)
- 원주동부(8승3패) 60-58 서울삼성(4승7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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