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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오픈특집] 사연 많았던 한국오픈, 무슨 일들이?
국내 최고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제57회 한국오픈이 지난 2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대회의 우승는 끈질긴 뒷심을 발휘하며 2언더파로 마무리한 김승혁이 차지했다. 국내 최다 갤러리가 방문하는 대회인 만큼 한국오픈이 열린 우정힐스CC에는 많은 에피소드들이 가득했다.

국내 남자대회 최초 1일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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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제57회 한국오픈에서 합계 2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김승혁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KGT

대회 첫 날 아침부터 우정힐스에는 운무가 가득했다. 1라운드가 열린 23일부터 4일간 끊임 없이 대회장을 둘러싼 안개로 인해 매일 2시간 가량 출발이 지연되었다. 자연히 선수들이나 주최측에서도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는 당일 라운딩을 끝내지 못하면 흐름이 끊기기 마련이다. 다음날 잔여경기를 해야 할 걸 생각하면 자연히 서두르게 된다. 이는 주최측도 마찬가지. 결국 국내 남자대회 사상 최초로 하루 연장이 되었다.

한국오픈에서 예비일 제도가 도입된 것은 2011년이다. 내셔널타이틀의 권위에 맞게 웬만해서는 단축이나, 무리한 대회운영으로 우승자를 않겠다는 의지를 표방한 것이다. 그리고 올해 3라운드까지 안개로 인해 예정된 일정 내에 4라운드를 소화할 수 없게 되자 주최측은 고민을 거듭했다. 특히 3라운드를 마친 25일(토) 저녁 코오롱과 대한골프협회는 26일 최종일 경기를 놓고 난상토론을 했다. 결국 '어떤 일이 있어도 경기일정 단축으로 내셔널타이틀에 흠이 가서는 안 된다'는 원칙 하에 하루 연장을 결정했다. 골프가 자연과 싸우는 것이듯 이제 국내골프대회도 자연이 심술을 부려도 진정한 우승자를 가리겠다는 정신을 곧추세운 것이라 할 수 있다 .

'달지만 아플지 몰라' 벌집 아이스크림에 진짜 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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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아이스크림 업체 소프트리의 부스에서 직원이 손에 벌을 올려 놓고 있다.

이번 한국오픈의 협력업체 중 하나인 유기농 소프트아이스크림 업체 소프트리는 대회기간 동안 간판제품인 자사의 벌집 아이스크림 허니칩스를 오리지널과 같은 가격에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허니칩스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위에 천연 벌집을 통째로 잘라 얹은 메뉴다. 흥미로운 것은 이 벌집 때문에 인근의 꿀벌들이 몰려드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소프트리의 관계자는 "처음엔 벌들이 몰려서 재밌었는데, 갑자기 의료진들이 들이닥쳐 놀랐다. 알고보니 벌에 쏘였다는 여자아이가 있어 상황을 파악하러 온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산속 골프장이다 보니 도심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여자아이는 큰 문제가 없었고, 이후 소프트리측은 천연벌집이 노출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썼다. 갤러리들은 벌집에 벌이 날아든 것을 보며 “벌들을 보니 진짜(벌집)는 맞나 보다”라고 한마디씩. 판매를 담당한 소프트리의 한 직원도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유기농 천연 제품이라는 것을 벌들이 알아주는 듯 해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촌평.

골프장의 피켓 시위
이번 한국오픈의 최대 해프닝은 단연 나상욱의 파혼이었다. 당초 결혼할 것으로 알려진 나상욱이 파혼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 파혼과정에서 양가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여자측 모친이 피켓 시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나상욱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고 2라운드에서 스코어오기로 실격 처리됐다. 일부 언론의 선정적 보도로 나상욱이 대회기간 중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오르고, 이와 관련된 온갖 소문이 나돌았지만 대회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대회 주최 측은 "전적으로 선수 개인의 사생활로 대회와는 상관이 없다"며 피켓시위 등에 의연하게 대처했다.

이 문제는 법정소송에 돌입했기에 향후 법원판결로 시비가 가려지게 됐다. 단 처음에는 여자측의 발언이 워낙 자극적인 까닭에 그 자체로 화제가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남녀사이의 일이 공적으로 다뤄질 때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색 갤러리 서비스 화제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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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픈에서 캐릭터 인형을 쓴 직원이 어린이와 이벤트 게임을 하고 있다.

한국오픈의 주최측인 코오롱이 준비한 갤러리 친화적 서비스가 호평을 받았다. 차차 인식이 변하고 있지만 아직도 골프는 접근성이 뛰어나지 못한 스포츠다. ‘골프 과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골프로 인해 가족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한국오픈은 가족중심의 갤러리 서비스로 화제를 모았다. 골프장을 찾은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유·청소년 체육지도 프로그램인 허밍스쿨부터 가위바위보, 참참참등 미니 게임을 통한 경품 이벤트까지 다양한 즐길거리가 제공되었다. 골프장이 아니라 마치 놀이공원처럼 캐릭터 인형을 쓰고 돌아다니는 직원이 갤러리 프라자를 누비며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특히 허밍스쿨은 아이들 걱정 없이 부모가 편안하게 골프관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제 골프대회는 어른들만 가는 곳이 아니라 가족 단위 나들이 코스로 손색이 없다는 새로운 문화를 선도한 의미가 있다. 내셔널타이틀의 의미는 경기 내적인 측면뿐 아니라 이 같은 새로운 갤러리 문화에도 존재한다. [헤럴드스포츠=정근양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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