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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인의 런던 풋!ball] '루니는 쉬렉, 수아레스는 이빨 오프사이드' - EPL 베스트 응원가 톱10
[헤럴드스포츠(런던)=이재인 기자] 리버풀의 앤필드 구장 콥 스탠드(Kop Stand)에서 응원의 열기를 체감한 적이 있는가? EPL 더비(Derby) 경기 때 관중석에서 서포터들의 열정과 분노를 보았는가? 밀월과 웨스트 햄의 경기를 직접 보며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적 있는가?

영국 서포터들은 경기 내내 노래를 부르고 다함께 응원가를 부른다. 한국에서는 유명가수들의 공연 때 ‘떼창’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영국 떼창의 상징은 축구장 응원가다. 한마디로 영국의 축구 응원은 비틀즈의 나라답게 아주 ‘청각적’이다.

응원가는 상대방 선수를 조롱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리고 그 조롱의 방식도 참 가지각색이다. 한국 같으면 외모비하, 인종차별, 사생활침해 등으로 큰 문제가 될 법한 내용들이 많다. 23년 동안 영국에서 거주하면서 영국 축구 경기를 직접 찾아가며 들었던 노래 중 가장 재미있는 것들을 골라봤다.

1.‘Chelsea, wherever you may be, keep your wife from John Terry’(첼시선수들이여, 어디에 있든지, 존 테리로부터 와이프를 지켜라) - 노래 음으로
첼시 이외에 모든 EPL 팀들은 첼시와 맞붙을 때 존 테리를 향해 이렇게 조롱하곤 한다. 그 이유는 테리가 동료였던 웨인 브리지의 전 부인과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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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테리(왼쪽)와의 악수를 거부하는 브리지. 사진= 캡처


2. ‘You should have stayed on the telly’(넌 그냥 텔레비전 방송일이나 하지)
앨런 시어러는 BBC의 축구 해설자로 일하다가 2009년 리그 8경기를 남겨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임시 감독으로 부임했다. 8경기 동안 상대방 팬들에게 방송 일만 하지 왜 임시감독을 맡았느냐는 놀림거리가 됐다. 실제로 클럽을 강등에서 구해내지 못한 시어러는 BBC로 복귀해 지금까지도 프로그램의 해설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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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 임시감독을 맡았던 앨런 시어러. 사진=뉴캐슬 홈페이지


3. ‘Shrek, Shrek, Shrek. here comes the Shrek’(‘슈렉, 슈렉, 슈렉, 슈렉이 온다)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이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향해 항상 부르는 노래다. 이유는 설명할 필요도 없이 외모에 대한 조롱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한방에 이해가 된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트 팬들은 관중석에서 루니를 향해 ‘백인 펠레’라고 연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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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와 슈렉.


4. ‘Nani Are You Ok? so, Nani Are You Ok? are You Ok Nani? you've Been Hit by(Clap clap), you've Been Struck by(Clap clap)a Smooth Carragher!’(나니, 괜찮니? 너 괜찮은 거니? 정말 괜찮아? 넌 맞았어, 강타 당했어. 얌전한 캐러거한테! - 마이클 잭슨의 음으로
맨유에서 뛸 때 루이스 나니는 자신에게 부상을 입혔던 제이미 캐러거에게 언론을 통해 악감정을 몇 차례 드러냈다. 나니는 캐러거가 늘 위험한 태클을 하는 선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캐러거가 내게 부상을 입힌 건 두 번째다. 지난 번에는 캐러거 때문에 두 달이나 뛰지 못했다. 나는 상처를 처음 봤을 때 이번 시즌을 마감할 줄 알았다. 그래서 눈물을 흘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캐러거의 강한 태클과 압박에 나니는 많이 당했고 이를 즐긴 리버풀의 팬들은 위의 노래를 불렀다. 특히 나니의 외모가 마이클 잭슨을 닮았다고 생각한 리버풀 팬들은 마이클 잭슨의 음에 맞춰서 이 노래를 부르며 나니를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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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거(왼쪽)에게 파울을 당하는 나니. 사진= 캡처


5.‘Your teeth are offside, your teeth are offside, Luis Suarez, your teeth are offside’(‘루이스 수아레스, 네 이빨이 오프사이드다)
맨유 팬들은 리버풀과 경기할 때마다 루이스 수아레스의 입모양 생김새를 가지고 놀리곤 했다. 이빨이 돌출되어 수아레스의 몸보다 이빨이 먼저 오프사이드로 걸린다고 노골적으로 노래하며 외모를 비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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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수아레스와 그의 이빨. 사진=리버풀 홈페이지


6. ‘Steven Gerrard Gerrard, He slipped on his arse. He gave to Demba Ba. Stevie Gerrard Gerrard’(제라드, 제라드, 그는 엉덩방아를 찧고 넘어졌다. 그는 뎀바 바에게 공을 내줬다. 제라드, 제라드)
작년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는 마마두 사코의 패스를 받는 도중 미끄러지며 볼을 놓쳤다. 이 실수를 틈타 뎀바 바는 공을 가로채 선제골을 넣었다. 이 상황에서 제라드는 급한 마음에 뎀바 바를 향해 기어가는 동작을 취하면서까지 다가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제라드에게는 치욕적인 장명이었다. 이를 광팬들이 놓칠 리 없다. 에버튼의 팬들은 이때부터 위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며 제라드를 끊임없이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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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드가 망신을 당하는 문제의 순간. 사진= 홈페이지


7.‘He’s bald, He’s red, He sleeps in Fergie’s bed! Howard Webb, Howard Webb!’(그는 대머리, 그는 맨유팬, 퍼거슨의 침대에서 잠을 자는 그는 하워드 웹, 하워드 웹!)
리버풀 팬들이 하워드 웹 심판을 두고 불렀던 노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심을 맡은 하워드 웹 심판은 편파 판정으로 줄곧 논란에 휩싸이곤 했다. 리버풀 팬들이 웹 심판을 더더욱 싫어하는 이유가 웹 심판은 맨유와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맨유에게 너무 쉽게 패널티킥을 선언하고, 스티븐 제라드를 퇴장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맨유 팬으로 의심을 받았고 심지어 모예스 경질 후에는 맨유의 새 감독 후보로 도박사이트 배당 20위권에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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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 맨유 팬? 문어머리의 하워드 웹 심판. 사진=웹사이트


8.‘He eats when he wants, he eats when he wants, oh Frank Lampard, he eats what he wants!’(‘그는 먹고 싶을 때 먹는다. 오 프랭크 램파드. 그는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
프랭크 램파드. 잉글랜드 대표팀과 첼시의 전설적인 미드필더다. ‘람반장’ 램파드로 불리는 그도 관중석의 조롱을 피해갈 수는 없다. 그는 웨스트 햄 유소년 선수일 때 살집이 조금 있었다고 한다. 그는 웨스트 햄 시절부터 상대방 팬들에게 ‘Fat Frank(뚱뚱한 프랭크)’라는 별명을 얻어 지금까지도 그렇게 불리곤 한다. 지금 문제가 없으면 과거사까지 들춰내 놀리는게 영국 응원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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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햄 시절의 램파드. 조금 뚱뚱해 보인다. 사진=웨스트 햄 홈페이지


9.‘He smokes when he wants!!Jackie Wilshere. He smokes when he wants’(그는 피고 싶을 때 핀다. 잭 윌셔. 그는 담배를 피고 싶을 때 핀다)
지난해 10월, 클럽에서 담배를 피운 사실로 아르센 벵거 감독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은 윌셔는 올해도 휴가지인 라스베이거스에서 담배를 태우는 사진이 포착되며 흡연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 사실을 놓칠 리 없는 상대방 팬들은 윌셔를 향해 끊임없이 이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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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에서 담배를 태우는 윌셔. 사진=웹사이트


10.‘Who let the frogs out, who? who? who? who?’(누가 개구리를 내보냈나? 누구? 누구? 누구? 누구?)
바하맨의 이라는 노래 음에 맞춰 레스터 시티 팬들은 한때 아스날을 향해 이 노래를 불렀다. 프랑스인을 개구리로 빗대어 표현하는 영국인들은 아스날에서 프랑스인 선수들이 많았을 당시 이 노래를 부르며 아스날 선수들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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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프랑스인 선수들. 왼쪽부터 앙리, 비에라, 피레. 사진=아스날 홈페이지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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