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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 불펜의 정면충돌, 캔자스시티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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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리의 일등공신, 6회 위기를 넘긴 켈빈 에레라다. (사진=MLB.COM)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샌프란시스코 1.78, 캔자스시티 1.80. 양 팀이 기록한 챔피언십시리즈까지의 불펜 평균자책점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메디슨 범가너를 제외하면 양 팀 선발 투수 가운데 상대 타선을 압도할 수 있는 특급 에이스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월드시리즈의 화두는 단연 불펜 싸움이었다.

일방적인 경기로 진행된 1차전과 달리 23일(한국시간) 열린 2차전은 팽팽한 흐름으로 진행됐다. 경기는 자연스레 불펜 싸움으로 이어졌고, 양 팀이 주고받은 6회 공방전은 이날 승부의 모든 것이었다.

먼저 불펜을 가동한 것은 캔자스시티의 요스트 감독이었다. 2-2로 맞선 6회초. 그는 선발로 호투하던 벤추라가 포지와 펜스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에레라를 마운드에 올렸다.

에레라는 월드시리즈 이전까지 팀이 치른 8경기 중 7경기에 등판했다. 정규시즌에는 보통 7회를 책임졌지만 이날처럼 6회 마운드에 오른 것도 세 번이나 됐다. 에레라를 향한 요스트 감독의 신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며, 그는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부응했다. 챔피언십시리즈 이후 6일의 휴식기간을 가진 에레라의 공에는 힘이 붙어 있었다. 6회 던진 9개의 공을 모두 패스트볼로 구사했으며, 이 중 8개가 100마일 이상의 강속구였다. 타석에 선 벨트와 모스의 방망이는 에레라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며 좌익수 뜬공과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곧바로 이어진 6회말. 불펜 싸움의 바통을 샌프란시스코가 이어 받았다. 피비가 선두 타자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브루스 보치 감독도 불펜 가동을 지체하지 않았다. 피비의 투구수는 불과 66개. 하지만 타석에 들어선 버틀러는 통산 상대 타율 .424를 기록한 '피비 킬러'였으며, 이날도 1회말 동점 적시타를 기록한 터였다. 보치 감독은 어제 경기 4회 이시카와를 조기에 교체한 것처럼, 이날도 6회말을 승부처로 여긴 것이었다.

하지만 보치 감독의 승부수는 크게 어긋나고 말았다. 마운드에 오른 마치가 버틀러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리드를 허용했으며, 로페즈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스트릭랜드가 페레즈에게 2타점 2루타, 인판테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점수차는 순식간에 7-2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보치 감독은 작심한 듯 짧게 끊어가는 투수 교체로 6회에만 4명의 투수를 투입했지만, 캔자스시티의 집중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요스트 감독은 에레라에게 7회까지 마운드를 맡긴 뒤, 역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데이비스와 홀랜드를 투입하며 상대에게 추격의 씨앗을 제공하지 않았다. 7-2 캔자스시티의 승리. 캔자스시티로선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승리였으며, 당초 1차전 승부에 따라 단기전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예상과는 달리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3차전은 제레미 거스리와 팀 허드슨의 선발 맞대결이다. 양 팀 감독이 선발 투수에 기대하는 수준은 6이닝 정도가 될 것이며, 승부가 일찌감치 기울어지지 않는 한 또 다시 승부는 불펜 싸움에 의해 갈릴 것이다. 이날 패배의 원흉이 됐지만 샌프란시스코 불펜이 홈인 AT&T 파크로 돌아가 제 모습을 찾는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으며, 로모와 카시야의 불펜 원투펀치는 월드시리즈 들어 도합 단 1개만의 공을 던지며 힘을 비축하고 있다. 1승 1패로 맞선 양 팀의 승부. 월드시리즈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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