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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선수 원산지 표기하면 중국산 많다' 한국 탁구의 국제장 박도천 부회장 인터뷰
*헤럴드스포츠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맞아 아시안게임뉴스서비스(AGNS)의 협조로 주요 현장기사를 소개합니다. 아시안게임 및 AGNS 기사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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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 아시안게임 탁구 경기장(수원체육관)에서 만난 박도천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평상시에는 비인기종목일지 모르겠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는 확실 인기종목이다. 최소한 관심종목은 된다. 생활체육 인구도 만만치 않다. 지금은 국회의원인 이에리사(현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촌장)부터 안재형 유남규, 현정화, 김택수, 유승민까지 탁구스타의 이름은 국민들에게 친숙하다.

갈수록 중국의 독주가 심화되는 탁구가 27일부터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펼쳐진다. 탁구는 아시아정상이 곧 세계 정상이다. 따라서 세계 탁구계의 시선은 수원실내체육관으로 쏠려 있다.

한국탁구의 국제통

유난히 스타가 많았던 한국탁구는 2004년 이후 올림픽은 물론,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서 금맥이 끊겼다. 한때 한국은 중국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국가였다. 남자든 여자든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안일했고, 다른 나라들은 중국선수들을 받아들이며 전력을 강화했다. 이제는 세계 4강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확실히 위기다. 아시안게임 탁구를 앞두고 한국탁구의 국제통인 박도천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그는 아시아 각국의 탁구인들을 만나느라 무척 분주했다.

Q. 25일 조추첨이 있었다.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조추첨은 굉장히 중요하다. 추첨이 잘못하면 노메달이 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동메달이 딸 수도 있다. 남자 단체는 2번 시드(예선 B조)를 배정받아 인도, 쿠웨이트, 네팔과 경기를 치르게 됐다. 대진운이 좋았다. 무난히 조 1위로 8강에 오를 것 같다. 반면 여자 단체는 서로 피하고 싶었던 일본과 맞붙게 됐다. 예선전 최대의 고비라 할 수 있다. 예선 조 1, 2위 싸움이 사실상 동메달결정전이라 해도 무방하다. 8강 이후 중국, 싱가포르와 만날 확률이 50%다.

Q. 여자는 조 1위로 진출하기 위해 일본을 꼭 이겨야 한다. 현재 일본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A. 역대 전적을 보면 20년 연속 우리가 일본을 이겼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다. 현재 일본 선수들의 기량이 정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시카와 가스미(세계 8위)와 같은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사실 일본은 그동안 탁구에 엄청난 돈을 투자했다. 이시카와에게는 1년에 2억 원씩 투자하기도 했다. 스폰서도 많을 뿐 아니라 팀 코치 외에도 개인별로 중국코치를 둘 정도다. 실력이 향상 될 수밖에 없다. 이번 한일전은 불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도전하고, 극복해야할 경기다.

Q. 한국 탁구의 침체, 무엇이 문제라 생각하는가?

A. 과거에는 여자 탁구 최고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현정화나 양영자처럼 바로 말할 수 있는 간판스타가 있었다. 지금은 없다. 남자도 주세혁을 제외하면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즉 세대교체의 실패와 에이스의 부재가 문제다.

탁구선수 원산지 표기하면 모두 중국산

Q. 상대적으로 중국 외에 싱가포르, 인도, 마카오, 홍콩 등 아시아국가들의 전력이 크게 상승했다.

A. 그거 다 OEM(주문자상표부착) 때문이다. 다들 중국선수들을 데려다 대표로 만들었으니 탁구도 원산지표기를 해야 한다(웃음). 어쨌든 경쟁국가들이 방법이 어쨌든 탁구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Q. 극복할 방안은 없는가?

A. 북한은 꾸준히 탁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세계선수권 혼합복식에서 정상에 오른 북한의 김혁봉-김정 조는 인천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다시 말해 우리 한민족에게는 탁구 DNA가 흐른다고 할 수 있다. 뛰어난 머리와 빼어난 손재주 등 잘 할 수 있는 조건을 타고 난 것이다. 심지어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중국을 이긴 적도 있지 않은가. 이제부터라도 차세대 탁구 유망주 육성 정책을 펼쳐야 한다. 먼 미래를 바라보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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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탁구 에이스 김석봉(오른쪽)

Q. 탁구하면 남북대결이다. 이번에도 맞붙을 가능성이 있나?

A. 사실 탁구는 분단 이후 처음 1991년에 단일팀을 이루었던 스포츠이다. 즉 '통일'을 경험해 봤다. 그만큼 양측의 사이는 좋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식이건 복식이건 적어도 1번은 만난다. 기본적으로 선의의 경쟁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지금은 언론과 국민이 탁구를 비난할 때가 아니라 보듬어 주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긴 날만 기뻐하고 다음날 잊어버리는 태도는 스포츠 발전에 도움 되지 않는다. 단순히 메달 색과 개수에 집착하지 말고 경기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즐겼으면 좋겠다. 애정을 갖고 끝까지 지켜봐 달라.

[수원=노유리 기자(AGNS)]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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