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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안게임 찾은 '세계 볼링 대통령' 볼링 혁신 약속
*헤럴드스포츠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맞아 아시안게임뉴스서비스(AGNS)의 협조로 주요 현장기사를 소개합니다. 아시안게임 및 AGNS 기사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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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돈베르거(Kevin Dornberger, 미국) 월드볼링 회장. 세계 볼링 대통령으로 불리는 그가 인천 아시안게임 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알기 쉽고, 재미있는 볼링'을 위해 대대적인 개혁을 약속했다. 안양=지원익 기자(AGNS)

지난 4월 터키 스포츠어코드 총회에서 새로운 국제볼링기구인 ‘월드볼링(World Bowling)’이 출범했다. 월드볼링은 기존의 국제볼링연맹(FIQ, Federation Internationale des Quilleurs)의 새로운 이름이다. FIQ의 기존업무에 볼링이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 위한 전담팀을 강화하는 등 조직을 일신한 것이다.

월드볼링은 기존 FIQ 회장이 그대로 수장을 맡는 등 임원진들이 FIQ시절과 동일하다. 전 FIQ 회장이자, 새로운 월드볼링 회장으로 부임한 케빈 돈베르거(Kevin Dornberger, 미국)는 2007년 처음으로 FIQ회장이 됐고, 2011년 재신임되어 현재까지 세계 볼링을 이끌고 있다. 그는 FIQ시절, FIQ뿐 아니라 세계 10핀볼링 협회(WTBA : World TenPin Bowling Association) 회장도 겸했다. 한 마디로 ‘세계 볼링 대통령’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인물이다.

이 돈베르거 회장이 인천 아시안게임 현장을 찾았다. 과거에 비해 위축된 볼링 인기를 끌어올리고, 볼링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 직접 소매를 걷어부치고 나선 것이다. 볼링 경기가 열리고 있는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27일 '볼링 대통령'을 만났다.

Q. 아시안게임의 볼링 첫 날부터 모습이 보였다. 언제까지 있을 예정인가?
A. 폐획식이 열리는 10월 4일까지다. 볼링경기가 끝나도 아시안게임도 종료될 때까지 있을 것이다.

Q.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일정이 절반 정도 흘렀다. 현재까지 대회 전반적인 진행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이 정도 규모의 경기를 운영하긴 쉽지 않다. 이곳의 운영을 보며 한국 사람들이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으로 무척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알았다. 대단히 뛰어난 자질이다. 경기 운영에도 이 같은 문화가 보이는 것 같다. 우리는 경기장에 가는 데 불편함이 없다. 모든 것이 제 시간에 운영되고, 그들이 설명한 대로 이뤄진다. 좋은 관객, 훌륭한 보안요원이 있다. 불평할 것이 없다. 게임 운영을 1점에서 10점 사이에서 점수를 매기라고 한다면 9점을 주겠다. 대단히 높은 점수다.

Q. 볼링 종목의 대회운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전 세계 108개의 연맹 중 한국볼링협회(KBC)는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좋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KBC도 체계적이기 때문이다. 그걸 알기 때문에 좋은 운영을 기대했다.실제로 대회운영이 아주 잘 되고 있다.

아시안게임 볼링 성공적 운영
Q. 아시아 선수들의 수준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A. 세계의 볼링을 3개의 지역으로 나눈다면 유럽, 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가 있다. 아시아의 수준은 다른 두 지역보다 전체적으로 높다. 아시아권에서 잘하는 나라가 많다. 한국은 최고 중 하나다.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태국,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도 실력이 뛰어난 선수와 좋은 협회를 갖고 있다.

Q. 볼링은 비인기 스포츠다. 미국에서도 인기가 과거만 못하다.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복잡한 문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올림픽 정식종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볼링이 올림픽 종목이라면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소수의 나라에만 편중되지 않고, 지구촌 200개국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세계가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여가시간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100가지의 스포츠나 레크리에이션을 할 수도 있고, 500개가 넘는 텔레비전 채널을 볼 수도 있고, 비디오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인터넷을 할 수도 있다. 내 생각에는 인기, 비인기 종목을 떠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같다. 볼링이 올림픽 종목이 되어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닌 스포츠라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볼링은 레크리에이션이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지금껏 볼링이 스포츠인 것을 강조하는 데 실패했다.

Q. 볼링이 스포츠라고 했다. 그런데 스포츠는 경쟁이다. 볼링은 경쟁을 잘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
A. 세계에는 1년에 한 번 이상 볼링을 하는 사람이 2억 명이나 있다. 하지만 그중 고작 3백만 명만이 경쟁이 있는 스포츠를 한다. 나머지 1억 9700만 명은 그저 즐기는 동호인이다. 그들은 경쟁하지 않는다. 이번 인천 대회 볼링에 참가한 사람들처럼 3백만 명의 경쟁은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그들은 정말 운동선수처럼 훈련한다. 나는 한국 대표팀이 합숙생활을 하고, 대회를 위해 9개월 동안 연습을 하고, 달리기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한다고 들었다. 볼링은 이제껏 선수와 동호인의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쉬운 점수제도, 매치플레이 등 도입
Q. 앞으로 어떻게 해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것 같은가?
A. 볼링은 관중과 미디어에게 불친절한 스포츠다. 관중과 미디어는 볼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는 더 이해하기 쉬운 점수제도가 필요하다. 볼링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는 사람들이 와도 누가 이기는지 바로 알 수 있을 만한 제도가 필요하다. 누구한테 묻거나 암산할 할 필요 없이 말이다. 또 경기 방식도 보다 알기 쉽게 바꿔야 한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는 두 팀이 직접 맞붙는다. 볼링도 이런 매치플레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지금처럼 무작정 공을 굴리는 시스템은 바꿔야 한다.

Q. 스코어 시스템 개혁의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해 줄 수 있는가? 언제 도입할 생각인가?
A. 월드볼링은 현재 점수 제도를 어떻게 바꿀지를 토론하는 위원회가 있다. 15개 정도의 다른 의견이 있었고, 한 달 내로 그것들 중에서 추천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전 세계 볼링협회에 제안할 것이고, 국제대회에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볼 것이다. 점수제도를 정하면, 그에 알맞은 경기방식도 새로 채택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여러 명이 나와서 4시간 동안 볼링을 하는 것 보다, 국가대항 대결로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 제도를 도입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누가 이기고 있는지 물어볼 필요가 없을 것이다.


Q. 개인적인 질문이다. 변호사였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볼링 쪽 일을 하게 됐는가?
A. 어떻게 보면 그냥 운이었다. 나는 원래 프로 볼링선수였다. 이후 변호사가 됐고, 젊은 시절부터 미국볼링협회와 일을 같이 하면서 이 단체의 임원이 됐다. 변호사일을 25년 했다. 시간이 지나 나는 변호사와 볼링협회일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했다. 그때 주위를 보니 변호사인 친구는 별로 없었지만 볼링 하는 친구는 많았다. 내가 볼링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볼링 계에서 종사하게 됐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세계볼링협회장이 됐다. 이제 평생 볼링과 함께할 것이다. [안양=지원익 기자(AGNS)]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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