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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명 프로골퍼의 패자부활전' 코오롱 한국오픈 예선 1위 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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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프로에게도 꿈은 있지요' 11일 코오롱 한국오픈 예선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전상우 프로. 사진제공=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


[헤럴드스포츠(천안)=이강래 기자] “제2의 골프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삼고 싶다.”

11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제57회 코오롱 한국오픈 1차 예선에서 1위를 기록한 전상우(30)는 상기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골프가 뜻대로 되지 않아 한동안 채를 놓아야 했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낸 전상우는 이날 버디 5개에 보기 2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출전선수 91명 중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전 프로는 “오늘 핀 위치도 어렵고 코스 세팅도 까다로웠는데 좋은 성적 내 자신감을 얻었다”며 “더 열심히 연습해 제2의 골프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 상비군 출신인 전상우는 180cm 72kg의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데다 손감각도 좋아 프로무대의 성공을 꿈꾼 적이 있다. 2006년 KPGA투어에 데뷔해 이듬 해인 2007년 금강산 아난티 오픈에서 공동 10위에 오르며 멋진 프로생활을 맞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경기가 풀리지 않았고 예선탈락 횟수가 많아지며 자신감도 상실하고 말았다.

내셔널 타이틀인 코오롱 한국오픈에는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 출전했다. 결과는 모두 예선탈락. 예선전 때와 달리 본 대회는 코스 세팅이 달라졌다. 러프가 깊어졌고 그린도 딱딱해 져 완전히 다른 골프장이 됐다. 정확히, 멀리 치지 않으면 언더파를 치기 어려웠다.

안양외고 3학년 때 경기도협회장배에서 유일한 우승을 경험했던 전상우는 이후 프로무대에선 들러리로 전락했다. 대회에는 출전했지만 주말 라운드 기회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지난 해 12월부터 골프채를 놓고 5개월간 시간을 흘려 보냈다. 지나온 시간에 대한 복기였고 무엇이 문제인가를 되짚어봤다. 그리고 심기일전해 지난 달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골프클럽 하늘코스에서 열린 KPGA선수권에 초청선수로 출전했다. 결과는 1타차 예선탈락.

한국오픈, 참가자격 대폭 확대

그러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탈락의 고배를 들었지만 약점인 쇼트게임과 퍼팅만 보완한다면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렇게 골프인생을 끝낼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후 연습에 몰두했다. 그리고 이날 까다로운 우정힐스CC에서 3언더파를 치며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전상우는 오는 9월 15일 우정힐스CC에서 열리는 최종 예선에 출전한다. 최종 예선엔 1, 2차 예선에서 선발된 50명과 KPGA 상금랭킹 61위에서 120위까지 약 100여 명이 출전하는데 상위 6명에 들어야만 한다. 그래야 오는 10월 23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제57회 코오롱 한국오픈에 출전할 수 있다.

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원회는 내셔널타이틀의 의미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예선전 참가 폭을 대폭 확대했다. 종전에는 KPGA 코리안투어 정회원이라도 하위 시드권자에게는 출전권이 부여되지 않았으나 올해부터는 정회원이면 누구나 예선전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전상우 역시 이런 조치로 예선전에 참가할 수 있었다. 대회 조직위는 또한 총상금을 12억 원으로 증액해 컷오프된 선수들에게도 출전 경비를 충당할 최소 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전상우는 예선전 확대에 대해 “자격없는 선수들에게 도전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선수들은 대환영”이라며 “저도 이번 기회를 잘 살려 도약의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전상우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잘 살려 이번 가을 코오롱 한국오픈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많은 무명 프로들이 응원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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