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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日 오염수 방류 ‘美 협조’ 실패…외교험로 예고
케리 “日·IAEA 공조 신뢰…美 개입 부적절”
韓, 재외공관 등 물밑접촉 美공감 확보 경주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18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매우 긴밀히 협력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방사성 오염수 해상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비판적인 여론 조성을 통해 일본을 압박하겠다는 한국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진 모양새다. 국제무대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미국의 이 같은 방침이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의 방한중 드러났다는 점도 뼈아프다.

19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케리 특사는 지난 17일 일본이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요청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정 장관의 요청을 거부한 셈이다. 정 장관의 요청은 케리 특사의 방한을 축하하는 겸 마련된 만찬 자리에서 이뤄졌다.

케리 특사는 다시 이튿날인 18일 서울에서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한 간담회에서 미국의 개입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일본과 IAEA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 당장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이미 진행중이고 매우 명확한 규정과 기대치가 있는 절차에 미국이 뛰어드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IAEA와 완전한 협의를 했으며, IAEA가 엄격한 절차를 마련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신뢰를 보내기까지 했다.

미국이 일본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비판적인 국제여론을 조성해 일본을 압박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유도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구상에 먹구름이 드리우게 된 것이다. 미국은 IAEA 정규 예산분담금 1위국으로, 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오염수 방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호주도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미묘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호주의 방사선 방호 및 원자력안전국(ARPANSA)은 과거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호주에 미치는 영향 평가보고서’를 통해 방사성 물질이 희석돼 호주에 기준치 이상의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이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독일 정부도 일본에 설명을 요청하겠다고 했지만, 즉각적인 우려 표명은 하지 않았다.

한국은 미국이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보고 이 문제를 지속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재외공관 등 외교채널을 활용해 일본의 정보 불투명성에 대한 근거와 수십 년에 걸쳐 이뤄지는 오염수 대량 방류에 대한 분석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내달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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