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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독립’ KF-X, 내달 전격 출고…“스텔스 외형까지 갖춘 4.5세대 전투기”
KF-X 시제 1호기 내달 중순 출고
스텔스 외형 갖춰…수요 따라 파생형도
美 이전 거부한 첨단기술, 자체개발

[사천=문재연 기자] 단군 이래 최대 무기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KF-X 전투기 개발 작업은 마무리 도장(도색)만 남겨두고 현재 90% 이상 공정이 완료된 상태다. KF-X 전투기 시제 1호기는 내달 중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KF-X 시제기는 총 6대(시험체 2대까지 포함하면 8대)가 제작 중이다.

KF-X 시제 1호기 [국방부 기자단]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24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막바지 공정이 한창인 KF-X 시제 1호기의 모습을 공개했다. KF-X 사업에는 개발에만 8조 1000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됐다. 추가 무장시험 예산까지 합하면 총 8조 8000억 원짜리 프로젝트다.

KAI 사천공장 고정익동 조립라인에 들어서자 연둣빛 프라이머(밑칠) 상태로 추가 도장을 앞둔 KF-X 시제 1호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시제1호기는 엔진 장착성 시험까지 완료한 상태다. 조립동에는 시제기 4대가 조립 공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KF-X 사업 관계자는 “시제기 매 호기마다 형상은 다르다“며 “시제기마다 성능과 투입 임무가 다르기 때문에 임무 특성에 따라 설계를 달리했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 정광선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예비역 공군준장)은 “대한민국 처음으로 형상화해 개발하는 전투기라는 점에서 상당히 기념비적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KF-X 조종성 평가 시뮬레이터 [국방부 기자단]

KF-X 사업은 오는 2026년까지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갖춘 체계개발(Block Ⅰ)과 2026년부터 2028년까지 공대지 전투능력을 갖춘 추가무장시험(Block Ⅱ) 등 2단계를 걸친 진화적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F-X 전투기는 스텔기 기능이 없는 4.5세대 전투기지만, 향후 개발 가능성을 고려해 외형상 스텔스기의 모습을 갖췄다. KF-X 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방사된 전자파를 다른 방향으로 반사시켜 레이더가 전자파를 수신하지 못하게 하는 스텔스기의 외형적 조건은 갖춰놓은 상태”라며 “군의 수요 등에 따라 KF-X 해군용이나 스텔스 기능 등 파생형 사업(Block Ⅲ)을 고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KF-X 사업은 한국형 전투기로 불리는 만큼 KF-X 80여개 주요 품목을 국산화할 계획이다. 비율로 따지면 65% 정도다. 특히 F-35A를 구입하면서 미국에 기술이전을 요구했지만 4개 기술은 자체적으로 개발해 장착하게 된다. 4개 기술이란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획득·추적장비(EO TGP), 전자파 방해장비(RF 재머)다.

시뮬레이터나 경비지원 장치 등이 동원되는 훈련체계는 90% 국산화가 예정돼 있다. 이번 KF-X사업에는 자체 개발한 ‘아이언 버드’(Iron bird)라 불리는 비행 전 감항인증 시험장비도 동원돼 눈길을 끈다. 아이언 버드는 실제 항공기 탑재 장비와 비행운용 프로그램을 적용해 실제 항공기와 가장 유사한 동적 시험환경을 조성해 안정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KF-X 개발 관계자는 “장기개발에만 4년이 넘게 걸렸다”며 “대형 전투기 사업체 필수장비로 최초 개발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조종사들이 실제로 기체를 몰고 비행하기 전 기체의 특성을 확인하고 제어법칙을 개발하기 위한 시뮬레이터(HQS)도 자체개발됐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KAI 측은 무엇보다 안전과 시험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KF-X 프로젝트는 시제기 외에도 전투기 날개의 하중을 점검하는 정적 시험체 1대와 30~40년 운용이 가능한지 내구성을 점검하는 내구성 시험체 1대도 우선 제작했다. KF-X 엔지니어 관계자는 “KF-X 전투기는 총 8000시간 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며 “내구성 점검을 위해 내구성 시험체는 실제 운용시간보다 2.5배 많은 2만 시간 동안 충격을 줘 내구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구성을 시험하기 위한 피스톤 장치가 24시간 돌아가도록 설정됐다.

KF-X 시제 1호기 [국방부 기자단]

KF-X 시제기가 출고된다고 개발이 완료되는 건 아니다. KF-X 시제기 6대는 앞으로 1년 간의 지상시험과 내년부터 4년 간의 비행시험에 나선다. 총 5~6년 간의 지상·비행시험 끝에 전력화가 가능하다.

방사청은 2차례 시장성 검토 결과 현재 전투기 교체 수요가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300~500대 가량 수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방사청은 KF-X 개발이 완료되면 해외 에어쇼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시제기 출고와 함께 경제적 파급효과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KF-X 개발사업이 추진된 이후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약 1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KAI 고용 통계와 함께 국립과학연구원 등 1차 협력업체의 고용실적만 조사했을 때의 수치다. KAI와 국과연 등에서는 작년에만 2547명의 신규고용으로 실업률 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7년 7월 무기체계연구원의 ‘KF-X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KF-X개발사업의 생산유발 효과는 약 24조4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약 5조9000억원, 그리고 기술적 파급효과는 약 49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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