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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위공직자 병역면제 비율, 일반인 33배 달해

  • 2016-09-12 11:13|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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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법&이슈팀=김주현 기자]대한민국 고위공직자의 병역면제 비율이 일반인과 확연한 차이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무려 33배의 차이다.

육군 장성 출신인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아 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병역 의무가 있는 4급 이상 고위공직자 2만5천388명 가운데 병역 면제자는 2천520명(9.9%)이다. 올해 상반기 징병검사에서 병역면제 비율은 0.3%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33배에 달하는 차이를 보인 것.

고위공직자 자녀들 역시 일반인들에 비해 훨씬 높은 병역면제 비율을 보였다. 병역 의무가 있는 고위공직자 직계비속 1만7689명 가운데 병역면제자는 785명으로, 4.4%에 달했다.

또한 조사 대상 고위공직자 가운데 징병검사에서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은 5,722명으로, 전체의 22.5%를 차지했다. 보충역의 경우 현역으로 군에 입대하지 않고 공공기관 근무로 군 복무를 대체하는 형태다.

올해 상반기 징병검사의 보충역 판정 비율이 10.2%인 것을 감안할때, 고위공직자의 보충역 판정 비율 역시 일반인의 2배를 넘는 셈이다.

이같은 통계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과거와 지금의 비율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과거에는 병력자원이 많아 면제 판정 비율이 높았고, 의학기술 수준도 낮아 신체검사가 상대적으로 허술했다"고 설명했다.

병무청은 또 입장자료에서 고위 공직자와 같은 연령대인 일반인의 병역 면제 비율은 26.1%로, 고위 공직자보다 오히려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병역면제를 받은 고위공직자들의 면제 사유 1위는 ‘질병’으로 1,884명 74.8%에 달했다. 사유가 된 질병으로는 고도근시(420명)가 가장 많았고, 신장·체중 미달 및 초과(123명), 수핵탈출증(88명), 폐결핵(47명) 등이 뒤를 이었다.

고위공직자 자녀 가운데 질병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사람은 726명이었고 질병으로는 불안정성 대관절(50명), 시력장애(15명), 염증성 장질환(13명), 사구체신염(11명) 순으로 많았다.

불안정성 대관절은 십자인대 파열과 같이 무릎 관절의 인대 손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병역 회피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무청이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한 질병이다.

김 의원은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공직자와 그 자녀들이 병역 회피 의혹을 살 만한 질병으로 면제 판정을 받는 것은 병역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