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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암전’, 갈수록 줄어드는 공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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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암전'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인간의 본성을 활용해 영리하게 공포감을 만들어내던 ‘암전’의 뒷심 부족이 아쉬움을 남겼다.

15일 개봉하는 ‘암전’은 신인 감독이 자신의 작품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상영 금지된 공포 영화의 실체를 찾아가며 마주한 기이한 사건을 그린 공포 영화다.

지나치게 무서워 상영이 금지된 공포 영화 원본을 추적하는 주인공에게 초점을 맞춘 이 영화는 마치 진실을 쫓는 스릴러와 같은 긴장감을 자아낸다.

신선한 데뷔작을 향한 미정의 열망과 결과물에 대한 압박 등 인물의 감정을 서사에 잘 녹여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몰입도 높은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미정(서예지 분)이 왜 공포 영화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 사연까지 베일을 벗으면서 서사는 더욱 탄탄하게 쌓아올린다. 이에 미정의 집착이 광기로 급변하는 과정까지도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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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암전' 스틸



그러나 문제는 미정이 쫓던 공포 영화의 진실이 드러나는 절정 부분에서 맥이 풀린다는 것이다. 공포 영화의 촬영지인 폐 극장의 찾아간 미정이 감춰졌던 진실을 마주하는 부분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였지만, 이때부터 기괴한 존재가 등장하며 어디서 본 듯한 전개가 시작된다.

특히 미스터리한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고, 기괴한 현상들을 만들어내면서 분위기도 급격하게 달라져 몰입도를 낮춘다. 초자연적인 존재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본성을 활용하며 영리하게 공포감을 만들어내던 ‘암전’이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배우들의 열연이 그럼에도 끝까지 긴장감을 잡아둔다. 문제의 공포 영화를 연출한 재현 역의 진선규는 죄책감으로 무너진 한 인간의 처절함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서예지는 과거의 트라우마로 공포 영화에 집착하게 되고, 결국 그것이 광기로 변질되며 폭주하는 쉽지 않은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시종일관 절규하고, 뛰고 구르면서도 미정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은 집중력이 빛났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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