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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롱 리브 더 킹’, 김래원 매력 넘쳤지만, 진부한 전개가 지운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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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롱 리브 더 킹'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영화 ‘범죄도시’를 연출한 강윤성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롱 리브 더 킹’은 오락 영화의 유쾌한 재미를 기대케 한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영화는 진부한 전개를 반복하며 신선한 설정이 만든 재미를 반감시킨다.

‘롱 리브 더 킹’은 사고 난 버스 안에서 다리 밑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버스 기사를 구한 일로 일약 영웅이 된 거대 조직 보스 장세출(김래원 분)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번 영화는 현실감과는 거리가 먼, 만화적 설정에서 출발하고 이는 영화의 첫 번째 진입 장벽이 된다. 조직 보스가 철거 용역으로 나간 재건설 반대 시위 현장에서 만난 변호사 강소현(원진아 분)에게 빠지고, 이에 새 사람으로 거듭나 국회의원에까지 도전장을 내민다는 기본 얼개는 현실에 대입하면 받아들이기 힘든 설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의 유쾌한 톤과 입체적이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조화는 영화의 만화적 분위기를 강화시키고, 몰입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설정의 무리함을 자연스럽게 납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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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롱 리브 더 킹' 스틸



진짜 문제는 독특한 설정에서 출발한 ‘롱 리브 더 킹’이 기존의 조폭 영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식상한 전개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걸쭉한 사투리를 쓰는 조폭 장세출 캐릭터는 물론, 한 조직을 이끌던 보스가 첫 눈에 반한 여성 때문에 개과천선하는 설정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준다. 과정이 독특해 차별화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선거 과정에서 나온 장세출에 대한 비방과 대중들을 설득하는 절절한 연설 등 지나치게 단순한 구조가 초반의 신선함을 잃게 한다.

서사의 곁가지를 모두 떼고 장르적 쾌감을 통해 오락 영화의 재미를 살린 ‘범죄영화’의 장점을 기대한 이들이라면 실망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액션과 멜로, 코믹, 감동을 한 데 뒤섞어 전작과의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촌스러운 느낌을 만든다. 장세출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 위기에 빠진 강소현 때문에 흔들리는 모습 등 각 장르의 매력마저 반감시키는 식상한 장면들이 흥미를 낮추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것은 김래원의 연기다. 다소 무리한 설정을 과하지 않게 담백한 연기로 표현한 것은 적절한 선택이었다.

멜로부터 액션, 코미디 연기까지 모두 담긴 상황에서 김래원의 연기마저 과했다면 과잉이라고 느껴질 법했다.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던질 만큼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심플하게, 감동적인 연설도 담백하게 소화하면서도 섬세함을 유지했다. 뻔한 조폭 캐릭터로 남을 수준의 인물도 살려낸 김래원의 연기는 구멍 난 전개도 얼마간 메우는 저력을 발휘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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