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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지상파 위기③] 40년 편성 전통 깬 MBC, 위기 돌파 위해 칼 빼든 지상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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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MBC가 평일 9시 드라마를 방송 중이다. 이는 40년 편성 전통을 깬 과감한 시도였다. SBS도 변화의 흐름에 발 맞춰 월화 예능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다양한 변화를 시작한 지상파가 위기 극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22일 MBC 새 수목드라마 ‘봄밤’은 9시부터 시청자들을 만났다. 27일 첫 방송되는 월화드라마 ‘검법남녀2’ 역시 같은 시간에 전파를 탄다.

최근 10%를 넘기는 드라마가 드물었던 만큼, MBC는 달라진 시청 환경에 적응하고자 큰 결단을 내린 것이다. MBC는 이에 대해 “노동시간 단축과 시청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전략”라고 설명했다.

SBS 또한 편성 변경을 시도한다. 주말드라마가 아닌,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를 통해 화제작을 만들어낸 SBS가 지상파 최초로 월화드라마 대신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인다. SBS 관계자는 이것이 한시적인 시도라고 설명하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시청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드라마는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더욱 경쟁력 있는 드라마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공격적인 시도인데, 전략적으로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며 “tvN이 기존 방송 시간이었던 10시보다 30분 빠른 9시 30분에 드라마를 방송하지 않나. 이런 경우 시청자들이 10시가 됐다고 해서 채널을 이탈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했다. 더불어 “지상파끼리 경쟁하는 것보다 9시 드라마가 끝난 이후 10시에 방송되는 다른 드라마로 넘어갈 수 있는 연결고리가 생기면 전체적으로 지상파가 힘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시간대 변경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지상파가 연이어 장르물을 내놓으며,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탄탄한 마니아를 형성한 비지상파의 뒤를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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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일례로 영국드라마 ‘루터’를 리메이크한 ‘나쁜 형사’는 ‘19세 이하 관람 불가’도 불사하며 장르적 특징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특히 ‘나쁜 형사’는 첫 회부터 파격적인 살인 사건을 담으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다만 갈수록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를 선보여 초반 화제성을 유지하지는 못했고, 결과적으로 완성도 높은 장르물을 이미 접했던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채워주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종영한 감옥과 병원을 소재로 한 SBS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도 과감한 시도 중 하나였다. 범죄자들의 교도소 생활기를 다룬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구속부터 재판, 수감 등 사법 시스템이 작용하는 과정을 보여준 JTBC 예능프로그램 ‘착하게 살자’ 등 감옥이라는 소재가 지상파에서는 흔하게 쓰이지 못한 낯선 소재였다. SBS는 과감한 소재를 선택, 이를 메디컬 서스펜스라는 복합장르 안에 녹여냈다. 사건 위주의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시청자들의 호평 요인이 됐고, 이는 시청률 15% 돌파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봄밤’이 지상파 처음으로 결정한 넷플릭스 동시 공개도 새로운 시도다. 방송 1시간 이후라는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넷플릭스를 견제의 대상으로 여기던 지상파가 넷플릭스에게 문을 열어줬다는 점은 그들의 강한 변화 의지를 엿보게 한다. SBS는 9월 방송을 앞둔 ‘배가본드’를 넷플릭스에 공개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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