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추승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장자연 사건과 관련한 진상 규명을 지시한 가운데, 배우 이미숙이 고 장자연이 남긴 문건과 연루돼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디스패치는 이미숙이 2009년 장자연 사망 사건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18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당시 작성된 조서를 함께 공개해 고 장자연의 문건과 이미숙이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했다.

공개된 조서에 따르면 당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미숙은 고장자연에 대해 “과거에는 몰랐고, 이번 사건을 통해 이름만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고 장자연이 작성한 문건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스패치는 이에 의문을 표하며 이미숙은 해당 문건에 대해 이미 알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같은 소속사였던 이미숙과 송선미는 더컨텐츠 엔터테인먼트 김성훈(김종승) 대표와 전속계약 해지 분쟁 중이었다. 고 장자연 또한 전속계약 해지를 원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김종승 대표와 이미숙의 매니저였던 유장호 씨는 관계가 틀어졌다.

이후 유장호 씨는 고 장자연을 불러들여 김종승 대표를 비롯한 더컨텐츠 엔터테인먼트에서 겪은 일들에 대해 작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미숙과 유장호 씨가 김종승 대표의 약점을 잡기 위해 고 장자연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고 장자연은 유장호의 사무실에서 A4 용지 4~6장 분량의 글을 썼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다. 내용에는 '김성훈(김종승) 사장님 회사에 계약을 하면서 김성훈 사장님의 강요로 얼마나 술접대를 했는지 셀 수가 없습니다’는 내용이 있다. 또 여기에는 이미숙과 송선미의 피해사례도 있다.



이런 디스패치의 보도가 불거지면서 앞서 배우 윤지오가 했던 발언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지오는 고 장자연의 성 접대 의혹 사건 등의 목격자다. 윤지오는 지난 8일 방송한 KBS2 ‘연예가중계’에서 “나보다 더 많은 진실을 알고 있음에도 함구하는 배우가 있다. 나보다는 영향력 있는 배우들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리포터가 “우리가 알 만한 배우인가?”라고 묻자 윤지오는 “맞다. 그 분도 마음 한 쪽이 무거울 거라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

아울러 지난 15일에는 유튜브 ‘고발뉴스’에 출연해 “문서는 언니가 남긴 유서가 아니라 (소속사 분쟁에서) 싸우기 위해 작성한 문건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지오는 이미숙을 향해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더 알고 계실 수도 있고, 그것이 무엇이 됐든 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고 장자연 사건에 도움이 돼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 또한 장자연 사건 관련 수사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고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사건 등에 대해 보고받은 뒤 “공소시효가 끝난 일은 그대로 사실 여부를 가리고, 공소시효가 남은 범죄 행위가 있다면 반드시 엄정한 사법처리를 해 주기 바란다”며 진실 규명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보기에 대단히 강한 의혹이 있는데도 오랜 세월 동안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거나 심지어 은폐된 사건들이 있다”며 “공통적 특징은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일이고,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들이 고의적 부실수사를 하거나 나아가 적극적으로 진실규명을 가로막고 비호·은폐한 정황들이 보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윤지오는 “10년 동안 일관되게 진술한 유일한 증인으로 걸어온 지난날이 드디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처음으로 갖게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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