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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요 잇 수다] 인기를 배신으로 갚은 용준형·최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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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용준형과 최종훈이 최근 각종 사회적 이슈로 물의를 일으킨 승리와 정준영과 같은 처지가 됐다. 용준형은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과 관련해 정준영과 대화를 나눈 의혹을 받았다. 최종훈은 성 접대 논란을 일으킨 승리와 같은 대화방에 있었다는 데 이어 3년 전 음주운전으로 단속에 걸렸지만 경찰에 부탁해 무마한 의심을 샀다. 이는 이내 ‘사실’이 됐다. 그토록 믿고 아꼈던 연예인들이 팬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친 셈. 도대체 연예인들의 잘못과 해명,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걸까.

앞서 논란이 일었을 당시 각 소속사는 해당 사안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용준형은 직접 SNS에 글을 올려 해당 사안을 인지하지 못했고 무심코 반문했던 것을 돌아본다며 은연중 억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팬들 역시 용준형과 최종훈 감싸기에 나섰다. 용준형 팬들은 실명을 보도한 매체에 정정을 요구했다. 또 오해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소속사의 입장을 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최종훈 팬들 역시 친분이 있어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두 사람에게는 ‘애꿎은 피해자’라는 인식이 더해졌다.

하지만 용준형과 최종훈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 용준형은 과거 정준영으로부터 불법 촬영물을 공유 받아 본 것도 모자라 부적절한 대화를 나눴다. 최종훈은 소속사의 입장대로 성접대 등과 관련한 의혹에서는 현재로서 벗어났지만, 경찰을 통해 음주운전을 무마하고 또 그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또 소속사는 음주운전을 인정하면서도 경찰 유착 의혹은 부인했지만, 이미 그와 관련한 대화 내용이 보도됐다.

두 사람이 신뢰를 저버린 대가는 냉혹하다. 용준형은 14일부로 하이라이트 탈퇴를 선언했다. 최종훈은 개인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팬들은 아예 ‘퇴출 성명서’를 내놨다. 그리고 결국 용준형과 같은 날 FT아일랜드 탈퇴와 더불어 연예계 은퇴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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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준형이 사건 해명을 했던 글, 승리와 대만 클럽에 간 최종훈(사진=용준형, 승리 SNS)



이런 결과는 팀 전체를 휘청이게 만들었다. 하이라이트를 이로써 두 번의 멤버 탈퇴라는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됐다. 더군다나 군 복무를 이행 중인 하이라이트 멤버 윤두준과 양요섭은 난데없이 ‘4인조 하이라이트’로 돌아오게 생겼다. 특히 용준형은 개인으로서, 또 팀 굿라이프(Good Life)로서 하이라이트 대부분의 노래를 책임져왔다. 이에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할 하이라이트는 음악적 중심을 다시 잡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최종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FT아일랜드는 각자 보컬과 악기를 맡아 음악을 만들어내는 맞추는 밴드. 그런 면에서 기타와 피아노를 담당하는 최종훈이 빠진다면 밴드로서의 합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종훈은 팀의 리더다. 그룹의 중심이자 멤버들을 아울러야 하는 위치에 서 있는 그는 모범을 보이긴커녕 반면교사의 대상이 됐다.

또 이들을 지지했던 팬들마저 황망하게 내동댕이쳐졌다. 눈 뜨고 볼 수 없는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인데, 용준형과 최종훈은 여기에 변명과 거짓말까지 하며 벌어진 틈에 소금을 뿌렸다. 논란 그 자체가 상처임에도 팬들은 끝까지 연예인을 신뢰했으나 이들은 도리어 상처를 후벼 판 셈이다.

이렇게 팬덤이 분노하고 등을 돌리는 상황은 연예인에게 그 어떤 사안보다 위험하다. 팬들이 존재해야 연예인 또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 일례로 최근 팬클럽 운영 여성과의 관계, 사기 및 횡령 혐의 등에 휩싸였던 강성훈이 이를 방증한다. 그는 각종 의혹에 부인만 하고 듣기 좋은 말로 팬들을 구슬렀다가 결국 팬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또 소속그룹 젝스키스에서는 퇴출됐고 반성 없는 괘씸함에 앞으로 활발한 연예 활동을 펼칠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졌다.

이런 선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범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거짓말로 사실을 덮는 시도로 팬들을 기만했다. 심지어 용준형과 최종훈은 각각 2009년, 2007년 데뷔했다. 지금까지 자그마치 10년이 넘는 세월을 팬들과 함께 해왔다는 의미다. 이 숫자 안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추억을 쌓으며 견고하게 지켜왔던 유대관계가 자리한다. 이 기간 동안 하이라이트는 ‘비스트’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되자 직접 1인 기획사를 차리고 팀명을 바꾸며 함께 하겠다던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이런 하이라이트의 행보는 가요계의 좋은 본보기로도 회자됐다. FT아일랜드도 마찬가지다. 오랜 활동을 지속하며 각종 구설수에 오르고 음악적인 고민도 겪는 과정에서 팬들과 함께 성장해왔고 지금까지 함께했다.

이들은 여성 팬덤을 주로 구축해온 남성 그룹의 일원이다. 여성 팬들을 상대로 무대를 선보이고 팬서비스를 하고 애정을 줬던 모습 뒤로 드러난 낮은 성 인식과 비윤리적 행태는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다. 범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멤버들에 피해를 주고 팬까지 기만한 두 사람. 이들은 능력을 인정받고 멤버들과 우정을 다지며 팬들의 사랑으로 살아가던 인기가수였다. 그러나 현재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연예계의 추악한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불명예 사례가 됐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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