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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우상’ 명연기와 촘촘한 시나리오의 시너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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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명품 배우들과 탄탄한 이야기가 만났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우상’ 언론배급시사회에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이수진 감독이 참석했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 구명회(한석규)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유중식(설경구),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최련화(천우희)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다. 시대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치열한 연기 대결을 펼친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 ‘우상’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첫 데뷔작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까 했을 때 생각했던 영화다. 당시 기회가 안 돼서 ‘한공주’를 먼저 만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한국사회의 크고 작은 사고가 벌어지는 걸 보면서 그 시작이 어디일까 고민했던 적이 있다. 나름의 고민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다(이수진 감독)”

▲ 인물들이 주는 임팩트가 강한데 캐릭터의 어떤 지점이 끌렸나?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영화가 촘촘하게 짜여있다. 책 자체가 집요했다. 유중식이라는 캐릭터를 처음엔 이해를 못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그 궁금증을 해결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세 캐릭터 중에서 홀로 리액션을 하는 인물이라 재미가 있었다(설경구)”

“연기를 하면서 고민하는 게 관객들에게 연기로 어떤 이야기를 할까다. 새로움을 주는 영화다. 학창시절 때 연기를 꿈꿨던 출발점이 그 부분이었다. 한 때는 그걸 맹렬하게 했다가 지쳤었다. 그러다가 다시 끝까지 가보자고 생각을 했는데 그 때 만난 영화가 ‘우상’이었다. 이 영화가 말하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한석규)”

“이수진 감독의 작품이라서 무조건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가 가진 강렬함이 있었다. 처음 읽었을 땐 두려웠지만 ‘한공주’와는 다르게 어떻게 변화를 시켜줄지 기대가 됐다. 안할 수 없는 영화였다(천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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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각 인물이 쫓는 우상이 누구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나?

“구명회는 우상이라는 캐릭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콤플렉스가 있는 인물이 정치인이 돼 꿈을 펼치는 과정에서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 기로에 선 인물이다. 그 때 어떤 선택을 하는가가 중요하다. 근데 끝날 때까지 다른 선택을 하는 인물이 아니다. 탐욕을 향해 달려가면서 목표를 이룬 것처럼 보인다(한석규)”

“중식에게 우상이 있나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중식은 장애를 가진 아들을 잃고 나서 끝없이 선택을 해야 했다. 선택을 하게 된 게 가질 수 없는 핏줄에 대한 맹목성인 것 같다(설경구)”

“련화는 우상을 가질 수조차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생존권도 갖추어진 인물이 아니다. 그래서 생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평범한 걸 가지고 싶어한 것 같다. 셋 중에서 가장 약하지만 의지를 가지고 있어 가장 강력한 인물이다(천우희)”

▲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나 같은 경우는 한 인물을 맡는 것이기 때문에 생생한 인물을 만들어내는 게 스트레스다. 그 작업이 연기하는 내내 날 힘들게 했다. 다행히 해를 거듭할수록 시행착오를 거쳐 오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게 확인이 된다. 한 작품 끝나곤 모르겠는데 되돌아보면 나아지는 게 느낀다. 그 기쁨 때문에 나아가고 있다. 이번 작업은 디테일이 촘촘한 영화라 그 결에 맞추는 연기톤을 맞추는 게 만만치 않았다(한석규)”

“유중식이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다. 시작점이 감정의 최고 절정에서 시작했다. 감정의 기승전결이 아니라 빡 치고 나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현장에 올 때 이미 준비를 해야 했다. 그런 점이 쉽지 않았고 한편으로 부족함을 느낀 작품이다(설경구)”

“스스로 한계를 본 작품이다. 련화라는 캐릭터 전사가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설명된다. 그래서 나도 상상을 많이 해야 했다. 강하고 센 캐릭터를 해봐서 이번에도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난 맷집인 좋으니까. 그런데 외형적 변화도 어려웠지만 이 인물을 6개월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촬영이 길어질수록 심리상태를 유지하고 마인드 컨트롤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선배님들이 도와주셨다(천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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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 사투리에 대해서 걱정이 되진 않나?

“처음 련화를 가지고 이야기할 때 제일 먼저 주문한 게 한국에서 사투리를 가장 잘하는 걸 보여달라고 했다. 그래서 천우희가 사투리 연습을 많이 했다. 사투리보단 중국말 연기가 더 어려웠을 것이다. 난 중국말을 모름에도 실제 중국말을 쓰는 느낌을 받았다. 사투리가 잘 안 들려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바꾸지 않은 것은 그 톤으로도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주변에서 자막이 들어가야 되지 않냐는 말도 들었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지만 관객들이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 한다. 그걸 놓치는 순간에 따라가기 어렵다. 그 지점에서 사투리가 늬앙스만으로 감정이 전달될 것이다(이수진 감독)”

▲ 영어 이름이 ‘아이돌’인데 BTS 노래 제목을 노린 것인지, 영화에서 우상이 주는 의미는?

“사전적 의미와 다르진 않다.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맹목적으로 바뀌면 그것도 우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우상’이라고 지었다. BTS의 ‘아이돌’보단 이 시나리오가 먼저 나왔다. 노래가 참 좋더라. 투자자들이 영어 제목 정할 때 고민을 했는데 두 선배들 얼굴 위에 ‘아이돌’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이수진 감독)”

▲ 중년의 아이돌인데 잘생김을 많이 포기했더라. 이번 작품을 하면서 우려는 없나?

“‘불한당’에서 어렵게 펴놨는데 많이 구겨졌다. 그래도 예쁘게 봐주시길 바란다(설경구)”
“난 그렇게 구겨진 것 같지 않았다. 처음에 설경구가 탈색한다고 했을 때 좋아했다. 6개월간 하는지 모르고 고생을 많이 했다(이수진 감독)”

▲ 캐릭터가 자식 때문에 고민하는 정치인이 떠오르기도 한다. 차별화를 위해 노려한 것은?

“비겁한 인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했다. 살아남는다는 목표를 완성하는 비겁한 인물을 하고 싶었다. 언젠가 그런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한 구명회가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는 비겁한 인물이다. 산다는 게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걸 이 영화에서 봐줬으면 좋겠다(한석규)”

▲ 보통 정치물을 하면 대통령, 시장 같은 큰 인물을 그리는데 도의원을 그린 이유는?

“구명회가 치밀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이 악인인가 생각했을 때 우리와 다른게 없다고 생각했다. 명회가 갖고 있는 영향력이나 인지도는 그 이상인데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해 올라가려고 하는 걸 그렸다(이수진 감독)”

▲ 련화를 조선족으로 설정한 이유는?

“련화가 조선족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 련화는 중식 때문에 만들어진 캐릭터다. 사실 조선족이나 외국에서 한국으로 결혼을 하러 오는 분들을 총괄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예전에 이국땅까지 와서 가슴아픈 사고를 당한 이주민에 대한 이야기가 각인됐다. 그 감정이 련화라는 캐릭터를 무섭게 만드는데 작용했다(이수진 감독)”

▲ 구명회를 맡을 배우가 왜 한석규였나?

“여기있는 세 배우를 굉장히 좋아한다. 함께하기 전부터 팬이었다. 제일 먼저 섭외가 된 게 한석규 배우다. 한석규가 너무나 하고 싶어 했다. 저 캐릭터를 좋아했다(이수진 감독)”
“나에게 이렇게 시나리오를 줬고 선택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했다(한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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