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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이백] 기부 위한 예능 ‘커피프렌즈’ 前 ‘무한도전’이 닦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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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방송가에서 ‘기부’라는 소재를 활용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구조는 최근 방송한 SBS ‘집사부일체’처럼 봉사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MBC ‘나 혼자 산다’처럼 방송 굿즈를 판매한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식이다. 앞서서도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갑자기 히어로즈’ 등도 기부에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퍼네이션(Funation, 재미와 기부의 합성어)’과 예능을 결합한 tvN 예능프로그램 ‘커피프렌즈’다. 이 방송은 배우 유연석과 손호준이 지난해부터 진행한 동명의 기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프로젝트의 캐치프레이즈는 ‘기부 한 잔의 여유 함께 하실래요?’다. 유연석과 손호준은 9개월 동안 직접 만든 음료를 시민들에게 판매하고 그 수익금 1628만3000원을 기부했다. 시민들은 자유롭게 음료 값을 지불하며 자연스럽게 기부에 동참할 수 있었다.

‘커피프렌즈’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바뀐 기부 트렌드인 ‘퍼네이션’을 방송의 영향력을 통해 널리 알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퍼네이션’ 자체도 기부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기 위한 움직임인데, ‘커피프렌즈’는 여기에 방송의 힘과 예능이라는 포맷을 더해 착한 힘을 증폭시켰다.

이는 MBC ‘무한도전’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발걸음을 떠올리게 만든다. ‘무한도전’은 꾸준히 기부를 실천한 대표 프로그램이다. 방송 시작부터 종영까지 이들이 기부한 금액만 63억 원. ‘무한도전’의 행보가 더욱 의미 있었던 이유는 ‘퍼네이션’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전부터 기부에 익숙해질 수 있는 계기들을 지속적으로 던져왔기 때문이다. 시청자들과 함께 특집과 관련한 성과를 만들고 그를 금전적인 가치로 전환해 기부를 하는 방식을 택해 재미와 가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그 결과 현재 ‘무한도전’은 모습을 감췄지만 그들의 가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커피프렌즈’의 형식이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도 ‘무한도전’이 펼쳐 놓은 길의 연장선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 ‘무한도전’이 남긴 뜻 깊은 기부의 행적들을 돌아보며 방송의 선한 영향력의 시너지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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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제공)



■ 벼농사 특집 : 1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기부의 진정성

‘무한도전’은 2009년 10월17일부터 31일까지 3주간 벼농사 특집을 내보냈다. 멤버들이 직접 논에 벼를 심고 기르고 추수까지 하며 벼농사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벼 추수를 하는 날에는 에픽하이, 카라, 김범, 바다, 박정아, 박재범 등이 멤버들과 함께했다. 그렇게 거둔 쌀은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였다.

이 특집이 특별한 이유는 방송이 나간 횟수는 3회이지만 멤버들이 노력한 기간은 농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1년이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우리 쌀 소비를 촉진하자는 취지에 이어 지속적인 땀의 결실로 기부 물품을 만들어냈다. 멤버들이 보여준 사계절은 기부가 지닌 진정성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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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제공)



■ 엑스포 개최: 예능과 기부의 기본적인 컬래버

‘무한도전’은 2015년 10년간의 발자취를 엑스포를 통해 돌아봤다.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엑스포는 ‘예능’으로서 ‘무한도전’을 위한 공간이었다. ‘전철 대 인간 달리기 시합’ ‘조정’ ‘명수는 12살’ ‘쉼표’ 등 그간의 특집을 재현한 공간이 마련됐다. 관람료는 1000원. 이 관람료는 전액 기부됐다.

이런 행사는 기부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가진 팬덤과 그 영향력을 활용해 좋은 일까지 나설 수 있는 좋은 예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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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제공)



■ 위대한 유산 특집: 주변까지 아우른 깊은 의미의 기부

‘위대한 유산’ 특집은 2016년 역사와 힙합을 컬래버레이션한 프로젝트다. 멤버들과 래퍼들이 짝을 이뤄 역사에 관한 주제로 랩을 만드는 내용이다. 멤버들은 설민석 강사의 역사 강의를 듣고 공부를 했다. 그 뒤 랩을 만들어 공연을 펼쳤다. 이 공연에는 넬의 김종완, 혁오 밴드의 오혁, 매드클라운, 이하이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기부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이 곡들을 음원으로 발표했고 그로 인한 수익은 모두 기부했다. 이로써 ‘무한도전’은 어렵게만 다가오는 우리나라 역사와 가장 트렌디한 대중문화, 음원을 소비하며 기부에 참여했다는 참여의식까지 훌륭한 조화 속에 3박자를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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