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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PMC: 더벙커’ 개연성이 없다?…하정우의 변(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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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사진=CJ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요즘 생각이 많아요. 잘 돼야 하는데…”

한 동안 영화 흥행에 대한 공약을 안 걸었던 하정우다. 말 한 마디로 국토대장정도 했을 정도니 공약을 내거는 자체가 조심스러울 만하다. 그런 하정우가 ‘PMC: 더 벙커’에는 공약을 걸었다. 그만큼 ‘PMC: 더 벙커’는 하정우에게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PMC: 더 벙커’는 글로벌 군사기업(PMC:Private Military Company)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지하 30M 비밀 벙커 작전에 투입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하정우가 만든 영화사 퍼펙트스톰필름에서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기존의 영화와는 결이 다른 체험형에 가까운 영화다 보니 하정우 역시 관객들의 반응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 영화 본 배우들끼리 반응은 어땠어요?

“괜찮아요. 영화를 보고 나면 항상 겪는 일이고 매번 걱정이 앞서는 것 같아요. 이번엔 관객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을 수 있는 작품이죠. 미국 대선 문제, CIA 등 세팅이 낯설 수 있고요. 기존 한국 영화 기준으로 보면 낯설고 저항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쉽게 접근해서 몸을 맡기면 그만한 미덕이 있지 않나 싶어요”

▲ 마치 게임같은 작품인데 평소 게임을 즐겨 하나요?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비디오게임 시대인데도 안했어요. 영화 이야기를 조금 부연설명 하자면 영화의 개연성을 언급하는데 사실 게임 세계는 아예 개연성이 없거든요. 서사가 짙은 영화를 기준으로 보면 개연성이 부족한 건 맞아요. 근데 그것에 포커스를 두는 게 아니라 에이헵을 따라가고 탈출하고 체험하는 영화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생사를 오고 가는데 현기증이 오는건 당연하죠(웃음)”

▲ 보여지는 부분도 신경을 쓴 것 같아요

“사설 군인이라서 두발 자유화죠(웃음). 투블럭컷은 헤어팀에서 ‘퓨리’의 브레드 피트를 모델링하지 않았나 싶어요. 의상은 기능적 측면을 고려한 게 아닌가 싶고요. 사실 문신의 연결성은 없어요. 에이헵이 작전을 끝내고 훈장처럼 새겨 넣은 것으로 설정했어요”

▲ 거의 영어 대사에요. 리액션까지 신경을 써야 했을 것 같아요

“외우는 수밖에 없었어요. 상대방 대사까지 다 외워서 한 거예요. 한국말이 아니니까요. 특별한 건 없어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자기화 했어요”

▲ ‘더 테러 라이브’ 때 함께 하고 김병우 감독과 두 번째 만남인데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나요?

“‘더 테러 라이브’ 끝나고 이 작품을 함께 하기로 하고 5년의 시간이 흘렀네요. 그때 경험과 시간이 좋은 신뢰하는 관계가 된 것 같아요. 난 굉장히 문과 스타일인데 감독님은 이과 스타일이에요. 문이과의 컬래버레이션이 이뤄졌어요(웃음). 모든 걸 수치화 하고 그래프나 숫자로 보는 걸 좋아해요 심지어 감정의 수치까지 그래프로 그려놨어요. 문과 스타일은 수치화 될 수 없는 감정의 표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수치화 하지 않고 채워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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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테러 라이브’도 그렇고 ‘터널’에 ‘PMC: 더 벙커’까지 관객들은 하정우가 고생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더 테러 라이브’ ‘터널’은 그 안에 갇혀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생동감이 있는 리액션이 있어요. 이번엔 영어 대사라서 한 번 필터링을 거쳐야 하죠. 생동감 있는 순간을 얻어내는 게 어렵더라고요. 짐작을 해서 이런 경우의 수가 있겠다 싶었어요”

▲ 에이헵은 딜레마에 처한 인물인데 배우 생활 하면서 그런 순간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일상생활을 하면서 그럴싸한 건 없네요. 그냥 술을 마실까 말까, 그 자리에 나갈까 말까 정도?(웃음) 요즘은 홍보를 같이 하니까 자주 마시는데 (이)선균이 형은 처음엔 몸을 사려요. 한 잔만 하고 들어가라고 하면서 난 일찍 들어가고 형은 끝까지 남아서 마시죠(웃음)”

▲ 에이헵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데 하정우도 트라우마나 핸디캡이 있나요?

“누구나 마음 속에 있지 않나. 고소공포증은 있어요. 놀이기구도 못 타고. 촬영할 때 어금니 꽉 깨물고 해요. 이번에 낙하산 장면도 와이어 타고 어마어마한 연기 도전을 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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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작품을 하고 있는데 로맨스도 들어오나요?

“할 의향은 있는데 아예 없었어요. 절대 피하는 게 아니에요. 그런 기획들이 많이 없잖아요. 로맨스는 대부분 TV 드라마에서 소화를 하고 있잖아요. 그러려면 TV에 나와야죠. 그게 영화에선 가능할까 싶어요. 러브라인 하나 가지고 영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겠죠. 복합장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제 누구 좀 만났으면 좋겠어요. 작품에서도 늘 기러기 스타일로 나와서 항상 홀로 떨어져 있어요(웃음)”

▲ 감독도 하고 있으니까 다음 연출작이 궁금한데?

“일단 시나리오를 개발해서 나온 상황이에요. 가제로 ‘서울타임즈’라고 정해놨어요. 근데 그걸 언제하게 될까 생각해요. 배우로서 작품을 소화하고 나면 2~3년 뒤에나 가능하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잘 풀 수 있는 감독에게 주는 것도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요즘 유투버들이 재기발랄한데 장삐쭈라는 친구가 완전 내스타일이에요. 시나리오 작가로 쓰고 싶을 정도에요. 요즘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진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SNS를 안 하니까 어떻게 세상이 바뀌고 진화되고 어떤 콘텐츠를 이야기할 지가 궁금해요. 10~20대가 바라고 좋아하는 걸 어른들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 영화도 잘 되지만 이번에 책도 베스트셀러가 됐어요. 이렇게 바쁜데 책을 쓸 시간이 있었어요?

“2010년에 ‘느낌있다’ 작업을 하면서 의미가 깊었고 앞으로 5년 뒤에 나의 삶을 정리하는 책을 내야지 생각을 했어요. 작년에 ‘PMC: 더 벙커’ 끝나고 ‘클로젯’을 찍기 전에 10달을 쉬었거든요. 그냥 놀기만 하면 심심한데 그 때 책 생각이 났어요.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다가 일상에서 내가 제일 많이 하고 좋아하는 걸 생각해보니 ‘걷기’더라고요. 그래서 걷기에 대해 절반 이상 채운 책이 나왔죠. (오늘은 얼마나 걸었나요) 오늘은 6000보밖에 못 걸었네요. 만보 채우면 잘 채우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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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쉴 때 가만히 못 있는 스타일인가봐요

“바쁘거나 부산스럽진 않은데 안 하는 게 몇 개 있어요. 가만히 앉아서 TV를 보는 거요. 그렇게 휴식을 취하는 패턴이 아니에요. 나는 움직이면서 동적인 게 휴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리 아침에 피곤해도 국과 찌개는 꼭 만들어서 먹고요. 얼마 전에 에어프라이어 샀는데 요즘 소확행입니다”

▲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PMC: 더 벙커’는 온전히 사운드와 영상미를 즐겨야 하는 영화에요. 그래야 쭉 따라갈 수 있는 영화거든요. 새로운 체험이다 보니까 마음을 열어놓고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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