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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이 장면] ‘죽어도 좋아’ 강지환 ‘난 놈’의 3단 변화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장면이 모여 드라마를 만든다. 인물의 삶을 보여주는 상황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대사도 모두 장면에 담긴다. 이에 작품 속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장면을 포착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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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화면 캡처)



■ 장면 읽기

진상: 저는 이 자리에 저희 MW치킨을 칭찬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앵커: 뭘 칭찬하신다는 말씀이시죠?
진상: 사회적 약자인 직원들의 처우에 대해서입니다. 감정노동자인 매장 직원들에 이어서 바로 계약직 직원들이죠. 제가 준비한 게 있는데 먼저 들어보시죠

(녹음기 내용이 흘러나온다)

인사팀장 윤동찬: 2018년에 2년 계약 기간 만료되면 19년엔 무기계약직으로 자동전환되게 할 겁니다. 상황 봐서 가능하면 정규직도 고려하고.
계약직: 방금 그 말씀 계약서에 반영은 안 되나요?
인사팀장 윤동찬: 아이 참. 뭘 걱정해. MW푸드 전체라인에 걸친 건데, 약속한다니까.

진상: 계약직 직원 면접 때 대화를 녹음한 겁니다. MW푸드 전체 계열사의 계약직들은 올 연말로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기로 약속되어 있습니다.

■ 오늘의 장면

작품 제목: KBS2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
방송 일자: 2018년 12월 12일 (21회)
상황 설명: 비정규직 근로자의 설움이 담긴 녹음기를 들고 방송국을 찾아간 백진상(강지환)은 MW치킨의 칭찬을 하며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강인한(인교진) 사장의 뒷통수 치기, 회사 이미지 상승까지 일타삼피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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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화면 캡처)



■ 그래, 이 장면

앞서 MW치킨은 계약직에게 한 약속을 어기고 모두 계약만료 통보를 한 상태다. 녹음기에는 약속 불이행에 대한 증거가 들어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강인한 사장도, 윤동찬(조한철)도, 이루다(백진희)도, 다른 팀원들도 백진상이 이를 폭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백진상은 이를 똑똑하게 활용했다. 백진상은 녹음기 내용을 MW치킨이 이렇게까지 계약직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로 활용했다. 그러면서 강인한 사장에게 전화까지 걸어 본인 입으로 “정규직 전환한다”는 말까지 이끌어냈다. 대외적인 이미지 앞에서 백진상이 원하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던 강인한은 절규했다. 이를 통해 계약직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백진상의 복수에도 회사 주가는 치솟았다. 이를 본 회장은 백진상에 “난 놈이다”란 말을 던진다.

원리원칙을 강조하고 FM대로 일처리를 하는 백진상다운 대처법이다. 이런 방식은 비록 융통성 없는 과정을 불러올 때도 있지만 동시에 까탈스러운 백진상이 마냥 밉지 않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빈틈을 파고드는 게 어떤 꼼수나 비도덕적인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깔끔한 통쾌함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백진상은 사사로운 욕심으로 일을 벌이지 않는다. 이는 아무리 회사 이미지가 좋아져도 자신의 사익이 없으면 불같이 화를 내는 강인한 사장의 성격과 극명하게 대비돼 도드라진다.

백진상의 영리한 방식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이루다가 회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도적으로 인사평가를 조작한 것과 관련한 대외비 공문을 뿌렸을 당시 백진상은 이루다를 돕지 않을 것처럼 하다가 결국 공문에 담긴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MW치킨 매장 매니저로 좌천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백진상은 수익을 두 배 끌어 올리라는 유시백(박솔미)의 지시에 아무 조건 없이 수익만이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더니 원플러스원 등 각종 파격행사를 통해 단기간 높은 수익을 창출해냈고 ‘이건 순수익이 아니라’는 유시백의 말에 “분명 아무 조건 없이라고 하지 않았냐”고 대응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방송출연 사건은 백진상의 3단 변화를 나타내기도 한다. 백진상은 공문 사건 당시 아무 뜻 없이 본인이 옳다고 생각한 길을 따랐다. 공감능력이 없던 성격에 변화가 생길 쯤 MW치킨 매장에서는 자신도 회사로 복귀하고 점주도 살리기 위해 묘책을 생각해냈다. 그러다가 이제 완전히 생각의 틀이 바뀌었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이루다를 위해 일을 벌였다. 백진상이 시원한 반전을 선사한 장면은 백진상이 타인의 감정을 생각할 수 있게 된 변화를 직접적으로 보여줬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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