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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타이거JK “마지막 활동? 이제부터 진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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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필굿뮤직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아이러니하게도 타이거JK는 드렁큰타이거 정규 10집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 ‘드렁큰타이거 X : 리버스 오브 타이거JK(Drunken Tiger X : Rebirth Of Tiger JK)를 내면서 다시 시작하는 기분을 느꼈다. 잊고 있던 드렁큰타이거로서 영향력과 가치를 다시 떠올렸다. 마지막 활동을 앞두고 있는 지금 타이거JK는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 걸까.

▲ 이번 앨범을 내면서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고요

“이번 앨범이 나오고 난 뒤 팬들의 반응을 보니 감동이었어요. 드렁큰타이거 음악이 팬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됐죠. 그 당시 음악을 할 때만 해도 난 비주류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잖아요. 이렇게 힙합이 큰 문화가 될 줄 모르고 뛰어들었죠. 그런데 팬 분들이 혼자라고 느꼈을 당시 드렁큰타이거의 음악 덕분에 잘 살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사회에 적응 못 하고 나쁜 길로 갈 수 있었던 이들이 우리의 음악을 통해 고통 속에서 멋을 찾게 된 거죠. 그 당시 이런 음악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그 분들도 좀 특이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웃음) 실제로 팬 분들 중 예술가, 작가, PD 등이 된 분들도 많더라고요”

▲ 이렇게 드렁큰타이거로서 힘을 확인했는데 ‘마지막’ 앨범을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Mnet ‘쇼미더머니’에 나갈 당시 ‘마지막’이라는 장치를 넣어야 우리의 음악이 옛 것처럼 비춰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 와 닿았어요. 예술에 룰이 있다고 하면 웃기지만 지켜야 할 것들이 있긴 하거든요. 박자를 맞춘다거나 운율이 있어야 한다든가. 그런데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이렇게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선배들이 방송에서 욕을 먹는 걸 봤어요.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고민이 없어지는 흐름이 안타까웠죠. 누가 유행하는 거 하면 다 따라하는 흐름도 그렇고요. 그런 걸 지적하면 '꼰대' 취급을 받더라고요. 드렁큰타이거는 팬들한테 좋은 추억인데 그런 방송 속 모습처럼 쿨하지 않게 남는 건 원치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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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필굿뮤직 제공)



▲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흘러가는 요즘의 힙합 문화에 씁쓸했을 것 같아요.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가 만들어져서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쇼미더머니’ 덕분에 힙합 시장이 커졌고 힙합하는 사람들이 돈도 잘 벌게 됐고 아이들의 꿈도 됐어요. 하지만 여론의 많은 이들은 ‘랩’의 팬이지 ‘힙합’의 팬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랩 팬들이 말하는 것들이 전체를 대변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그 일부의 여론이 문화가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내가 큰 형 캐릭터로 자리 잡고 뜬금없는 포인트에서 훈계하고 또 다시 돌변하는 것처럼 방송에 나가고... 한때는 내가 이런 현상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도 했어요. 방송에 나간 게 상처가 됐고요. 내가 방송의 특성을 더 이해하고 출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내 잘못도 있죠. 결론적으로는 이런 것들을 다 씻어내고 싶었어요. 마지막 앨범 발매가 1년 정도 미뤄진 이유죠”

▲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힙합에 대해 더 멀리, 넓게 바라보겠다는 의지로 비춰져요. 이번 앨범은 드렁큰타이거로서 마지막 활동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시작이겠네요

“예전에는 정말 치열했고 배고팠고 힘들었고 장애물이 많았거든요. 들어보지도 못 한 음악을 들고 와서 ‘힙합’이라고 하니까 얼마나 모험할 게 많았겠어요. 지금이야 개사한 랩으로 광고도 찍는 시대지만 그 때만 해도 ‘랩이란 건 이런 거고요, 힙합은 이런 문화고요’ 하고 다 설명을 한 뒤 음악을 들려줘야 했어요. 무대의상을 안 챙겨가고 입던 그대로 무대 위에 올라가려고 해서 혼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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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필굿뮤직 제공)



▲ 타이거JK는 기존의 물살에 휩쓸리지 않았죠. 일부러 민소매에 슬리퍼를 신고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고요

“나만의 소심한 시위였어요. (웃음) 이번에도 앨범을 만들고 나서 일주일 안에 홍보를 마치는 것에 대한 시위를 하고 싶었어요. 하나의 축제처럼 긴 활동을 펼칠 거거든요. 예전에는 홍보도 길게 하고 후속곡, 3속곡 활동까지 하고 그랬는데.. 물론 지금 시대와도 발 맞추긴 해야죠. ‘SNS에 홍보 글을 올려야겠다’ ‘이번 활동에 대한 마케팅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걸’ 이런 생각들도 했어요. 좋은 활동으로 대중과 만나고 싶은 마음이에요”

▲ 자부심을 차곡차곡 쌓아온 연륜이 묻어나요. 또 많은 것을 알면 알수록 조심스러운 것들도 늘어난다는 연륜의 이면 또한 느껴지고요

“나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다만 세월이 지날수록 ‘내가 모르고 있는 게 많구나’라는 걸 더욱 느끼죠. 그래서 좀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말이나 가사 등 표현도 쉽게 못 하게 됐어요”

▲ 그래도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이끌어온 타이거JK, 그리고 그것을 지지해준 힙합 마니아들이 현 시대에 남긴 것들은 여전히 분명해요.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길을 걸을 타이거JK가 기대되는 이유죠. 첫 걸음을 뗀 심경은 어떨까요

“(윤)미래가 마지막으로 내 앨범을 모니터링해주는데 아웃트로까지 듣더니 울더라고요. 그 모습만으로도 어떤 심경인지가 다 드러났어요. 팬들도 앨범을 들으며 울었다던 포인트가 비슷한 걸 보면 우리의 마음은 다 통하는구나 싶어요. 어떤 팬 분들은 내가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봐 ‘괜찮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을 해주기도 해요. 그런데 나는 진짜 이제 시작이에요.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 설레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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