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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남지현 “‘백일의 낭군님’ 성공은 노력의 보상, 이제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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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백일의 낭군님' 홍심 역을 연기한 배우 남지현.(사진=매니지먼트숲)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여유를 갖되 안주하지 않고, 작은 일에도 고마움을 느끼지만 스스로에 한해 쉽게 만족하지 않는다. 배우 남지현의 얘기다.

남지현이 또 해냈다. 그가 주인공 홍심(이서) 역을 맡아 열연한 tvN ‘백일의 낭군님’이 지난달 최종회 시청률 14.4%로 자체 최고치를 경신하며 종영했다. 이는 tvN 역대 월화극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기도 하다. 이로써 MBC ‘쇼핑왕 루이’(2016)부터 SBS ‘수상한 파트너’(2017)를 거쳐 ‘백일의 낭군님’에 이르기까지 연달아 히트에 성공한 남지현이다. 소감을 물으니 “기대 이상의 사랑을 얻어 행복하다”면서 뿌듯함과 초연함이 동시에 묻어나는 답을 내놨다. “작품이 잘 되는 건 열심히 작업한 것에 대한 보상이고요. 끝났으니 이제 다시 시작이죠”

▲ ‘백일의 낭군님’까지 성인이 된 뒤 출연한 작품 모두 흥행에 성공했어요. 이제는 남지현이라는 배우의 안목에 신뢰가 가네요

“하하. 내가 작품을 처음 보고 생각했던 의도 그대로 시청자들이 받아들여주신 덕분입니다. 또 대본을 나 혼자만 보는 게 아니어서요. 작품 선택에 앞서 회사는 물론 연기 선생님의 의견도 꼭 듣거든요. 그들의 안목이 모두 더해진 결과이죠. 같은 목표를 갖고 작업한 게 잘 풀리니 스스로 운이 좋다는 생각도 들고 뿌듯하기도 하네요. 특히 ‘백일의 낭군님’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을 받아 팀 자체가 많이 놀랐어요. 얼떨떨한 행복감이랄까요?”

▲ tvN 역대 월화극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tvN 월화극이 고전 중인 상태였고, 경쟁작들도 워낙 쟁쟁해서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매주 시청률이 1%씩 올라가는 거예요. 단체 채팅방이 난리였죠. 우리끼리 ‘너무 고맙다’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인기 비결은 빠른 전개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였던 것 같아요”

▲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대학 생활을 했는데 ‘백일의 낭군님’ 인기를 크게 실감했나요?

“‘백일의 낭군님’이 사전제작 드라마여서 제작발표회 끝나고부터 바로 학교에 다닐 수 있었어요. 친구들이 ‘학교 나오네?’ 하더라고요. 원래 작품 활동하면 못 나오는 걸 알고 있거든요. ‘신선한 것 같다’면서 ‘방송 편하게 보겠다’고 해줬어요. 친구들은 내 출연작을 봐도 본다고 말을 잘 안해줘요(웃음) 가끔 그렇게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이랑 일하면 어떤 느낌이냐고 묻는 정도? 하하. 이번에는 오히려 부모님을 통해 작품 인기를 체감했어요. 부모님의 지인들, 또 그 지인들의 자녀들이 ‘백일의 낭군님’을 엄청 좋아했다더라고요”

▲ 사전제작 드라마에는 처음 출연했는데 어땠나요?

“원래 촬영 중에 방송을 모니터하면서 목소리 톤이나 말투, 행동 등을 조율하는 편이거든요. ‘백일의 낭군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어서 내놓는 건 처음이라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도 느꼈죠. 생각 이상으로 어렵더라고요. 좀 더 세밀하게 연기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사전제작 드라마에 또 출연하게 된다면 어떤 점을 신경써야 할지를 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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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니지먼트숲)



▲ 팩션사극이라 연기의 톤이나 사투리 말투를 설정하는 게 어려웠을 법도 한데요

“송주현 식구들 모두가 사투리를 쓰는지라 작가님에게 물었어요. 어느 지역 사투리를 써야 하느냐고요. 작가님이 ‘가상의 마을이니 지역에 얽매이지 말고 가볍게 생각하라’기에 ‘그래도 어느 지역에 가까울까요?’ 다시 물었죠(웃음). 작가님은 송주현을 충청도와 전라도 사이의 지역으로 생각했대요. 작가님의 생각을 반영해서 톤을 잡았고요. 홍심이가 만나는 사람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서 사투리와 표준어를 오가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 구분이 헷갈릴 때는 작가님에게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나는 ‘백일의 낭군님’과 홍심이가 종합선물세트 같다고 생각해요. 로맨스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가 들어갔잖아요. 좋지만은 않았던 첫 만남 이후 점점 사랑을 느끼고, 풋풋하게 사랑할 때 비극을 맞는 연인의 이야기는 미니시리즈, 특히 사극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데 ‘백일의 낭군님’은 달랐죠. 그래서 ‘쇼핑왕 루이’나 ‘수상한 파트너’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보다 기존에 해온 것들을 집대성해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홍심 역을 연기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나요?

“후반부에 홍심이가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그려내는 데 신경썼어요. 로맨틱 코미디로 시작했지만 뒤로 갈수록 정통 멜로의 분위기가 느껴지도록요. 또 홍심이가 원득이와 억지로 헤어진 뒤에도 계속 상대를 그리워하고, 또 다시 만나게 됐을 때 직진하는 모습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그려낼지 고민했어요”

▲ 홍심은 자신과 닮은 캐릭터였나요?

“비슷한 면이 많은데 홍심이가 좀 더 당차요. 홍심이는 용감해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예의 차려서 꼭 하죠. 상대가 높은 사람이라고 해서 기죽지 않아요. 그게 참 큰 용기거든요. 나도 할 말은 하는 편이지만 상황에 맞춰서 움직이거든요. 가장 닮은 점은 감성보다 이성이 앞선다는 것이었어요. 후반부로 가면서 사건이 휘몰아치다 보니까 홍심이의 감정을 한계치까지 끌어 올려야 하는 장면이 많았거든요. 그 속에서도 홍심이는 감정에 치우쳐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더 올바른지 자기 가치관에 따라 선택했죠. 결단을 내리면 바로 행동에 옮기고요. 아마 내가 홍심에에게 공감하지 않았다면 표현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 상대 역의 도경수는 미니시리즈 주연을 처음 맡은 것이었는데, 선배로서 본인이 현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습니까?

“성인 연기를 하게 된 스무살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4년 차예요. 그렇게 따지면 둘이 비슷해요(웃음). 또 도경수 씨는 (배우로 활동한) 짧은 기간 동안 큰 작품을 해본 경험이 많고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 한 명이 리드한다기 보다 각자 좀 더 잘하는 것들이 있었어요. 이를 테면 나는 원체 목소리가 높거든요. 홍심이 자체도 통통 튀는 캐릭터였고요. 반면 경수 오빠는 목소리 자체가 사극에 잘 어울리다 보니 안정감이 생겼죠. 반대로 나는 현장 경험이 더 많다 보니 (도경수가) 스케줄이 바쁠 때 힘을 북돋아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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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니지먼트숲)



▲ 이전의 인터뷰에서 “눈물 흘리는 장면이 무섭다”는 말을 했는데요

“홍심이도 많이 울었죠(웃음) 다행히 이번에는 걱정한 것보다는 (연기가) 잘 됐어요. 워낙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았으니까요. 홍심이의 처지가 벼랑 끝에 내몰리다 보니 왜 울 수밖에 없는지 이해됐고, 눈물 연기에 대한 부담도 덜했습니다”

▲ ‘젊은 배우의 기근’이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옵니다. 그 중심에 선 연기자로서 고민하는 바가 있다면요?

“20대 배우들에게 주어진 공통된 과제일 것 같은데요.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어요. 그 안에서 강점은 더 단단히 만들고 약점은 극복하는 거죠. 지금은 여러 작품에 출연하면서, 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면서 그것들을 깨우치는 중인데요. 때문에 20대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시기를 거쳐야 30~40대가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지잖아요. 지금은 그냥 치열하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오래 배우로 일할 건데 도태되고 싶지 않으니까요”

▲ 지금, 스물넷의 배우 남지현은 어떤 색깔을 갖고 있나요?

“앞으로 또 바뀌겠지만, 지금 생각하기로는 에너지요. 연기 속에 묻어나는 분위기나 힘이 화면을 뚫고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느낌이 있잖아요. 나의 경우 그 느낌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달이 되는 것 같아요. 소중한 강점이죠”

▲ 지금 대중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본다고 생각하나요?

“똑부러지고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 같아요. 물론 이게 완전히 만들어진, 거짓된 이미지는 아니에요. 실제의 나도 이왕이면 좋게 생각하려고 하고, 어느 정도는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있으니까요. 다만 내가 바라는 건 여기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대중이 봤을 때, 선과 악이 공존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 거죠”

▲ 작품 선택에 더 신중해지겠군요

“‘백일의 낭군님’이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주변에서 다들 물어봐요. ‘다음 작품 뭐할지 고민이겠다’고요. 정작 나는 부담이 없어요. ‘백일의 낭군님’은 ‘백일의 낭군님’이고, 차기작은 차기작이에요. 한 작품의 여파가 다음 작품에까지 미치지 않아요. 이번 작품이 잘 된 건 열심히 작업한 것에 대한 보상이고요. 끝났으니 이제 다시 시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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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니지먼트숲)



▲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나를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나는 나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는데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어찌 보면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따라가게 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래서 타인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시작이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거고요. 더구나 배우는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인생을 표현하다 보니까 문득 ‘내가 이런 인생을 연기해도 되는 건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어요. 배우라면 감당해야 하는 지점입니다.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동시에 나를 잘 지켜야 하는 모순이 발생하는 거죠. 모든 작업에 치열하게 임하는 이유입니다. 이걸 어느 정도 잘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커요. 그래서 계속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네요”

▲ 남지현의 치열함을 응원하는 팬들과 오는 25일 첫 만남을 가진다고요?

“팬미팅을 열어요!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였어요. 어릴 때부터 활동했는데 팬들을 만날 자리가 흔치 않았거든요. 벌써 기분이 너무 좋아요. 두 시간 동안 단독 MC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팬들에게 나를 1대1로 만나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요. 스포일러를 조금하자면 ‘담소회’라는 타이틀에 맞게 팬들의 참여가 필요한 코너가 몇 개 있어요. 함께해주세요(웃음)”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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