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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강남미인’ 곽동연, ‘열공’으로 얻은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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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연우영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곽동연(사진=FNC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곽동연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연기 모범생’이다.

곽동연은 작품에 임할 때마다 연기 선생님이 가르쳐준 ‘인물 성격 구축표’로 캐릭터를 예습하고, 연습생 때부터 써 온 ‘일지’를 통해 자신의 연기를 복습한다. 철저한 예·복습을 거쳐 실전에 임하는 덕분에 출연하는 작품마다 칭찬을 듣는다.

데뷔 후 처음 도전한 로코물이라는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하 강남미인)에서도 곽동연의 공부는 계속됐다. 곽동연은 인기 만점의 ‘훈남 선배’ 연우영 역을 맡았다. 극 중 대학 조교라는 설정이라 후배들을 아우르는 리더십과 자상한 성격을 연기해야 했다. 또 이 과정에서 여자 주인공 강미래(임수향)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는 것도 그에게 주어진 미션 중 하나였다. 곽동연은 우영이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분석하고 미래에게 하는 행동과 차이를 두는 식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곽동연의 ‘열공’은 성적으로 증명됐다. 첫 방송 시청률 2.9%로 출발한 ‘강남미인’은 최종회 시청률 5.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제공, 유료플랫폼 전국) 작품의 기록만 좋았던 게 아니다. ‘강남미인’ 종영 후 로코 남주로서의 곽동연을 보고싶다는 시청자들도 늘었다. 작품은 물론 배우 본인도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그러나 모범생들이 그렇듯 곽동연 역시 여기에 안주하지 않는다. 성장과 발전을 위해 지금보다 더 부지런해지겠다는 곽동연을 만났다.

▲ 작품마다 연기 일지를 작성한다고 들었어요

“연습생 때부터 해오던 습관이에요. 촬영한 당일에도 적고 방송을 모니터한 뒤에도 적죠. 지금 13~4권 정도 쌓였어요”

▲ ‘강남미인’ 촬영하면서도 작성했나요?

“그럼요. 예를 들면 내가 처음 등장한 2회의 장면을 보고는 이렇게 적었어요. 우영이 학생들의 화학실험을 도와주면서 미래(임수향)이 맞닥뜨리는 신이었는데요. (나보다) 경석(차은우)이와 미래의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사를 자연스럽게 치라는 주문을 받았어요. 그런데 막상 방송을 보니까 너무 후루룩 넘어간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 ‘이런 부분이 아쉬웠다’고 적는 거죠”

▲ 만족한 부분은요?

“‘강남미인’을 촬영하기 전에 연극을 경험해봤거든요. 덕분인지 그동안은 몰랐던 ‘감’이라는 게 조금 생겼어요. 물론 ‘강남미인’에서 100% 발휘하지는 못했지만(웃음) 절반의 성공이라고 봅니다”

▲ 실제 나이보다 연상의 캐릭터를 맡은 것에 부담감을 느끼진 않았나요?

“캐릭터와 비교했을 때 내가 살아온 기간이 짧잖아요. 그것 때문에 시청자들이 (내가) 부족하다고 느낄까봐 우려되는 건 있었어요. 그래도 그보다 중요한 건 인물의 특성, 인물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영이의 경우, 캐릭터가 추구하는 삶의 태도가 확실히 제시되어 있어서 준비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미래와 그 외의 타인을 대할 때, 사람 관계에서의 태도를 분리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지만 배려하고 싶은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달리 해야할까 고민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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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NC엔터테인먼트)



▲ 작품의 인기를 예상했습니까?

“다들 작품이 잘 되기를 바랐지만 (시청률) 수치를 예상하는 건 어려우니까요. 시청률보다는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하자는 분위기였어요. 2%대 시청률로 시작했으니 5%만 되어도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습니다(웃음)”

▲ ‘강남미인’은 외모지상주의를 꼬집는 작품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이어진 잘못된 관념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추구하는 외면의 아름다움도, 그것을 원하는 정도도 다 다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개인적인 영역을 타인이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는 분위기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강남미인’은 이 문제와 관련해 한 마디라도 더 던지고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작품이었죠. 대중문화예술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 작업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동시에 ‘강남미인’을 촬영하면서 우리 사회에 굉장히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나와 다른 타인을 만나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 이런 상호작용적인 관계가 스무살의 나이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요”

▲ 본인의 스무살은 어땠나요?

“나의 스무살도 늘 격동의 시기였어요. 굳게 믿고 있던 관념이나 상념이 무참히 깨지는 순간도 있었고요. 스스로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생각한 모습을 닮아가는 때도 있었죠. 변화하고 알아가고, 찾아가는 시기가 스무살이었던 것 같아요”

▲ ‘강남미인’을 통해 캠퍼스 라이프를 체험한 기분이 궁금합니다

“비슷한 목표를 갖고, 같은 것을 배우는 친구들 사이의 에너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실제로는 사이버대학에 진학했거든요. 일반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이유는 이미 현장에서 너무 많은 걸 배우고 있기 때문이에요. 연기 선생님에게 배우는 것도 많고요. 여기에 대학에서의 교육이 추가되면 혼란스러울 것 같았어요. 또 누가 배우로 활동하면서 대학 생활을 100% 소화할 수 있겠냐고 물으면 속시원히 대답할 수 없을 것 같았고요”

▲ 연기 레슨을 따로 받나요?

“데뷔 전에 맨 처음 연기를 가르쳐주신 배우 이용직 선생님께 배우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연기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내가 쓰는 연기법에 있어서 최상위 버전을 갖고 계신 분이에요. 그러면서도 ‘이건 이거다’라는 답을 내려주지 않으셔서 더 고마워요. 대신 나 스스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시죠. 덕분에 성장하고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존경하고 믿는 분이에요”

▲ 선생님에게 칭찬도 자주 듣습니까?

“아니요. 정말 가끔만 해주세요(웃음) 가장 최근에는… 얼마 전에 갑자기 ‘너 잘생겼다’고 해주셨어요. 하하. 연기에 대한 칭찬은 KBS2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과 ‘구르미 그린 달빛’이 끝나고서 ‘잘했다’고 해주셨어요. 이번에는 작품 끝나고 아직 찾아뵙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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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NC엔터테인먼트)



▲ 지난해 연극 ‘엘리펀트송’으로 무대에도 올랐죠?

“기회가 되면 꼭 다시하고 싶은 장르에요. 그런데 연극은 준비 기간을 포함해서 4~5개월 정도 할애해야 하거든요. 드라마 촬영과는 병행하기가 어려워요. 그래도 ‘엘리펀트송’이 다시 돌아온다면 어떻게든 꼭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물론이고요”

▲ 무대 연기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요?

“드라마 연기와는 확실히 달라요. 전달되는 방식부터 다르죠. 무대에서는 TV나 영화에서 화면이 전환되는 것과 같은 효과의 도움을 받을 수 없잖아요.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과 인사하는 것에서도 느끼는 바가 많았고요. 하루는 한 관객이 ‘오늘 마이클이 너무 외롭고 추워보였다’는 말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날 나도 연기하면서 느꼈었거든요. 그날의 내 감정을 관객이 같이 느꼈다고 하니까 너무 신기하고 고마웠어요”

▲ 함께 마이클 역을 맡았던 기존 배우들과 전혀 다른 느낌의 연기를 보여줬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여태 연기한 작품 중 ‘엘리펀트송’이 제일 어려웠어요. 작품 속 시대 배경과 마이클이라는 인물의 가정사를 함께 신경써야 했는데, 이게 현대사회의 기준으로는 100% 이해할 수 있는 감성이 아니라 해석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선생님이 알려주신 인물 성격 구축표라는 게 있어요. 작품마다 구축표에 따라서 캐릭터를 분석해요. 대본을 토대로 캐릭터의 내면과 외면을 유추하는 식으로요”

▲ 인물 성격 구축표부터 연기일지까지, 공부하듯이 연기에 임하고 있네요

“실전에서는 대본을 볼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니까요. 그 전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거치는 것 같아요. 연기일지도 같은 목적으로 작성하는 거고요”

▲ 예전에 쓴 연기일지를 다시 읽기도 하나요?

“그럼요. 볼 때마다 엄청 웃어요. 대체 얘는 얼마나 철부지였을까 싶어서요. 문장 자체가 입으로 내뱉는 말을 그대로 썼더라고요. ‘아, 오늘 너무 힘들다’ 이렇게요. 하하. 읽으면 재미있긴 한데 공개하는 건 안 될 것 같아요(웃음)”

▲ 지금은 어른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죠?

“주위에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 대개 연상이어서 그런가봐요. KBS ‘드라마 스페셜-사춘기 메들리’(2013)로 알게 된 윤박 형과 형의 대학 동기들과 자주 어울리거든요. 나이가 10살 차이 나는데 함께 대화하면 형들만이 갖고 있는 지혜를 공짜로 얻을 수 있어요(웃음)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요. 형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내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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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NC엔터테인먼트)



▲ 과거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에는 어느 정도 가까워졌나요?

“막연해서 꿈인 것 같아요. 하하. ‘좋다’는 의미도 각자 다르잖아요. 그래서 나 스스로 좋은 사람 혹은 배우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아요. 대신 어느 순간 예전의 나보다 덜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 보일 때가 있어요. 동시에 ‘역시 아직은 너무 부족하다’는 지점도 많고요. 앞으로도 부지런히 발전하고 성장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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