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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보고서] '여우각시별', 순조로운 시작…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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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여우각시별’이 동화 같은 따뜻한 감성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1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연출 신우철·극본 강은경)은 인천공항의 여객서비스처를 배경으로 특별한 비밀을 간직한 신입사원 이수연(이제훈)과 애틋한 사연을 가진 사고뭉치 1년차 한여름(채수빈)의 이야기를 그린다. 두 사람이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서로의 결핍과 상처를 보듬는 모습을 담을 예정. ‘여우각시별’은 ‘제빵왕 김탁구’ ‘가족끼리 왜이래’ ‘낭만닥터 김사부’ 등을 집필한 강은경 작가와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등을 연출한 신우철 PD가 ‘구가의 서’ 이후 5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또한 연기에 대한 신뢰도와 대중적 호감도가 높은 이제훈이 캐스팅돼 기대를 받아왔다. 그 기대에 부응하듯 첫 방송에서는 감각적인 영상미와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로 잔잔하지만 흡인력 있는 전개를 보여줬다. 다만 채수빈이 분한 한여름 캐릭터가 전형적인 ‘민폐 캐릭터’라는 지적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 아쉬움을 남겼다.

■ 스토리

인천공항 입사 1년차인 한여름은 상사와 동료들에게 ‘폭탄’ 취급을 당하다가 결국 부서 이동을 하게 된다. 한여름은 새 부서인 여객서비스처에서 인정받기 위해 의욕을 불태웠으나 첫날부터 지각하고 지시한 업무를 만족스럽게 처리하지 못해 혼나고 만다. 상사들의 꾸지람만으로도 서러운데 이수연과의 관계 역시 순탄치 못했다. 출근길에 소나기를 피하던 중 우연히 마주쳤던 한여름과 이수연. 알고 보니 이수연은 한여름과 같은 여객서비스처 사원이자 한여름의 입사 후배였다. 하지만 한여름은 곁을 내주지 않는 이수연의 태도가 못마땅했고 심지어 양서군(김지수)이 후배인 이수연을 자신의 사수로 붙여주자 더욱 불만을 갖게 됐다. 그런 가운데 공항에서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여객을 찾는 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한여름은 지난 실수들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여객을 찾아 나섰고, 위험할 수 있으니 2인1조로 움직이자는 이수연의 말을 무시한 채 홀로 여객을 쫓아가다가 사고를 당할 뻔했다. 그 순간 이수연이 나타나 한여름을 구해준다. 한여름은 그 상황에 기시감을 느끼는 동시에 공항 면접을 보던 날 크게 다칠 뻔했던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바로 이수연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 첫방 업&다운

UP: 일단 아름다운 영상미가 보는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잔잔하고 따뜻한 작품의 분위기를 오롯이 담아낸 영상이 극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특히 한여름과 이수연이 출근길 소나기를 피하던 중 우연히 만나는 장면은 싱그러운 느낌이 가득했다. 어둠이 내린 창밖 풍경을 배경으로 한여름과 이수연이 마주보는 장면 역시 서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남자 주인공을 맡은 이제훈의 연기도 시청자들을 극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감정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은 이수연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그려내는 이제훈의 열연이 돋보인 터. 이제훈의 깊이 있는 눈빛 연기와 차분한 목소리, 섬세한 감정 표현이 자칫 튈 수 있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고도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훈에 대한 호평은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졌다. 이수연이 타인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나 자석처럼 쇠붙이가 달라붙기도 하고 괴력을 발휘하게도 만드는 이수연의 오른팔에 대한 궁금증 역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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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방송화면)


DOWN:
여주인공이자 첫 회의 메인 화자였던 한여름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첫 방송에서 한여름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해 상사에게 혼나자 이수연 탓을 하고 자신의 사수가 된 이수연을 입사 후배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견제한다. 또한 자존심을 세우느라 주변의 도움을 거절해 오히려 일을 키우고 다른 사람들이 뒷수습을 하게 만든다. 조현병 환자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무시하고 단독 행동을 하다가 결국 이수연이 자신을 구하느라 다치게 만든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남주인공의 도움으로 성장해가는 여성 캐릭터라는 설정 자체가 진부한데다가 의욕만 앞서 스스로 해결하지도 못할 사고를 몰고 다니는 모습이 보는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를 예감한 듯 채수빈도 제작발표회 당시 “민폐 캐릭터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하는 한편 “누구나 다 실수를 하고 처음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서투르지 않나. 그런데 세상이 각박해져서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여름이 실수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실수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는 것.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한여름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을 가져야 한다. 극이 한여름의 성장과 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을지가 향후 전개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 시청자의 눈

두 주인공 이수연과 한여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제훈 너무 멋있다” “역시 믿고 보는 이제훈” “이제훈 연기 정말 잘한다” “이제훈 연기할 때 목소리가 사람을 몰입하게 만든다” 등 이제훈의 연기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극 중 이수연이 간직한 비밀에 대해 호기심을 나타내는 반응 역시 다수다. 반면 “한여름 너무 답답하다” “실제 회사에서 저렇게 행동하는 사원이 있을까?” “왜 하지 말라는 일을 계속 하면서 사고를 칠까” 등 채수빈이 연기하는 한여름 캐릭터에 대해서는 아쉬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 흥행 가능성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여우각시별’ 1~2회는 전국 가구 기준 각각 5.9%, 7.2%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1~2회가 기록한 5.7%, 7.1%보다 높은 수치다. 같은 날 첫 선을 보인 MBC 새 월화드라마 ‘배드파파’ 1~2회는 각각 3.1%, 3.7% 시청률을 보였고 KBS2 ‘러블리 호러블리’는 2.7%, 2.8% 시청률을 나타낸 바, ‘여우각시별’은 동시간대 1위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전작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잔잔하고 동화 같은 힐링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월화극 정상을 지켰다. ‘여우각시별’ 역시 유사한 분위기의 힐링로맨스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제훈의 호연도 시청자들이 쉽게 채널을 돌리지 못하게 만들 것으로 보여 민폐 캐릭터 논란만 극복한다면 무난히 월화극 왕좌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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