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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보고서] ‘손 the guest’ 공포 이상의 의미, 수위 조절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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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CN)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샤머니즘과 엑소시즘이 만나 단순한 공포, 그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냈다. OCN이 신설한 수목극 블록의 첫 번째 작품 ‘손 the guest’(극본 권소라 서재원, 연출 김홍선) 얘기다. 지난 12일 베일을 벗은 ‘손 the guest’는 악귀가 어둡고 약한 마음을 지닌 인간만을 골라 빙의한다는 설정으로 우리사회 극악무도한 혐오 범죄들을 새롭게 해석했다. 여기에 탄탄한 스토리와 세련된 연출, 주인공 김동욱을 필두로 아역부터 조연까지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가 어우러지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다만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상당수 삽입돼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 적절한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 스토리

‘손 the guest’의 주요 캐릭터는 세 명이다. 세습무 집안의 자손 윤화평(김동욱), 세상을 떠난 모친의 뒤를 이어 경찰이 된 강길영(정은채), 악령을 쫓는 구마 사제 최윤(김재욱)이다. ‘손 the guest’ 1회는 이들의 20년 전 과거 인연을 비중있게 다뤘다. 당시 화평은 악귀에 씌인 탓에 집안을 풍비박산 냈다. 모친과 조모가 화평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 것. 이 때문에 부친은 화평을 증오하며 폭력을 행사하기까지 했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구마 사제들은 화평이 가정학대 피해 아동이라고만 여겼다. 이 과정에서 화평의 악귀가 부제 최신부(윤종석)에게 옮아갔다. 악령에 사로잡힌 최신부는 자신에게 원치 않는 신학도의 길을 강요했던 부모를 죽이고 어린 동생마저 해치려 했다. 그 동생이 윤이었다. 같은 시각 윤의 집 근처에서 악령의 기운을 느낀 화평은 길을 지나던 길영의 모친(박효주)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덕분에 윤은 목숨을 구했으나 길영의 모친이 최신부에게 죽임 당했다. 화평·길영·윤이 기묘한 인연으로 얽힌 배경이다. 시간은 흘러 2018년, 구마사제가 된 김재욱은 악령을 찾아다니고 택시운전사가 된 화평과 경찰로 일하는 길영이 살인사건으로 재회했다.

■ 첫방 업&다운

UP:
이야기의 구성이 빈틈없이 탄탄하다. 어린 화평의 시점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길영, 윤의 사연과 연결고리를 갖기까지 과정이 매끄럽게 그려진 덕분에 성인이 된 캐릭터들의 우연한 재회에도 설득력이 생겼다. 악귀라는 비현실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으나 이를 인간 내면의 분노 감정에서 기인하는 ‘혐오 범죄’와 엮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여기에 감각적인 연출이 뒷받침되며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냈다. 카메라 구도와 조명, 음향 효과의 3박자가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의 공포심리를 자극했다. 연기 구멍 없는 배우 라인업도 ‘손 the guest’의 강점 중 하나다. 특히 극 초반 아역부터 조단역까지 빙의된 모습을 극적으로 소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이 가운데 단연 빛난 것은 김동욱의 존재감이다. 후반부 등장한 김동욱은 특유의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손 the guest’의 균형을 맞췄다. 그런가 하면 가족을 그리워 하는 화평의 심정은 담담하게 표현한 것에서도 김동욱의 내공이 느껴졌다. 과하지 않은 감정 연기가 오히려 시청자들의 마음에 더 와 닿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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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CN)



DOWN: ‘손 the guest’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장면의 수위다. 방송 시작부터 묻지마 살인 장면이 삽입돼 충격을 안겼다. 칼로 타인을 찌르거나 자신의 눈에 꽂는 장면도 나왔다. 흉기만 모자이크 처리된 채 실루엣은 여과없이 노출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손 the guest’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인 점을 고려했을 때 반드시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옥의 티도 있었다. 화평이 택시에 탑승한 취객을 쫓는 장면이다. 화평은 술에 취해 몸도 가누지 못하는 여자를 데리고 모텔로 가자는 남자 손님을 의심, “여자 분 오빠가 경찰”이라며 쫓아냈다. 문제는 이후 택시에서 내린 여자 손님이 “잘해보려고 했는데 왜 방해냐”고 화를 낸 것이다. 성폭력, 특히 음주 상태에서 일어나는 강제추행이나 성폭행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요즘 지극히 불편한 장면이었음은 물론 극의 흐름을 고려했을 때도 불필요했다.

■ 시청자의 눈

“공포영화보다 무섭다” “혼자서는 못 보겠다” “보는 내내 쫄깃하고 긴장됐다” 등 ‘손 the guest’ 작품 전반적인 분위기에 만족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김동욱에 대해서는 “연기 잘한다” “발음이 좋다” “김동욱이 등장하면 무서움이 덜해져서 보기 편안하다” 등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별다른 대사 없이 잠깐 등장한 김재욱에 대해서도 “사제복이 잘 어울린다” “김동욱과 만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 등 기대가 쏟아졌다. 반면 정은채에 대한 평가는 다소 박한 모양새다. “연기가 어색하다”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다” “화를 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등 혹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 흥행 가능성

13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손 the guest’ 1회는 유료플랫폼 기준, 전국 시청률 1.6%를 기록했다. OCN에서 처음 선보이는 수목극이라 비교할 전작이 없지만 높은 성적은 아니다. 같은 시간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 JTBC ‘한끼줍쇼’ 등 인기 예능의 벽을 넘지 못한 결과다. 장르 특성상 대중적인 흥행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으나 2회부터 김동욱과 김재욱의 만남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므로 시청률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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