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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잇 수다] ‘너도 인간이니?’ 서강준만은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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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드라마를 시청률로만 평가할 수는 없으나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KBS2 ‘너도 인간이니?’(극본 조정주, 연출 차영훈 윤종호)의 시청률 부진은 더욱 아쉽다. 배우 서강준이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 인생 연기를 펼치고 있는 이 드라마가 흥행 실패작으로만 기억될까봐서다.

1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17일) 방송한 ‘너도 인간이니’? 23회, 24회는 전국 시청률 4.4%, 5.4%를 각각 기록했다.(이하 동일 기준) 앞선 21회(4.4%), 22회(5.1%)와 같거나 소폭 상승했다. 경쟁작 MBC ‘검법남녀’와 SBS ‘기름진 멜로’가 17일 종영한 가운데 ‘너도 인간이니’는 여전히 월화극 꼴찌에 머물러 있다.

시청률은 제자리 걸음이지만 드라마의 전개에는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인간 남신(서강준)이 깨어나며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남신이 엄마 오로라(김성령)와 경호원 강소봉(공승연)을 두고 로봇 남신Ⅲ(서강준)에게 은근한 질투를 느낀 것. 반면 입력된 데이터 외에 감정은 느끼지 못해야 할 남신Ⅲ도 자신을 경계하는 남신에게서 미묘한 기운을 감지했다. 특히 24회 엔딩에서는 소봉을 붙잡은 남신의 손을 떼어내며 “너 저 사람에게서 떼어놔야겠다. 이런 게 질투냐”고 묻는 반전까지 선사했다.

이야기의 흐름만큼 흥미진진한 것은 1인 2역을 소화하는 서강준의 온도 차이다. 서강준은 같은 외피에 다른 내면을 지닌 인간과 로봇의 차이를 완벽히 다른 색깔로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먼저 남신Ⅲ일 때 서강준은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우리가 흔히 로봇 하면 떠올리는 딱딱한 말투나 부자연스러운 동작을 행하지 않는다. 기계적인 표현법에서 탈피한 것이다. 엄마에 대한 사랑과 기본 예의 범절이 입력된 남신Ⅲ은 때때로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로봇이다. 서강준은 이러한 남신Ⅲ의 특수성과 자신 특유의 부드러운 매력을 적절히 조화시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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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방송화면)



인간 남신일 때는 180도 돌변한다. 냉기 어린 눈빛과 타인에 대한 멸시가 깃든 말투를 장착, 말 그대로 딴 사람이 된다. 이는 남신이 남신Ⅲ과 한 장면에서 마주할 때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가 한 명의 배우라는 사실마저 잊게 만든다. ‘너도 인간이니?’ 애청자들 사이에서 ‘서강준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쏟아지는 이유다.

그러나 시청률이 안타깝다. 더욱이 그간 서강준의 주연작은 대부분 지지부진한 성적을 냈다. 2년 전 출연한 ‘안투라지’는 동명 미국드라마를 원작 삼아 당시 tvN의 최대 기대작으로 꼽혔으나 국내 정서를 반영하지 못해 최저 시청률 0.6%까지 떨어졌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그에 앞서 출연한 ‘치즈인더트랩’의 경우 시청률은 호성적을 거뒀으나 드라마의 전개가 원작 웹툰과 내내 비교당하며 혹평받았다. 여기에 ‘너도 인간이니’까지 저조한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세 작품의 공통점은 바로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치즈인더트랩’은 반 사전제작이었고 ‘안투라지’ ‘너도 인간이니?’는 100% 사전제작됐다. 시청자 반응에 따라 내용 수정이 불가능해 시청률 반등도 쉽지 않았다.

다만 서강준의 연기만큼은 빛났다는 점이 서강준의 가치를 높인다. ‘치즈인더트랩’에서는 털털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서브 앓이’를 유발했고 ‘안투라지’에서는 조진웅·박정민·이광수 등과 브로맨스 호흡으로 소소한 재미를 줬다. ‘너도 인간이니?’로는 데뷔 후 첫 1인 2역을 제대로 소화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처럼 서강준은 작품마다 다른 이미지와 발전한 연기를 보여줬다. 작품의 흥행 여부와는 별개 문제다. 그 덕분에 다소 아쉬운 성적표에도 서강준을 향한 대작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이 가운데 ‘너도 인간이니?’는 오는 23일부터는 MBC ‘사생결단 로맨스’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니다’ 등 신작들과 월화극에서 맞붙는다. 이를 기회삼아 신규 시청자를 유입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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