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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조영남 측 "유죄라면 앤디 워홀도 사기죄 해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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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가수 조영남 측이 선고공판을 앞두고 무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2부(이수영 부장판사)로 조영남의 대작 관련 사기 혐의에 관한 두 번째 항소심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은 조영남의 요구대로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피고인 심문이 진행됐다.

이날 조영남은 변호인 및 지인들과 함께 공판 시간에 맞춰 법정에 들어섰다. 조영남은 피고인석으로 향한 뒤 한참을 서서 재판장을 기다렸다. 이수영 부장판사는 이번 공판이 선고 재판 전 마지막 변론이 될 것이라 밝혔다.

검찰 측은 “본 사건은 피고인이 방송과 언론을 통해 자신은 화가라고 소개함에도 불구, 조교를 시켜 그림을 그린 것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그린 것처럼 그림을 팔았다. 그렇게 1억 8천만 원의 수익을 얻는 등 피해자들의 피해가 크다. 죄질이 불량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기망 행위 정도가 약하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들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은 점도 봐 달라”고 말했다.

PPT를 활용해 최후변론에 나선 조영남 측 변호인은 8개 항목을 들어 30여 분간 변론했다. “이 사건은 검찰 수사 초기부터 언론과 대중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지금까지 판례로 볼 때 미술계와 관련해 이번 판결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며 “피고인은 조수를 쓴다는 사실을 언론과 방송을 통해 알려왔다.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조수를 사용하는 것을 숨긴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 측은 PPT를 이용해 언론 인터뷰 및 방송 장면을 통해 조영남이 조수를 기용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는 증거를 들었다. 변호인 측은 “두 조교가 작업하는 걸 많은 이들이 목격했다. 피고인이 화투를 회화로 칠할 능력이 없어서 조수를 기용한 게 아니다. 피고인 회화 실력은 60~70년대 부터 수준급이었다. 조수들은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밑그림만 그렸을 뿐이지 창작하지 않았다. 창작의 사전적 의미는 예술 작품을 독창적으로 지어낸다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변호인 측은 “다수의 유명 작가들도 테크닉이 좋은 조수를 활용했다.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팝아트의 룰 안에서 이런 식의 창작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저작권법을 살펴보면 작품에 사상 등을 지닌 이를 원 저작자로 보고 있다. 피고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화투 작품에 대한 사상을 밝혀왔다. 숙련도만 가지고 작가라고 규정할 순 없다. 그렇게 되면 세계적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도 조교의 작품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변호인 측은 해당 사건이 유죄로 판결 날 시 앤디 워홀마저 사기죄로 처벌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변호인 측은 “좁은 범위로 조수 활용을 한다고 하면 회화 작가 중에 상당수가 불법에 해당한다. 앤디 워홀이 만일 살아있었다면 사기죄로 처벌 됐을 거다”며 “60년대 이후 팝아트 활용이 일반화 되면서 조수 활용에 대해 구매자에게 알릴 필요가 없어졌다. (조영남은)팝아트를 추구하는 작가로서 당연하게 조수 고지 의무가 없다고 봤고, 방송을 통해서도 이를 알려왔다”고 재차 무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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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사진=연합뉴스)


조영남은 최후의 진술에서 “나는 대증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다. 그림 그리는 시간이 더 없이 행복했다. 고등학교 때에는 미술부장을 했고 대학생 때도 그림을 그렸다. 지금도 그리고 있다. 수 십년 동안 그림을 그렸고, 전시도 열었다. 두 권의 미술책도 발간했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 착잡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돈을 벌기 위해서 조수를 썼다는 공소사실을 보고 놀랐다. 난 미술품을 팔아서 돈을 벌 이유가 전혀 없다. 미술은 최고의 취미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을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더 열심히 창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술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미술을 즐길 수 있도록 장래 되어야 한다. 이 판결은 대한민국 미술계, 특히 나와 같은 비전공자에 대해 중요한 판가름을 가르는 판결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판이 끝난 후 조영남 측 변호인은 오는 8월 17일 진행되는 선고공판에서무죄 판결을 기대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대는 하고 있다. (무죄 판결에 대한)확신은 할 수 없다”며 “조영남 역시 (무죄 판결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속된 말로 조영남이라는 가수가 그림을 그리는 게 못마땅하다는 시각이 많다. 거기에서 조수까지 썼다고 하니까 더 프레임이 씌여 것 같다. 국내 유명 작가들 중 조수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조영남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무명화가 A씨와 B씨에게 그림 한 점당 10만원을 주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임의대로 회화 표현해 달라고 지시한 뒤, 배경에 경미한 덧칠을 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판매해 1억 6000여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영남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 등이 작업을 주로 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판매한 건 구매자들을 속인 것”이라고 양형의 이유를 들었다. 이에 조영남은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조영남의 대작 사기 혐의 선고 공판은 오는 8월 17일 열린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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