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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듀스48’ 첫방] 논란 돌파 130분, 신드롬 일으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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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net)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Mnet ‘프로듀스48’이 지난 15일 베일을 벗었다. 첫 방송 전부터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은 ‘프로듀스48’이다. 우선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와 보이그룹 워너원(WannaOne)을 배출하며 큰 성공을 거둔 ‘프로듀스101’ 시리즈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기대가 컸다. 한편으로는 한일 합작 프로젝트를 표방하는 ‘프로듀스48’이 양국 연습생의 실력 차이나 서로 다른 국가 정서에서 오는 이질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큰 문제였다.

이런 가운데 방송한 ‘프로듀스48’ 1회에서는 이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이 여실히 느껴졌다. 제작진은 ‘프로듀스101’ 시리즈에서 경험했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편집과 구성에 힘썼다. 아울러 연습생이나 트레이너들의 설명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를 여러 번 강조했다. 동시에 꿈을 위해 서바이벌에 참가한 연습생들의 사연은 더욱 간절해졌다. 이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한편, 국내 아이돌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함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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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net)


■ 분량 논란, 방송시간 대폭 늘려 연습생 골고루 조명

지난 ‘프로듀스101’ 시리즈에서 가장 크게 논란이 된 것은 연습생 간 ‘형평성’ 문제였다. 방송에 얼굴을 자주 비출수록 인지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곧 득표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정해진 방송시간 내에 참가자 전원이 고르게 분량을 나눠 가질 수 없어 야기된 논란이었다.

제작진은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방송시간을 대폭 늘렸다. ‘프로듀스48’ 첫 회는 무려 2시간 11분 동안 국민 프로듀서들을 만났다. ‘프로듀스101 시즌1’ 1회가 1시간 25분, 시즌2의 1회가 1시간 47분 내보내진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긴 시간이다. 덕분에 연습생 96명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소속사 등급평가에서는 편집의 힘을 빌려 연습생들의 퍼포먼스를 더욱 빛나게 했다. 슬로우 모션이나 반복 편집으로 무대 중 포인트가 될 만한 동작과 표정을 강조한 것. ‘프로듀스101’ 시리즈와는 분명 차별화된 지점으로, 이로 인해 국민 프로듀서들이 TV 화면을 통해 연습생들을 평가하기에 더욱 수월해졌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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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net)


■ 실력 차이, 아이돌을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시선

한국 가요계에는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반면 일본은 경계가 뚜렷하다. 소속사 등급평가에서 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성가수 못지않은 실력으로 칼군무를 뽐낸 한국 연습생들과 비교했을 때, 일본 연습생들의 실력은 분명 부족했다. 하지만 군무 안에서 개개인의 특성이 도드라진 점은 칭찬할 만 했다. 이에 대해 일본 연습생들은 “우리는 데뷔를 한 달 만에 한다. 기본기를 배우지도 않고 선생님도 없다. 선배들을 보면서 배운다” “우리는 안무를 맞추는 것보다 귀여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엔터테이너로서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레이너들도 평가 기준을 달리 뒀다. ‘프로듀스48’의 보컬 트레이너이자 일본에서도 사랑받는 밴드 FT아일랜드의 보컬 이홍기는 “한국은 연습생이 되면 트레이닝을 받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스스로 배워야 한다. 아이돌을 키우는 방식이나 성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본 연습생들의 무대를 지켜본 댄스 트레이너 배윤정 안무가도 “문화의 차이구나”라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한일 양국, 더 나아가 세계에서 사랑받는 걸그룹을 만드는 것이 ‘프로듀스48’가 나아갈 방향이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문화에서 장점만을 결합해 시너지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 연습생들의 탄탄한 기본기와 일본 연습생들의 재기 발랄함이 어우러진 걸그룹의 탄생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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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net)


■ 마지막 기회, 눈물샘 자극한 연습생 스토리에 씁쓸

첫 방송부터 두각을 나타낸 연습생들이 있었다. 먼저 소속사 등급평가 첫 주자로 나선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최예나·왕이런·김시현이다. 세 사람은 이미 데뷔한 걸그룹처럼 완벽한 호흡을 보여줘 감탄을 자아냈다. 이에 최예나가 A등급을 얻었고, 왕이런과 김시현이 B등급을 얻었다. 이 가운데 김시현은 ‘프로듀스101 시즌1’에 출연한 이력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소속사 없이 출전했던 그는 방송 후 위에화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다시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보다 실력이 늘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김시현의 모습에서 꿈을 향한 열정이 느껴졌다.

‘프로듀스48’이 세 번째 서바이벌 도전이라는 참가자도 있었다. WM엔터테인먼트의 이채연이다. 그는 2013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3’에 출연했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진영의 눈에 들어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 됐다. 그러나 2015년 JYP 자체 걸그룹 서바이벌 ‘식스틴’에서 첫 번째로 탈락하고 소속사를 옮겼다. 이채연은 “또 연습해서 더 좋은 곳으로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서바이벌이 세 번째다. 가수라는 꿈이 간절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전보다 한층 발전한 춤 실력을 보여준 이채연은 A등급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의 이가은은 걸그룹 애프터스쿨 멤버인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이가은은 2012년 애프터스쿨에 새 멤버로 영입돼 데뷔했으나, 기존의 멤버들이 연달아 탈퇴하면서 그룹 자체의 활동이 멈췄고 의도치 않은 공백을 가져야 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소속사 등급평가에 나선 이가은은 가창력과 춤 실력을 고루 갖춘 모습으로 당당히 A등급을 따냈다. 이가은은 “(‘프로듀스48’에) 나오겠다고 결심하기까지 쉽지 않았다. 무서웠다. 고민했는데 저 밑으로 떨어질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무대에 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애프터스쿨 해체 여부를 묻자 “아니다. 그런데 소속사에서 ‘프로듀스48’ 참가를 허락해준 것을 보면 해체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가은을 비롯한 일부 연습생의 사연은 국내 아이돌 산업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해마다 수십 팀의 아이돌이 쏟아지고, 그보다 많은 연습생이 생겨나는 이때 ‘대형 소속사 입성’이나 ‘데뷔’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다. 데뷔 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으며, 이때 가장 절실한 것은 소속사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이런 가운데, 이가은을 5년간 활동 없이 방치한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의 한성수 대표가 ‘프로듀스48’ 탄생 걸그룹의 프로듀싱을 맡게 된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한편 ‘프로듀스48’ 첫 회는 시청률 1.1%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이하 동일 기준) 앞서 ‘프로듀스101’의 시즌1과 시즌2는 각각 1회 시청률 1.0%, 1.6%를 기록했었다. 남자 연습생을 대상으로 한 시즌2보다는 낮지만, 같은 걸그룹 제작을 목표로 했던 시즌1보다는 높다는 데서 고무적이다. ‘프로듀스48’이 ‘프로듀스101’ 시리즈의 신드롬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방송 말미 공개된 사전투표 순위에 따르면 미야와키 사쿠라가 1등을, 안유진이 2등을 차지했다. 이어 장원영·마츠이 쥬리나·이가은·장규리·최예나·이시안·시로마 미루·조유리·왕이런·코지마 마코 등이 데뷔 안정권에 들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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