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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카의 늪] ③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디지털 장의사와 다른 점은?

  • 기사입력 2018-06-1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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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는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질 범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당시 몰카 범죄를 중대한 위법으로 다루도록 수사기관들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 그 사이 음원차트 1위를 달리던 남성 가수가 몰카 범죄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뒤늦게 드러나고,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엄마 몰카’ ‘선생님 몰카’ 등이 논란이 되며 충격을 안겼다. 나의 무방비한 모습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촬영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공포가, 오늘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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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몰카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성가족부는 지난 4월 30일 한국여성진흥원 내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마련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는 피해자 상담 및 불법 촬영물 삭제는 물론, 필요한 경우 경찰 신고나 조사에 동행하거나 의견서 작성을 돕는 등 수사 지원도 나선다. 이뿐만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 지원제도를 연계해 피해자가 법률·의료 등의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표번호(02-735-8994)나 온라인 게시판(http://www.women1366.kr/stopds)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개소 후 한 달(4월 30일~5월 31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는 총 피해자 360명을 대상으로 1366건의 지원을 완료했다. 촬영물 삭제 건수는 760건이다. 이에 박성혜 삭제지원팀장·이은정 상담팀장과 한국여성진흥원 경영기획본부의 류혜진 대외홍보팀장을 만나 센터 운영 현황을 직접 들어봤다.

▲ 개소 후 현재까지 상담 건수 추이는?
“‘정부가 불법 촬영물 삭제를 직접 해준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를 기다리고 있던 피해자들의 접수가 많았다. (뷰티유튜버 양예원 씨의 폭로로) ‘비공개 촬영회’가 논란이 된 뒤 유사 사례에 대한 상담 접수도 있었다. 향후 1년 통계를 봐야겠지만 상담률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이은정 상담팀장)”

▲ 상담 과정은?
“일단 접수가 들어오면 단순 상담이나 수사·의료 혹은 법률 연계 지원 등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피해자와 상담을 거듭한다. 불법 촬영물이 유포된 건에 대해서는 원본 영상이나 유포 사이트 URL 정보를 받아 삭제지원팀에서 직접 처리한다. 의료 및 법률지원은 기존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 기금을 받는 상담소나 해바라기 센터 등과 연계해 피해자에게 맞는 조처를 하고 있다. 경찰 신고를 위한 채증자료 작성이나 방심위 심의신청도 동시에 진행한다(박성혜 삭제지원팀장)”

▲ 수사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관련 범죄에 대해 경찰에 신고가 들어오는 건까지 우리 센터에서 상담하고 삭제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매뉴얼에 따른 수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서 경찰청·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의 절차 간소화·공조 시스템 마련·네트워크 구축 등도 논의 중이다(박 팀장)”

“경찰 수사 단계에서 센터로 넘어오는 피해자들의 경우, 상당수가 의욕이 저하된 상태다. 우리는 피해자의 의지를 다시 끌어올려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피해자들이 느끼는 정서적 고통에 최대한 공감하며 도울 수 있도록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이 팀장)”

▲ 상담 요청 유형은?
“불법 촬영물 유포에 대한 상담이 전체 건수의 절반에 해당한다. 불법 촬영 자체에 대한 신고나 유포 불안을 호소하는 피해자들도 있다. 유포 불안은 기사 등을 통해 사건을 접한 뒤 ‘혹시 나도?’라는 불안감에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때에는 피해 사례를 입증할 증거가 구체적이지 않아 난감하지만,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의료 지원 등을 연계하고 있다(이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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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불법 촬영물을 삭제하기까지 얼마나 걸리나?
“P2P 사이트·웹하드 등 플랫폼마다 다른데, 긴급한 건에 대해서는 평균 3일이 소요된다. 삭제팀 인력이 사이트 내 유포 영상을 검색하고 원본과 비교·확인해 삭제 요청하는 식이다. 삭제가 완료됐다고 판단돼도 동일 작업을 3~6개월 반복한다. 이후 6개월 혹은 1년에 한 번씩 사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삭제 처리를 간편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을 논의 중이다. 아울러 플랫폼 별 삭제 데이터베이스를 정리해 향후 피해자들이 일상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박 팀장)”

▲ 불법 촬영물 유포의 경우, 사이트 폐쇄를 요청할 수는 없나?
“기준이 따로 있다. 불법 촬영물 게재 건수가 일정 비율 이상이면 방통위에서 사이트 차단을 요구할 수 있다. 또 지난 12일 방통위가 웹하드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 설명회를 열고 업계의 자정 노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해외 사이트는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아 방통위가 국내 접속을 차단한다. 이마저도 IP를 우회해 접속하려는 불법적인 움직임이 있어 완벽히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박 팀장)”

▲ 불법 촬영물 유포가 늘면서 ‘디지털 장의사’ 업체도 늘어났는데
“일부 디지털 장의사 업체는 이를 악용하고 있다. 특정 사이트가 디지털 장의사와만 거래한다며 센터의 삭제 요청을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이 사이트는 결국 폐쇄됐지만, 디지털 장의사가 성범죄를 완전히 막아주는 방어막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류혜진 팀장)”

▲ 센터 운영하며 겪는 어려움은?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불법 촬영물이 100% 삭제되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어렵다. 상담할 때도 안내한다. 온라인에서 영상을 지운다고 해도 개인이 USB나 외장 하드에 저장하고 있으면 당장 삭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서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인 것 같다(이 팀장)”

“센터 내 활동가 소진도 큰 문제다. 피해자 상담 후 눈물을 흘리는 상담 선생님들이 많다. 피해자들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기 때문이다. 또, 삭제 작업을 위해 온종일 영상물을 들여다봐야 하는 삭제팀 선생님들의 고통도 상당하다. 활동가들의 처우 개선과 인프라 구축, 이들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박 팀장)”

▲ 불법 촬영물 범죄 근절을 위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 센터에서는 ‘몰카’나 ‘불법 촬영물’ 대신 ‘피해 촬영물’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촬영한 사람, 유포한 사람, 보는 사람 모두 범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서다. 이 용어를 법률 안에 넣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의 인식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고, 실질적인 법률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 현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에 의하여 업무를 하고 있는데, 법안에서의 행위 규정과 처벌 수위가 좀 더 섬세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도 변호사와 각 부처 실무진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한, 경찰의 수사 체계가 보다 여성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섬세하게 갖춰지기를 바란다(박 팀장)”

“예방이 쉽지 않다. 차단하고 막는다고 해도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 아니겠나. 생산과 소비가 함께 이뤄지면서 산업화 됐다. 개인이 성적 욕망 때문에 찾아보는 수준이 아니다. 경제적 이해관계로 얽힌 사이트들이 생겨났다. 디지털 장의사도 그중 하나다. 이 연결 고리를 끊는 게 중요하다. 여자라면 누구나 성적 대상화 하는 것을 용인하는 사회의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류 팀장)”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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