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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범인은 바로 너!’ PD “유재석 '고맙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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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바로 너!'의 김주형 PD(왼쪽), 조효진 PD(사진=넷플릭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Netflix)의 이용자 수는 전 세계 190개국 1억2500만 명에 달한다. 그런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며 한국 시장에까지 손을 뻗쳤다.

그렇게 ‘범인은 바로 너!’가 탄생했다. 지난 4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공개되는 ‘범인은 바로 너!’는 ‘런닝맨’ ‘패밀리가 떴다’ ‘X맨 일요일이 좋다’ 등 SBS 히트 예능을 만든 조효진·김주형 PD가 연출했다.

현재 제작사 컴퍼니 상상에 속한 조 PD와 김 PD가 머릿속에만 그려온 상상을 현실로 펼쳐낸 게 ‘범인은 바로 너!’다. 추리 드라마와 버라이어티를 결합한 형식으로 전편 사전제작됐다. 국민 MC 유재석을 비롯해 이광수·김종민·안재욱·박민영·엑소 세훈·구구단 세정 등이 가상 현실 속 의문의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으로 출연하며, 사건에 대한 몰입을 도와주는 게스트로 안내상·이원종·김정태·김수로·유연석·홍종현 등 내로라하는 유명 배우들이 힘을 보탰다. 넷플릭스의 규모만큼 화려한 라인업이다.

조효진·김주형 PD는 초호화 캐스팅에 대해 “섭외하기 어려웠다”고 웃음 지었다. 그러나 대부분 넷플릭스라는 플랫폼과 사전제작 예능이라는 신선한 방식에 관심을 느끼고 호응을 보내줬다고 한다. 오늘(18일) 5~6회가 공개되는 가운데, PD들은 “고정 캐릭터들의 성장, 새로운 게스트의 등장을 기대해 달라”고 귀띔했다.

▲ ‘범인은 바로 너!’는 추리 드라마와 버라이어티가 결합한 예능이다. 어떻게 기획했나?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다. 게임처럼 가상 현실을 만들고 플레이어로 연기자들을 투입하는 것.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리얼리티를 담고 싶었다. 넷플릭스의 제안을 받고 이를 구체화하면서 추리 코드를 접목하고자 했다. 넷플릭스에 이야기했더니 2~3일 만에 반응이 왔다. 추리가 국내에서 크게 유행하는 코드가 아니고, 또 세계 시청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원래 ‘덤앤더머 디텍티브’라는 가제로, 머리 좋은 사람들이 아니라 어딘가 부족한 사람들이 추리하는 콘셉트였는데 이것도 좋다고 했다(조효진 PD)”

▲ 넷플릭스로부터 제안을 받고 어땠나?
“실제로 넷플릭스 유저다. ‘하우스 오브 카즈(House of Cards)’를 즐겨본다. 그것처럼 넷플릭스 로고를 달고 우리 콘텐츠가 방송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더구나 제작자가 플랫폼을 선택하기란 힘든 일이기에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김주형 PD)”

“제작자로서 넷플릭스의 사전제작 시스템이 매력적이었다. 보통 세트 하나를 만들려면 아이템을 정하고 장소를 섭외하고, 거기에 맞춰 설계도를 그린 다음 설치해야 한다. 제작비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 때문에 원하는 세트를 만들기 어려웠다. 후작업도 마찬가지다. ‘범인은 바로 너!’의 경우 가상 현실을 더욱 살리기 위해 카메라나 세트의 구멍 등을 일일이 지우는 작업을 해야 했다. 위클리 프로그램에서는 이렇게까지 오랜 시간 공을 들일 수 없었다. 또 우리 프로그램만을 위한 음악을 만들 수도 있었다. 영화 ‘명량’(2014) ‘검은 사제들’(2015)의 정지훈 음악 감독이 우리와 함께 했다(조효진 PD)”

▲ 넷플릭스가 왜 두 PD를 선택했을까?
“정말 잘 모르겠다(웃음) 국내 시장 조사를 많이 한 뒤에 우리에게 제안해준 것만 안다(조효진 PD)”

“우수한 PD들이 정말 많다. 그런데 대부분 특정 방송사에 소속돼 있지 않나. 우리는 독립한 상태인 것에서 경쟁력이 있었던 것 같다. 하하(김주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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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바로 너!' PD들은 자율성 보장과 세계 시장 진출을 넷플릭스의 장점으로 꼽았다(사진=넷플릭스)


▲ 넷플릭스와의 작업, 동료 연출자들에게도 추천할 만한가?
“내가 뭐라고(웃음). 하지만 제작자들에게는 분명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세계시장에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지 않나. 기회가 된다면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김주형 PD)”

“충분한 자율성을 보장받고 있다. 제작자로서 중요한 문제다. 만족스럽고 (넷플릭스에) 고마워하며 일하고 있다. 또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찾아서 봐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다양한 종류의 예능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조효진 PD)”

▲ 사전제작 특성상,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제작과정에 반영할 수 없다. 위클리 예능과 크게 다른 점이기도 하다.
“이에 따른 부담감도 느꼈다. 그렇지만 감수할 만했다. ‘범인은 바로 너!’는 1회부터 10회까지 이야기가 연결된다. 만일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바꿨다면 전체 틀이 흔들리고, 결국 산으로 갔을 거다(조효진 PD)”

“시청자 반응으로 보완할 여지가 없는 대신 출연자와의 소통에 힘썼다. 촬영 후 어떤 부분이 좋았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출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김주형 PD)”

▲ 사전제작 예능에 대한 출연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예능을 이렇게 묵혔다 내는 경우가 없지 않나. 일단 다들 언제 방송될 지를 가장 궁금해했다(김주형 PD)”

“우리가 지난해 12월에 촬영을 마쳤다. 이후 편집에 3개월, 190개국 자막을 작업하는 데 2개월이 더 걸렸다. 5개월 만에 나온 ‘범인은 바로 너!’를 보고 김종민 씨는 ‘너무너무 재밌다. 3회는 언제 나오냐’고 물었다(웃음) 유재석 씨는 ‘현장 준비가 잘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태프, 작가들에게 고맙다고 꼭 전해 달라’고 했다. 15년 함께 일하며 이런 말을 들은 게 처음이다. 하하(조효진 PD)”

▲ 초호화 캐스팅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우선 유재석 씨가 출연하지 않는다고 했으면 지금의 ‘범인은 바로 너!’는 안 나왔을 거다. 리얼 버라이어티에 대한 이해, 프로그램을 끌고 가는 힘, 출연자들의 조화를 만드는 능력을 지닌 사람은 유재석 씨밖에 없다. 그래서 출연을 제안했고, ‘재밌을 것 같다’며 응해줬다. 유재석 씨가 아니었다면 출연자들이 가상 현실에 적응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거다(조효진 PD)”

“세훈 씨는 ‘인기가요’를 연출할 때 처음 만났다. 보면서 세훈 씨가 궁금했다. 잘생기고 춤도 잘 추는데 말수는 적었다. 섭외 단계에서 미팅을 가졌는데 매우 진지했다. 파보면 새로운 게 나오겠다 싶었다. 원석의 느낌을 받았다. 주위 사람도 잘 챙기고. 형 누나들이 사고 치면 정리해줄 막내가 필요했는데 딱 맞아떨어졌다. 앞으로 방송에서 점점 세훈 씨만의 캐릭터가 드러날 것이다. 승부욕도 세고, 세훈 씨만의 웃긴 모습들이 있다(김주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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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바로 너!'의 막내 엑소 세훈(사진=넷플릭스)


“유재석에 우광수·좌종민을 세팅해 놓고 됐다 싶었다. 예능 멤버는 완성됐다. 가상 현실에 집중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그간 예능 노출이 적었던 박민영 씨가 생각났다. 미팅하면서 그의 소탈하고 털털한 면을 봤다. 그간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과 다른 매력을 끄집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조효진 PD)”

“게스트 섭외가 어려웠다. 촬영 일정 조율 때문이다. 그래도 대부분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기대로 우리의 요청을 받아줬다. 우리 프로그램의 게스트는 게임 속 NPC(Non-Player Character,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주는 캐릭터) 역할을 한다. 그들에게는 대본이 있었다. 대본을 외우면서 멤버들의 반응에 따라 애드리브도 해야 했다. 어려웠을 거다. 박해진 씨도 ‘내가 여기서 뭘 해야 하냐’고 물었다(웃음) 멤버들에게 줘야 할 정보를 주되, 멤버들이 장난을 걸면 애드리브로 받아치면 된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NG 없는 드라마였는데, 다들 정말 잘해줬다. 덕분에 멤버들의 몰입이 점점 빨라졌다(김주형 PD)”

“박해진 씨와 함께 출연한 이원종 씨의 연기도 기가 막혔다. 섬마을 이장 역을 맡았는데, 그의 연기 덕분에 김종민 씨는 실존하는 섬마을에 온 줄 알았다고 했다(조효진 PD)”

▲ 제작진이 만든 가상 현실 속에서 출연자들의 반응과 행동은 ‘리얼’이다. 때문에 변수도 있을 텐데.
“우리가 가장 원하는 1안이 있지만, 그게 정답은 아니다. 이 때문에 2, 3안을 두고 시뮬레이션을 거쳤다(김주형 PD)”

“1회 엔딩에서 유연석 씨가 정체가 밝혀진 뒤 도망친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도망에 실패하고 멤버들에게 잡혔을 때 대한 스토리도 따로 준비했다. 또 같은 회차에서 이재용 씨가 죽는다는 설정도 멤버들은 몰랐다. 총을 쏘고 피가 튀기는 디테일을 여러 번 연습해 완성했다. 당시 멤버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게 ‘리얼’이었다(조효진 PD)”

▲ 1~4회 러닝타임이 1시간이 넘는다.
“첫 회가 특히 길었다. 일곱 명의 탐정들이 어떻게 모였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길어졌다. 앞으로 점점 짧아질 거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장점이다. 방송사가 프로그램 당 시간이 정해진 반면, 넷플릭스는 회마다 가장 적합한 분량을 고려해 조절할 수 있다(조효진 PD)”

▲ 제작진 내부 반응은 어떤가?
“작가들이 앞으로는 좀 쉬운 프로그램 만들자고 했다(웃음). 모든 프로그램이 다 힘들겠지만, 내가 여태 했던 것 중 ‘범인은 바로 너!’의 회의 시간이 가장 길다. 고려할 게 많아서다(조효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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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바로 너!'의 탐정단(사진=넷플릭스)


▲ 넷플릭스는 시청률이 집계되지 않는다. ‘성공의 기준’을 어디서 찾으면 될까?
“우리도 TV에 방영되지 않는 콘텐츠는 처음이라 주위 반응에 신경 쓴다. 그런 데서 소소한 기쁨을 찾고 싶다(웃음). 아직 성공의 여부를 말하기에는 이르고,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그려질 탐정단의 성장을 재미있게 봐주면 좋겠다. 10회까지 마무리 잘 한 뒤 혹시 시즌2가 나오게 된다면, 그게 아마 성공했다는 증표이지 않을까(김주형 PD)”

▲ 정말 궁금했던 게 있다. 왜 이광수만 카메라 달린 가방을 메고 있나?
“1회에서 K(안내상)가 말한 적 있는데 탐정단 멤버들은 각자 유명한 명탐정들의 DNA가 이식된 상태다. 이광수 씨를 보면 생각나는 탐정 캐릭터가 있을 거다(웃음) 그걸 극대화하고 싶었다. 가방에 달린 카메라로 좋은 장면도 뽑아냈다. 앞으로 나올 예정이다(김주형 PD)”

“그 가방이 좀 무거웠다. 광수가 처음에는 혼자 가방을 메는 것에 ‘괜찮다’더니 1회 촬영이 끝나고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했다(웃음) 그래서 중반부부터 가방을 가볍게 해줬다(조효진 PD)”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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