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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데드풀2' 루저는 그렇게 영웅이 된다

  • 기사입력 2018-05-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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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풀2' 스틸컷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동민 기자] 히어로 영화만큼 선과 악의 대결이 극명한 장르도 없다. 정의로운데다 멋지기까지 한 영웅이 주는 청량감은 그만큼 강력하고 추한 악당을 통해서 비로소 완성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히어로들이 관객을 사로잡는 것 역시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주인공과 빌런 간의 치열한 선악 구도 덕분일 것이다. 바로 얼마 전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까지, 마블 작품들을 보면 이러한 히어로물의 공식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데드풀’ 시리즈만큼은 좀 다르다. 호감이라고 하기 어려운 외모에 욕설은 물론 살인까지 일삼는 그의 비신사적 태도는 여느 악당 못지않다. 그가 맞서는 적은 되레 어수룩하다 못해 순진해 보이기까지 한다.

‘데드풀2’는 전작 ‘데드풀’의 이른바 ‘병맛’ 코드를 훌륭하게 답습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언제나처럼 자신만의 방식대로 악당들을 처단하던 주인공 웨이드(라이언 레놀즈)가 연인 바네사를 잃고 실의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삶의 의미를 잃은 웨이드는 돌연변이 초능력 소년 러셀과 얽혀 교도소 신세를 지고, 이 와중에 러셀을 공격하는 미지의 남자 케이블(조슈 브롤린)과 맞서게 된다. 러셀에게 연민을 느낀 웨이드는 자신만의 팀 ‘엑스포스’를 꾸려 반격에 나서고, 케이블을 통해 알게 된 진실 앞에서 또 다른 적과 고군분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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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풀2' 스틸컷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주인공 웨이드는 영화 속 대부분의 러닝타임 동안 얼굴을 가린 채 ‘데드풀’로서 종횡무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만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구축한다. 표정과 인상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상당부분 지우고도 대사와 액션만으로 영화 특유의 에너지를 유감없이 발산한다. 여기에 영화 중반 이후 웨이드의 동료가 되는 여성 캐릭터 도미노, 미래에서 온 사이보그 케이블 역시 각자의 영역을 충분히 갖고 서사를 함께 견인한다. 엑스맨 멤버 콜로서스 일행도 비중은 적지만 데드풀의 조력자로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영웅보다는 갱스터에 가까웠던 안티히어로 데드풀에게서 영웅의 면모를 불러일으키는 러셀의 존재는 의미심장하다. 상처와 원한으로 얼룩진 인간 웨이드의 과거사가 소년 러셀의 현실과 맞물리면서 서사에 설득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다. 돌연변이란 이유로 어른들의 폭력에 시달려 온 소년 러셀의 상처는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웨이드의 상처와 닮았다. 연인만을 바라보던 웨이드가 러셀을 통해 누군가의 보호자이자 진정한 사회의 영웅으로서 자리매김하는 지점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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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풀2' 스틸컷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결국 ‘데드풀2’는 예쁘고 평화롭기만 한 이쪽 세계의 어두운 그늘을 기어코 들춰내, 별 볼일 없던 뒷골목의 존재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비뚤어진’ 히어로물이다. 다른 영화라면 좀처럼 부각되지 못했을 흉측한 얼굴의 인물이 주인공이고, 그가 지키고자 하는 소년은 뚱뚱한 거구다. 여기에 흑인과 아시아인을 비롯한 제3세계 캐릭터들도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들 사이에서 데드풀은 영화 속 자신을 포함한 거의 모든 존재들을 비꼰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영화 밖 세상과 관객까지 희화화한다. 말하자면 그는 우리의 입맞에 맞춰가며 활약하는 대신 모두를 공평하게 놀림거리로 만들어버리는 셈이다. 그렇게 배배 꼬인 데드풀에게 어느 순간 문득 이상적인 히어로의 면모가 엿보인다. 이는 관객 스스로도 미처 몰랐던 영웅에 대한 또 다른 갈망 때문이 아닐까. 16일 개봉.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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